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가 국내 최대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7월 31일 삼성전자와 평택시 고덕산업단지 분양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고덕산업단지에 입주하면서 앞으로 100조 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고덕산업단지가 3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 경제는 물론 침체된 국내 경제 살리기에도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5년 완공 예정인 경기도 평택 고덕산업단지 조감도.
이로써 2010년 12월 23일 경기도와 삼성전자가 사전입주협약을 체결한 지 19개월 만에 삼성전자의 평택 입주가 확정됐다. 삼성전자는 평택시 고덕면을 비롯해 모곡동, 지제동, 장당동 일원 395만㎡(약 120만 평) 규모의 고덕산업단지에 새 둥지를 튼다. 반도체 생산 공장과 신수종(新樹種) 사업 라인 등을 세울 계획이다. 신수종은 ‘새로운 종류의 나무’라는 뜻으로,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만큼 유망한 신사업을 가리키는 말. 2010년 5월 삼성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를 5개 신수종 사업으로 정하고 2020년까지 이에 대한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 라인이 고덕산업단지에 들어오는 것이다.
고덕산업단지의 규모는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사업장의 2.4배에 달한다. 삼성전자 국내외 생산라인 중 가장 크다. 이에 따라 평택시에 새로운 일자리 3만 개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단지 조성과 최첨단 생산라인 건설에 투입되는 자금도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100조 원에 달한다. 단지 부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만 2조4000억 원.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연간 예산 325조4000억 원의 3분의 1 수준을 인구 44만 명 중소도시 평택에 쏟아 붓는 셈이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 100조 원은 삼성전자가 그동안 진행해온 국내외 생산라인 투자 중 최대 규모이며, 대한민국 건국 이래 단일 기업에 의한 최대 규모의 투자이기도 하다. 평택시가 삼성을 유치함으로써 얻게 되는 또 하나의 혜택은 세수(稅收) 확대다. 현재 수원시는 삼성 계열사로부터 연간 1000억 원대의 지방세를 거둬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초대형 호재에 논밭과 야트막한 야산이 펼쳐져 있는 평택의 시골 마을은 한껏 흥분한 상태다. 거리 곳곳에 ‘바르게살기운동위원회’ 등의 단체가 매달아 놓은 현수막이 나부끼고, ‘평택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된다’는 새누리당의 현수막과 ‘평택시의 쾌거, 시민과 함께 희망을 나누자’는 민주통합당의 현수막도 외지인의 눈을 사로잡는다. 주한 미군기지 이전 지연과 쌍용자동차 파업 등으로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었던 평택시는 삼성전자 유치로 일거에 회생할 기회를 잡았다.
경기도와 삼성전자의 평택 고덕산업단지 분양계약 및 지원협약 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계약서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영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 이재영 경기도시공사 사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선기 평택시장.
서울·부산에서도 투자 문의
부동산 값도 들썩이고 있다. 이사 비수기인 여름을 맞아 서울·수도권 집값이 일제히 하락한 8월 둘째 주 평택시 아파트 값은 0.03% 올랐다. 삼성이 이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평택뿐 아니라 수원과 서울, 멀리는 대구와 부산에서도 투자 문의가 온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말이다. 투자자가 가장 관심을 보이는 곳은 삼성전자가 입주하는 고덕산업단지 바로 옆에 위치한 전철 1호선 서정리역 일대. 이곳의 다가구주택과 상가는 이미 매물이 회수되는 분위기다. 한 공인중개사는 “서정리 역세권 상가는 이미 평당 3000만 원까지 치솟아 평택역 앞 수준이 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머지않아 평택의 중심이 고덕으로 바뀔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심지어 평택시청과 시의회가 고덕으로 이전할 것이란 소문도 파다하다. 평택시 측에서는 이전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평택시 부동산 시장에서는 시청과 시의회가 들어설 구체적인 입지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이처럼 시민들의 기대가 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입주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용지 분양계약을 체결한 만큼 8월부터 바로 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해 2015년 12월에 단지 조성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고덕산업단지 부지 조성을 담당하는 경기도시공사의 관계자는 “8월 7일 현재 토지 보상을 99% 완료한 상태로 첫 삽을 뜨는 일만 남았다”고 했다.
김문수 지사의 사고초려
평택은 경부·서해안·평택~충주·평택~서수원 고속도로 등이 지나가고 남북 간으로 1번·39번·43번·45번 국도가, 동서 간으로는 38번·82번 국도가 이어지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다. 경부선과 호남선 국철이 지나고, 경기도 유일의 대륙교역 중심항만 시설인 평택항도 있다. 평택항은 지난해 물동량 4위, 자동차 물동량 1위를 기록했다. 2014년부터는 KTX 고속철도도 운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입주하는 고덕산업단지의 동남쪽 출입구가 될 평택시 지제동 지제역 일대에 KTX 정차역이 생긴다.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KTX가 이곳에 정차한다.
지리적 이점으로 현재 평택시에는 1700여 개의 공장이 입주해 있으며, 삼성전자가 들어서는 고덕산업단지, LG전자 등이 들어서는 진위2산업단지 등 현재 조성 중인 9개 산업단지까지 완성되면 평택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이런 그랜드 플랜을 완성하기 위해 그동안 삼성전자 유치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6년 9월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가 지정된 이후, 주거와 산업이 공존하는 융·복합 도시를 만들기 위해 국토해양부와 25차례 이상 협의를 이어갔다. 이듬해 9월 평택지원특별법에 의거, 396만㎡에 달하는 대규모 산업단지 공급 물량을 특별 배정받은 뒤엔 삼성전자 유치와 수도권 규제 개선에 전념했다. 대기업의 수도권 진출을 금지한 법령 때문에 삼성전자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2009년 1월, 정부가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법에 관한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가능성이 열렸다. 삼성의 평택행을 가로막던 장애물이 사라진 것. 경기도에 따르면 김문수 지사는 4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본사와 수원사업장을 찾아다니며 대규모 투자 진행에 따른 지원 절차 등을 협의했다.
2010년 12월 삼성전자와 경기도의 사전입주협약 체결 당시 김문수 지사는 축사를 통해 “세계 일류 최첨단 기업이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희망이며 경기도와 평택시의 미래다”라고 했다. 또 “동북아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그동안 평택은 공군기지와 미군기지 등을 내주며 많은 아픔을 겪었다. 동아시아와 이 나라에서 그 노고에 대해 보상을 해줘야 되는데 이제 삼성이 대신 보상해주게 됐다. 평택 시민과 우리 모두 박수로 맞이하자”고까지 했다.
그러나 이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지방세 감면, 기반시설 국비 지원, 입지 규제 완화, 고속철도 소음진동 완화 등을 요구한 것. 100조 원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삼성 내부에서도 격론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경기도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용 사장은 “경기가 좋지 않으니 좀 더 두고 보자”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이런 때가 오히려 적기”라며 밀어붙였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이 연구단지를 해외에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외국 인력을 쓸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의 연구기술이 상당 부분 경쟁국에 유출된다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현실적 고민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에 기술을 빼앗기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국내가 안전하고 투자효과도 크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흔들리는 삼성의 마음을 잡기 위해 김 지사, 김선기 평택시장, 원유철·이재영 의원 등은 더 열심히 뛰었다. 진입도로, 용수공급시설, 폐수처리시설 등 기반시설 설치비에 대한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해 국회와 관련 중앙부처를 수십 차례 방문했고, 산업단지를 통과하는 KTX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소음진동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매주 2회 이상 실무진이 만나 머리를 맞댔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11년 7월과 2012년 1월 열린 국토해양부 산업입지정책심의회에서 고덕산업단지 기반시설 설치비에 대한 국비 5615억 원 지원이 심의 결정됐다.
국비 지원이 난항을 겪으면서 본 계약이 지연되는 동안, 경기도는 남몰래 속앓이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인지 김 지사는 분양계약 체결 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본 계약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때문에 모든 계획이 무산될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경영 능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이렇게 본 계약에 이르게 돼 매우 기쁘다”고 감회를 밝혔다.
나라 경제 살리는 ‘U턴’
삼성전자의 평택행이 확정되면서 이제 고덕산업단지 문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갔다. 기반시설 설치비에 대한 연도별 국비 확보, 산업단지 부지조성 공사 및 공장 착공 등에 대한 신속한 인허가 처리, 투자 애로사항 해결 지원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경기도와 삼성전자·평택시·경기도시공사는 투자지원 협약을 체결하고 각종 난제를 함께 해결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공장이 가동되도록 하자는 데 합의했다. 또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행정지원을 위해 고덕산업단지TF팀을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경기도가 삼성전자 유치로 가장 크게 기대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분양 계약 체결식 인사말을 통해 “3만 개의 일자리가 생기면, 외국인과 더불어 대한민국 젊은이도 많이 취업하게 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젊은이가 원하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들의 자부심을 높여주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저도 젊은이의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해 더 뛸 것이다. 이것이 정치인의 책무”라고 했다.
최근 국내 경기는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은 2012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의 3.7%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일부에서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2%대로 전망하기도 한다. 해외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유럽의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 경기는 개선될 조짐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28%와 19%를 기록했던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이 올해 상반기에는 0.7%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홍순영 경기개발연구원장은 “우리나라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국내 기업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유로존 위기의 반복과 장기화 때문에 수출 전망은 어둡고, 가계 부채가 900조 원을 돌파한 현실에서 내수시장에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기댈 곳은 기업의 투자뿐”이라며 그는 “지금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시선을 어떻게 국내로 돌릴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세계적인 대기업 삼성전자의 과감한 국내 투자는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는 고급 일자리를 국내에 만든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홍 원장은 또 해외로 이전했다가 국내로 돌아오는 ‘U턴 기업’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을 하는 것과 더불어, 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몇 년간 여러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힘써왔고 성과도 어느 정도 거뒀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의 투자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투자 촉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할 수 있는 거시적인 정책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도가 국내 대기업의 대형 투자를 유치한 것은 쾌거라고 할 만하다. 외국인 투자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 세제 지원, 보조금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있는 반면, 국내 기업의 경우 혜택은커녕 규제 대상이 되는 역차별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평택 입성과 대규모 국내 투자가 이런 역차별을 시정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삼성은 경기도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태양전지, 바이오제약,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의료기기 등 신수종 사업 인프라를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고덕산업단지에 입주함으로써 수원 → 용인 기흥 → 화성 동탄 → 평택 고덕 → 아산 탕정으로 이어지는 광역 산업벨트를 구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고덕산업단지’를 수원의 디지털시티, 기흥·화성·온양의 나노시티, 아산·탕정의 디스플레이시티와 함께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또 하나의 첨단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로써 세계 정보통신(IT) 경제의 주도권을 확고히 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해안권 개발에도 기여한다는 포부다. 삼성전자의 이런 행보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건설 경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최첨단 산업벨트 완성
또 경기도는 삼성전자의 입주로 국가정책 사업으로 추진 중인 주한미군기지 이전과 고덕국제화지구 개발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평택에 주한미군기지가 오기로 결정된 것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한강 이북인 동두천·의정부에 주둔해온 미2사단과 서울 용산의 미 8군 사령부를 한강 이남 평택으로 일괄 이전하는 것에 한·미 양국이 합의했다. 이미 팽성읍에 캠프 험프리스, 서탄면에 오산공군기지가 있는 평택은 다른 미군부대까지 모두 받아들이는 대신 여러 정책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 고덕 국제화지구 개발사업도 그렇게 결정됐다. 그동안 공사 지연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평택의 건설 경기가 삼성전자 입주로 탄력을 받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가 많다.
역시 지지부진한 평택 브레인시티와 서탄 산업단지 조성사업 등 주변 개발사업에도 변화가 생기기를 바라는 기대가 높다. 평택 브레인시티는 평택시와 성균관대가 평택시 팽성읍과 도일동 일대에 조성하는 교육과 문화의 글로벌 도시. 성균관대는 2007년 평택시와 제3캠퍼스를 짓겠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캠퍼스 조성은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고덕산업단지 입주가 이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는, 삼성이 성균관대의 재단 운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 경기도와 평택시는 삼성전자의 평택 입주로 5년째 표류 중인 브레인시티 조성사업에 돌파구가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그동안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과 브레인시티 조성사업 등이 지연되면서 주민 피해가 발생한 팽성읍과 도일동 지역에 삼성전자 협력업체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근찬 평택상공회의소 회장은 “국내외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도와 평택시가 삼성전자를 유치한 것은 정말 큰일을 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 평택 유치로 인해 침체된 지역 경제가 꿈틀대고 있고, 시민과 상공인들은 큰 기대 속에 활기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그동안 삼성이 입주한 도시들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것을 봤다. 이제 우리 지역에 기회가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삼성의 디스플레이시티가 있는 충남 아산 탕정은 ‘삼성 효과’를 본 대표적인 지역으로 손꼽힌다. 2003년 삼성전자 LCD사업부(현 삼성디스플레이)가 들어서기 전, 아산시 탕정면은 평범한 시골마을에 불과했다. 그런데 삼성과 더불어 디스플레이 협력업체 300여 개가 입주했고, 지역 인구는 10만 명 가까이 폭증했다. 신규 일자리도 4만5000개나 생겼다. 급속한 발전이 이뤄진 건 당연지사다.
‘삼성 효과’에 대한 평택 시민의 기대는 매우 크다. 평택시 곳곳에 ‘경축, 삼성전자 고덕산업단지 본계약 체결’이란 현수막을 내건 시민들은 “평택 시내에 이렇게 많은 현수막이 걸린 것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LG전자가 오는 12월 평택시 진위면에 277만㎡(약 84만 평) 규모의 LG산업단지 증설을 확정한 것도 희소식이다. 이 단지가 완공되면 LG전자는 기존의 산업시설을 합쳐 총 333만㎡(101만 평)의 산업 시설을 갖추게 된다. 새로 건설되는 LG산업단지에는 미래형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산업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평택시민의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김문수 지사는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전자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외국이 아닌 한국, 그것도 경기도 평택에 최첨단 산업시설 투자를 결정해준 데 대해 1200만 경기도민과 함께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삼성전자가 경기도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세계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선기 평택시장도 “앞으로 협력업체 유치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나갈 것”이라며 “삼성전자와의 계약 체결을 계기로 12월 LG전자 착공, 내년 황해경제자유구역 착공 등이 이어진다. 진행되는 사업들을 잘 마무리해 첨단산업도시 평택을 만들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평택에 둥지를 틀 수 있게 된 것은 김 지사, 김 시장을 비롯한 경기도와 평택시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라며 “앞으로 삼성전자는 평택시 지역 발전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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