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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의 Face to Face ⑫

‘경마의 전설’ 박태종 기수

“부상으로 입원해 있을 때 승부조작 유혹 받았다”

  • 조성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경마의 전설’ 박태종 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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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의 전설’  박태종 기수

1월9일 서울 4경주에서 박태종 기수가 탄 10번말(앞줄 왼쪽)이 4코너를 돌면서 선두로 나오고 있다.

발권이 마감된 직후 경주가 시작됐다. 날씨가 추워선지 대부분의 사람은 실내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전광판을 지켜봤다. 그러다 말들이 4코스(결승점 400m 전)를 돌자 우르르 야외 관람대로 몰려나갔다. 말들 간 격차가 벌어지고 기수들의 엉덩이가 빠르게 들썩거렸다. 결승점이 가까워지자 두두두두 하는 말발굽 소리를 삼킬 정도의 거대한 굉음이 일었다. 1~5층 관람대에서 한꺼번에 쏟아지는 함성이었다. 바로 옆에서 “야, 더 뛰어” “야, 새끼야” 하는 고함이 들렸다. 기수들과 말들의 이름이 허공에 거칠게 흩뿌려졌다. 소리들은 눈덩이처럼 뭉쳐져 원래의 형체를 잃어버렸다. 말들이 결승점을 통과하자 환호와 탄식이 쏟아졌다. 흑별은 14마리 중 11번째로 들어왔다.

승마투표(베팅)는 100원부터 할 수 있다. 1회 마권 구입 한도액은 10만원이다. 투표방식으로는 단승식, 연승식, 복승식, 쌍승식, 복연승식, 삼복승식 6가지가 있다. 단승식과 연승식은 말 1마리를, 복승식 쌍승식 복연승식은 2마리를, 삼복승식은 3마리를 고른다. 단승식은 1등말을 맞히는 것이고 연승식은 투표한 말이 3등 안으로만 들어오면 배당금(환급금)을 받는다. 단승식보다 당첨 확률이 높지만 배당률(환급률)은 낮다. 복승식은 1등말과 2등말을 순서에 관계없이 맞히면 된다. 쌍승식은 1등말과 2등말을 순서대로 맞혀야 하므로 훨씬 어렵다. 배당률도 높게 마련이다. 복연승식은 3등 이내로 들어올 말 2마리를 고르는 것이다. 삼복승식에서 배당금을 받으려면 자신이 고른 말 세 마리가 순서에 상관없이 3등 이내로 들어와야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의 대조적인 성적

‘경마계의 살아있는 전설’ ‘경마 대통령’으로 불리는 박태종 기수의 첫인상은 촌스럽고 풋풋했다. 옷차림도 수수했다. 검은색 점퍼에 운동복으로 보이는 검은색 바지 차림이었다. 1월11일 오전 10시. 우리는 과천경마장 내 한국경마기수협회 사무실에서 마주앉았다. 가까이서 보니 하관이 빨고 몸이 날렵해 보인다.

새해 첫 경주 성적에 대해 그는 “토요일은 보통이었고, 일요일은 실망스럽다”고 했다. 1월10일 일요일 경주에서 그는 속된 말로 죽을 쑤었다. 총 11경주 중 8경주에 출전했는데 2착과 7착 두 번, 나머지 네 번은 8, 9, 10, 12착(꼴등)을 기록했다.



1월9일, 나는 7경주까지만 보고 경마장을 떠났다. 유감스럽게도 그의 성적은 내가 떠난 후로 더 좋았다. 8번, 10번 경주에서 연달아 2착을 했고, 마지막 12경주(일반경주, 국내산 4군, 1400m)에서는 갈색마 그랜드머니를 타고 우승했다. 총 12경주 중 8경주에 출전해 1착 1회, 2착 4회의 성적을 올렸으니 선전한 셈이다.

경마는 크게 일반경주와 대상경주, 특별경주로 나뉜다. 일반경주는 1년에 1100회가량 치러진다. 보통 경마경주라 하면 일반경주를 가리킨다. 대상경주는 1년에 20~30회밖에 열리지 않는데, 일반경주보다 상금이 크다. 우승상금의 경우 일반경주가 1000만~4000만원인 데 비해 대상경주는 6000만~2억원이다. 대상경주 2착이나 3착이 일반경주의 우승보다 상금이 더 크다. 특별경주의 상금은 일반경주와 대상경주의 중간쯤 된다. 대상경주와 특별경주는 일종의 이벤트다. 상금이 높기 때문에 훨씬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진다.

지역 분류로는 서울경주와 제주경주, 부산경남경주 세 가지가 있다. 1월9일 서울에서는 12경주, 제주에서는 4경주가 열렸다. 부산경남경주는 금요일과 일요일에 열린다.

출전마는 국내산, 외국산, 혼합종으로 구분된다. 이들은 실력에 따라 1~6군까지 분류돼 경기에 출전한다. 처음 출전하는 말은 대체로 6군이다. 상금도 차이가 난다. 1월9일 일반경주 국내산 6군인 서울 1경주의 우승상금은 1388만6000원이었다. 이에 비해 일반경주 혼합 1군인 서울 11경주의 우승상금은 4149만9000원이었다. 3배 이상의 차이다.

박 기수는 지난해 그랜드머니와 두 차례 짝을 이뤘는데, 우승과 준우승을 했다. 그래선지 1월9일 서울 12경주에서 그랜드머니에 대한 배당률은 출전마 10마리 중에서 가장 낮았다. 단승식 1.1배, 연승식 1.0배. 맞혀도 본전치기인 셈이다. 반면 8착을 한 5번 말 퍼펙트드리머의 경우 단식과 연식 배당률이 142.2와 18.7이었다. 대체로 배당률이 높은 말일수록 우승 가능성이 낮거나 인기가 없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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