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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10분 이내 북한 미사일 기지 격파하라”

한국의 미사일

  • 김병기 / 디펜스 타임스 기자 zzeit@daum.net

“포착 10분 이내 북한 미사일 기지 격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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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키 복제 생산으로 시작한 한국 미사일 개발은 백곰과 현무-1을 거쳐, 탐지 10분 내 북한 미사일 진지를 정밀 공격해 파괴할 수 있는 현무-2 블록 B 탄도미사일, 북한의 모든 감시망을 따돌리고 1m 오차로 표적을 날려버리는 현무-3 순항미사일 개발까지 달려왔다. 그리고 사거리를 800km(추정치)로 늘인 현무-4(가칭) 탄도미사일과 ATACMS와 비슷한 한국형 전술탄도미사일, 함대지 순항미사일을 개발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포착 10분 이내 북한 미사일 기지 격파하라”

러시아의 SS-21을 참조해 만든 현무-2 지대지 탄도미사일(왼쪽). 1500km까지 날아가는 현무-3 순항미사일.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6년까지 평양을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200km급의 지대지미사일을 개발하라는 비밀 지시를 내리면서 한국의 미사일 개발 역사는 시작된다. 당시 북한은 1960년대 초부터 강화해온 4대 군사노선 정책으로 군사력이 급강화돼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청와대 기습 침투와 울진-삼척 공비침투사건 같은 강력한 대남 도발을 벌였다.

그런데도 미국은 괌 독트린이라는 새아시아 정책을 펼쳐 중국과 외교관계 복원을 시도하고 휴전선을 방어하던 미 육군 7사단의 철수를 추진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박 전 대통령은 ‘기술주권에 의한 자주국방’비전을 세우고 평양 등 북한의 종심을 공격할 미사일을 만들라는 지시를 국방과학연구소(ADD·국과연)에 내렸다.

박정희의 비밀 지시

1차로 1976년까지 사거리 200km급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다음으로 미군이 전술용으로 막 실전 배치한 퍼싱-1급과 같은 사거리 500km급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라는 것이었다. 곧‘항공공업계획’이라는 위장명칭을 내세운 미사일개발계획이 수립됐다. 그러나 국내 기술이 너무 부족해 기존 미사일의 모방 생산으로 기본 기술을 확보한 후, 500km급 미사일까지 개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모방 생산할 모델로는 나이키허큘리스 미사일(이하 나이키)을 선정했다.

나이키는 진공관 전자회로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를 반도체를 쓰는 쪽으로 개량하면서 복제 생산한 것이 ‘백곰’ 또는 나이키허큘리스 코리아를 줄여 ‘NHK-1’으로 불렸던 K-1 미사일이다. K-1은 나이키와 똑같이 4기의 허큘리스 엔진으로 본체를 이루었다. 4개 엔진을 하나로 통합하고 관성항법장치를 탑재해 정밀도를 높인 것이 ‘현무’, ‘현무-1’ 또는 ‘NHK-2’으로도 불렸던 K-2 미사일이다. 그 후 국과연은 사거리를 300km로 늘인 K-3와 500km급인 K-5 등을 개발할 계획이었다.



국과연은 미국에 지술 지원을 요청했으나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 개발을 핵무장을 위한 준비단계로 이해하고 강하게 반대했다. 당시 미국은 한국이 지대공·지대지 미사일로 운용하고 있던 나이키를 실전에서 퇴역시키고 있었다. 한국은 미국이 나이키를 퇴역시키면 부품을 구하지 못해 한국군이 보유한 나이키의 운용유지에 어려움이 있으니, 이를 현대화하고 개량하기 위해 이 사업을 한다고 설득했다. 이에 미국은 나이키의 최대 사거리인 180km 이상의 탄도탄 개발을 제한한다는 조건으로 한국에 기술이전을 허용하게 되었다.

이 조건이 처음엔 스틸웰 주한미군 사령관이 메모를 전달하는 형태였다가 한국이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300km로 연장하면서 한미 미사일협정이 된다. 미국은 한국 연구원들이 레드스톤 미 육군 미사일연구소에서 연수하게 했다. 그곳에서 기본적인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기술자료를 넘겨주고 폐업하는 LPC 고체추진제 제조공장 설비를 저가에 판매했다. 미사일에 들어가는 주요 전자부품과, 워낙 소량 생산돼 국산화하기 어려운 일부 추진제 원료를 미국에서 수입했다.

프랑스로부터는 추진제 관련 기술을 획득했다. 현무-1 개발 시에는 미국이 판매를 거부하는 관성항법장치 관련 기술을 영국으로부터 도입했다. 1979년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중거리탄도미사일인 ‘아틀라스 센타우르’의 부품과 기술을 획득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군축 연구자인 피터 하이에스(Peter Hayes)는 ‘미사일 국제 거래와 두 개의 한국’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아틀라스 센타우르의 노즈콘 합금, 유도 시스템, 조립 장비, 엔지니어링 설계도 등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런 식으로 확보된 로켓과 미사일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백곰(1978)과 현무(1987), 현무-2(2005) 등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KSR-1과 KSR-2를 발사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무기 분야의 권위서인 ‘제인 전략무기 시스템(Jane’s Strategic Weapons Systems)’은 ‘KSR-2가 사거리 100km에서 900km 정도의 탄도미사일로 전용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미확인 보고가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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