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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이어달리기

마음의 상처는 깨닫고 말하는 순간 사라진다

마음 다스리기 대가 3인

  • 안기석│동아일보 출판국 기자 daum@donga.com│

마음의 상처는 깨닫고 말하는 순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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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의 출발이 부모님인데 아버지에 대한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까.

“아버지는 공무원이었는데 늘 화를 내셨어요. 퇴직 후 사업에 실패하고 난 뒤에는 가족들에게 더 화를 내셨죠. 그래서 아버지와 갈등이 심했어요. 저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장상사와 자주 부딪쳤어요. 마음이 괴로워 제 살길을 찾고 싶어서 29세 때 원불교로 출가했어요. 아버지가 싫어서 집을 떠났는데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대종사는 부모님을 신앙처럼 받들어 모시라고 하니 참 힘들더군요.”

▼ 아버지와의 불화가 화두가 된 셈이군요.

“그렇죠. 오랫동안 제 내면을 성찰하면서 아버지를 받아들이게 됐어요. 그것은 저 자신의 문제이지 아버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겁니다. 출가한 지 3년 만에 아버지에 대한 참회의 기도를 올리고 용서의 편지를 보낸 뒤 아버지를 찾아갔습니다. 다시 만난 아버지의 표정이 환한 겁니다. 그래서 제가 아버지가 변했다고 하니까 가족들이 저보고 변했다는 겁니다. 그때 아버지는 비로소 자신의 아픔을 말씀하셨어요. 아버지가 한 살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새할머니 밑에서 늘 사랑에 목말랐는데 자식인 우리만 몰랐어요. 화를 내신 것은 당신의 마음을 안아달라는 것이었죠. 그것을 깨닫고 엉엉 울었어요.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지요. 부모를 잘 만났으면 자기 인생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라고 원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만, 그렇게 생각하면 해법이 없습니다. 티베트의 선사 등 선각자 중에는 자신이 깨치기 위해 살림이 가난한 부모를 일부러 택해서 세상에 왔다고 말하는 분도 있죠.”

부부 관계가 나쁘면



▼ 마음공부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2007년 6월말 ‘우리시대의 마음공부’ 책을 내고 교보문고 주최로 전국 투어 특강을 했는데 기왕이면 사회 프로그램으로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시작했어요. 반응이 좋아서 현재 26차까지 진행했어요. 처음에는 부부프로그램으로 시작했는데 점차 가족프로그램으로 바뀌었어요.”

▼ 금슬이 좋은 부부도 여기에 들어올 필요가 있습니까.

“꼭 특별한 문제가 있는 부부라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문제가 없는 부부는 없습니다. 부부는 만나야 될 인연이 만난 것인데 그것을 보지 못해요. 배우자를 변화시키려고만 하지요. 배우자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 이 배우자가 정말 좋은 선물이구나 깨닫게 됩니다. 혼자서 명상을 하면 관념에 빠지기 쉬운데 관계 속에서 자기 성찰을 하면 자기 자신을 정확히 보게 됩니다.”

▼ 권 교무님은 결혼 전에 여러 가지 수행을 한 것으로 아는데 결혼 후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부처님도 고행을 그만두고 깨우침을 얻었어요. 저도 결혼을 안 하고 오랫동안 수행을 해봤는데 몸만 지쳤어요. 39세에 결혼했어요. 아내가 저보고 당신은 나 때문에 구원받았다고 농담해요. 축구를 좋아했는데 출가하면서 모든 취미생활을 다 버렸어요. 세상과는 절연했는데 결혼 후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 겁니다. 소태산 대종사도 가정을 가지고 나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구도 개념은 집을 떠나서 산속으로 들어가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인데 이분은 관계 속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은 겁니다. 처처불상(處處佛像)이라고 하셨죠. 내 앞에 만나는 사람을 통해서 진정한 부처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 부부가 사이가 좋지 않아도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운이 좋고 기가 세서 성공해도 어느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한번 지켜보세요. 타이거 우즈가 좋은 사례죠.”

▼ 사이좋은 부부도 시간이 지나면 열정은 식고 자식 낳은 정으로 살아가는 것이지 새로움을 느낄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저희들은 ‘처음 뵙겠습니다’라는 인사를 합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무상(無常)의 진리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어제 만난 사람을 오늘 또 보면 어제와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관념인데 사실로 보는 거지요. 인간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새롭게 보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70대 노부부가 다음날 아침에 ‘처음 뵙겠습니다’면서 서로 인사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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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석│동아일보 출판국 기자 da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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