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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철녀들 <마지막회>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인구의 52%는 여성 48%는 여성의 아들”

  • 허문명│동아일보 국제부 차장 angelhuh@donga.com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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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브라질이 그저 1차 산업 국가는 아니다. 오히려 중남미 최대의 산업국가다. 세계 3위의 항공기 제조회사 엠브라에르(Embraer)를 갖고 있고, 2007년 297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한 세계 7위의 자동차 제조국이기도 하다. 세계 6위의 에너지 메이저 페트로브라스는 오대양 육대주를 누빈 지 오래. 이밖에 우주항공, 생명공학, 건설, 석유화학 기술도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대전화 보급대수도 1억2100만대로 세계 5위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룰라, 이념을 버리다

브라질은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회복되는 속도도 빨랐다.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신흥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외신들이 지적한 대로 브라질에 ‘마법의 시간’이 온 것인지, 2009년 10월2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2016년 제31회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했다. 이미 2014년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된 터라 2년 후에 올림픽까지 여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브라질의 달라진 위상을 새삼 실감케 하는 순간이었다.

브라질의 국제적 위상은 실로 눈부시다. 2008년 현재 국내총생산(GNP)은 세계 10위이며 해외투자 유치액은 11위, 외환보유고는 7위다. 금융위기 여파도 다른 개도국에 비해 덜한 것으로 평가되어 현재 브라질 경제는 1960~70년대 황금기에 버금가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내일의 나라’ ‘미래의 땅’ ‘기회의 나라’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위대해질 수밖에 없는 나라’…이 모두가 브라질의 잠재력을 표현하는 말들이라고 김건화씨는 전한다.

하지만 어느 나라나 그렇듯 브라질 사회를 짓누르는 장애물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 인구의 13%가 하루 1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절대 빈곤층이다. 극단적인 양극화는 극빈계층과 정치인들 간에 정치적 거래가 이뤄지는 포퓰리즘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거대 정부’를 낳았다. 그 결과 만성적인 재정적자, 과도한 세금과 규제, 관료들과 정치인들의 부패가 끊이지 않는다. 불안한 치안도 이 나라의 발목을 잡고 있다. 매년 3만5000명가량의 시민이 총격으로 사망해 유엔 기준에 따르면 사실상의 내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1990년대 브라질의 성장률은 아르헨티나나 칠레만 못했다. 하지만 그런 브라질의 국운을 끌어올린 사람이 있으니 2001년 대통령에 당선된 룰라가 바로 그다. ‘전 은행의 국유화, 외채 지급 동결, 토지 개혁을 통한 부의 재분배, 거대 언론 전면 통제’를 주장하던 룰라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해외 자본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주식시장은 곤두박질치고 자체 통화인 헤알 가치는 급락했다.

하지만 취임 직후 그가 “전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하자 급속도로 안정을 찾았다. 그래도 평생 좌파 노동운동을 해온 사람이 과연 약속대로 부자와 기득권층을 흔들지 않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 것인가 하는 의심은 금세 사라지지 않았다. 이에 룰라는 이념을 버린 실용주의적 행보 때문에 그를 변절자로 비판하는 국내 좌파들과 ‘맞짱’을 뜨며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나도 내 자신이 많이 변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변화를 통해 나와 내 당(노동자당)은 더욱 진실하고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좌익 활동을 한다면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편견과 흔들기에 맞서다

룰라의 삶은 브라질 서민층을 그대로 대변한다. 23명의 형제 중 여섯째 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행상으로 생계를 꾸려야 했다. 그는 19세 때 어렵게 취직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졸고 있던 동료의 실수로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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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명│동아일보 국제부 차장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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