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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경제 검찰’ 공정위 창의적 큰 그림 그려야

공정위 vs 재계 공방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경제 검찰’ 공정위 창의적 큰 그림 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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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검찰’ 공정위 창의적 큰 그림 그려야
물증 갖고 얘기했어야

문제는 CD 추정금리는 실제 거래금리가 아니라 거래 예상금리이므로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 지정된 10개 증권사 가운데는 실제 CD 거래가 없는 증권사도 있어 왜곡된 금리가 결정될 수도 있고, 실제 CD 거래가 없어도 금리가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CD 거래 경험이 부족한 일선 직원이 시장 동향만 살펴서 금리를 보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종 고시되는 매우 불합리한 결정구조다.

CD금리 담합은 이전에도 포착된 바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부터 CD금리의 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학계를 중심으로 ‘담합의 소지가 있다’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그러다 2009년 하반기 CD금리가 급등하자 금융감독원이 CD금리 관련 실태조사를 했고,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CD금리보다 바스켓 금리(CD금리, 정기예금, 금융채 등의 가중평균금리)가 바람직하며, 단기 금리 결정 구조의 변경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당시 CD금리의 담합 여부를 규명하지 못했고, CD금리 결정체계는 그대로 둔 채 2010년 2월 코픽스(주택담보 기준금리)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은 “금융당국은 CD금리가 실제 시장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불합리한 결정체계를 갖고 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후속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해 사태를 악화시킨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CD금리 조사 결과 실제로 담합 사실이 발견되면 줄소송과 금융권의 신뢰 하락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뿐 아니라 과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금융위와 금감원이 무능론에 휩싸일 것이다.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의혹을 제기한 공정위가 같은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공정위원장과 금융위원장이 이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표출하는 등 ‘기싸움’을 벌인 이유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따라서 제대로 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가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담합이라는 확실한 물증을 찾기 전에는 ‘CD금리 담합’이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니었다. 관계 당국이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사전에 조율하고 발표했어야 금융권의 신뢰 상실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공정위는 이런 지적에 대해 ‘카르텔 조사 시 사전에 관련 기관과의 협의는 전례도 없고,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담합조사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 또 2007년 11월 공정위와 금융위의 양해각서(MOU)에서도 금리와 수수료 등에 대한 담합조사는 공정위 소관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CD금리 담합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나든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김재경 의원은 “금융당국이 2009년에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던 CD금리 담합 문제가 공정위로 넘어간 만큼 향후 공정위는 정치적·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지 말고, 금융 신뢰 회복이라는 대전제 아래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K의 반격

7월 8일 공정위는 정부 고시 단가에 따라 인건비를 책정해 거래한 SK그룹 계열사들에 대해 부당 내부지원이라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SK그룹 7개 계열사가 SK C·C와 IT 시스템 관리·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을 몰아줬다는 것이다. 과징금 총액은 346억6100만 원.

공정위 결정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자. SK그룹 7개 계열사(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네트웍스, SK건설, SK마케팅앤컴퍼니, SK증권)는 SK C·C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5~10년 동안 전산시스템 관리 및 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2008년부터 2012년 6월 말까지 아웃소싱(OS) 거래의 대가로 시스템 통합(SI) 업체인 SK C·C에 모두 1조7714억 원을 지급했으며, 이 가운데 인건비가 9756억 원을 차지한다. 이 인건비가 과다하게 책정된 것이 잘못됐다는 게 핵심이다. 공정위는 또 과다한 유지보수(MA) 요율, 물량 몰아주기 등도 문제 삼았다.

언뜻 SK그룹이 잘못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SK는 공정위의 결정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공정위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개별 기업으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자칫 잘못 반기를 들었다가 공정위의 미움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인건비 과다 책정의 문제를 보자. SK는 정부의 고시단가를 기준으로 인건비를 지급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고시단가는 지식경제부가 매년 4만 명 이상의 소프트웨어 기술자의 실지급 임금을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다. 이는 관련 업종의 인건비를 산정할 때 적용되는 유일한 객관적 기준이다. 심지어 공정위도 과거에 이 고시단가를 인정한 적이 있다. 또 2005년 서울고법도 대기업의 내부사업에 고시단가를 적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명시했다.

공정위는 2008년 이후 정부의 고시단가에 대해 업계가 그보다 낮은 금액으로 책정해온 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SK C·C가 SK그룹사들로부터 정부 고시단가 수준의 인건비를 받았다면, 그룹사가 아닌 다른 업체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인건비를 받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공정위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SK C·C는 SK텔레콤으로부터 2008년 기준 고시단가의 97%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받았지만 모 은행으로부터는 63% 수준의 인건비를 받았다. SK C·C와 같은 업종의 다른 SI업체는 모 통신사로부터 고시단가의 76% 수준의 인건비를 받았다. 결국 이 차액(97%-63% 혹은 97%-76%)만큼을 SK C·C가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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