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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무궁무진한 벤처산업

미래의 우주산업

  • 이정훈 /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우주는 무궁무진한 벤처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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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무궁무진한 벤처산업

스페이스X 사가 만드는 다양한 팰콘 시리즈. 오른쪽 2개가 팰콘-헤비다.

지난 5월 22일 NASA는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사가 제작한 팰콘-9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팰콘-9은 국제우주정거장이 떠 있는 궤도(고도 350km)까지 드래곤을 진입시켜 5월 25일 도킹하고 우주인들이 사용할 물과 음식 등 생필품 460kg을 전달했다. 임무를 마친 드래곤은 국제우주정거장과 분리돼 5월 31일 지구로 돌아왔다.

대기권으로 재돌입한 드래곤은 고도가 낮아지자 3개의 거대한 낙하산을 펼쳤다. 그리고 미국 서부에서 450km 떨어진 태평양에 착수해 귀환했다. 우주왕복선은 지상의 활주로에 내리지만 드래곤은 바다에 착수한 차이만 보였을 뿐이다. NASA는 우주왕복선을 띄울 때의 3분의 1 비용을 스페이스X 사에 지불했다.

케로신+액체산소를 쓰는 저가의 엔진을 만들고, 이 엔진을 다양하게 조립해 발사비용을 크게 줄이겠다는 아이디어를 낸 스페이스X 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와 IT 산업으로 돈을 번 엘튼 머스크가 2002년 세운 벤처기업이다. 1800여 명의 직원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일 정도로 이 회사는 젊다. 스페이스X는 멀린로켓과 멀린로켓을 이용한 발사체 개발, 그리고 드래곤이라는 이름을 붙인 캡슐 등을 개발하는 데 1억 달러(약 1270억원)를 쏟아부었다.

팰콘-9의 제작과 발사비용은 6000만 달러다. 우주왕복선이 퇴역한 후 NASA는 러시아의 소유즈 사에 6300만 달러를 주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위성과 화물선을 발사했다. 그런데 미국 기업인 스페이스X 사가 300만 달러(약 33억원) 싼 가격으로 같은 일을 해주게 됐으니 NASA는 스페이스X 사를 새 파트너로 삼을 수밖에 없다.

NASA는 화성 탐사 집중



팰콘-9으로 사업성을 확인한 스페이스X 사는 다음 작업에 들어갔다. 사람을 태우는 우주선을 만들기로 한 것. 방법은 화물용으로 개발한 드래곤을 최대 7명의 우주인이 탈 수 있도록 개조하는 것이다. 스페이스X 사가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우주인을 보내고,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오래 근무해온 우주인을 태우고 지구로 귀환하는 유인 드래곤을 개발해낸다면 NASA는 국제우주거장 사업을 스페이스X 사에 전담시킬 계획이다.

스페이스X 사는 한발 더 나가고 있다. 멀린엔진 9개를 묶은 1단 주위에, 멀린엔진 9개를 묶은 것 2개를 부스터처럼 붙이고, 그 위에 2단으로 멀린엔진 하나를 올린 ‘팰콘-헤비’를 제작해, 정지위성을 쏘아 올리겠다고 한 것. 팰콘-헤비가 제작돼 성공을 거두면 NASA는 모든 위성 사업에서 손을 떼도 된다. 그렇게 되면 지구위성 분야는, 적어도 미국에서는 정부 사업이 아닌 민간사업 영역이 된다.

중요 산업은 대개 이렇게 시작됐다. 처음에 정부가 큰돈을 들여 개척하면, 사업성을 발견한 민간 기업이 뛰어들어 블루 오션으로 만들어버린다.

민간 기업이 우주여행과 위성발사 사업에 진출하자 NASA는 화성 탐사로 눈을 돌렸다. 화성에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대기가 있고 물이 있어 과학기술을 동원하면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화성을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NASA가 ‘연습지’로 활용하려는 것이 달이다. NASA는 과학을 동원해 달을 심우주 탐험을 위한 국제우주정거장처럼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우주는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다르게 활용될 수 있다. 올해 6월 16일 미국 공군우주사령부는 우주과학 전문매체인 ‘스페이스닷컴’을 통해 보잉의 방위사업본부가 제작한 극비의 무인 우주기(宇宙機) X-37B가 캘리포니아 주의 반덴버그 공군기지로 귀환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몸체 길이 8.8m, 날개 길이 4.5m인 이 무인우주기는 2011년 3월, 270일간의 우주 체공을 목표로 플로리다 주의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아틀라스-5 발사체에 실려 발사됐다. 그런데 예정 체류기간을 훨씬 넘겨 469일(1년+104일)을 우주에서 보내고 돌아온 것이었다.

미국은 2010년에도 X-37B를 발사해 7개월간 우주 항해를 하게 한 후 귀환시킨 바 있다. 그때는 X-37B의 발사와 귀환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돌아오는 모습을 공개한 것이다. 미 공군은 1년 3개월 보름(469일)을 우주에서 보낸 X-37B가 돌아오는 모습은 공개했지만, X-37B가 무슨 일을 하고 왔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미 공군은 X-37B는 ‘궤도시험기(Orbital Test Vehicle·OTV)’로 사용한다고만 밝혔다.

일각에서는 X-37B가 정찰용 카메라 등의 장비를 탑재하고 올라가 적성국가의 위성을 감시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X-37B가 발사됐을 때 예민하게 반응한 나라가 중국이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은 군이 중심이 돼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고 우주 도킹을 성공시키는 등 우주 개발을 활발히 하고 있으니 감시할 필요가 있는 것.

무인 우주기 X-37B

2011년 퇴역시킨 우주왕복선은 귀환용 엔진을 달고 있지 않았다. 무동력 상태로 활강해 공항 활주로에 내린다. 활주로에 착륙한 다음에는 거대한 낙하산을 펼쳐 멈춰 선다. X-37B는 착륙 시 가동하는 엔진을 달고 있다. 크기는 우주왕복선의 반 정도다. 우주왕복선은 대기권 돌입 시 발생하는 열을 견디기 위해 외벽에 내열 타일을 붙였다. 이 타일이 충격을 이기지 못해 떨어져나가면 우주왕복선은 바로 폭발한다. X-37B는 내열 타일 대신 내열 코팅을 했다.

X-37B는 엔진을 갖고 있어 우주에서 자유기동을 할 수 있다. 적절한 무기를 탑재하고 있다면 적성국가의 위성 을 격파할 수도 있다. 이러니 X-37B는 우주왕복선이 아니라 우주에서 자유비행을 하는 ‘우주기(宇宙機)’로 불려야 한다. X-37B는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기라는 것도 큰 특징이다. X-37B는 미 공군우주사령부에서 원격 조종한다.

미국의 도전은 끝이 없다. 전략무기감축협정이 발효된 후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많이 폐기했다. 미국은 어떤 대안이 있기에 러시아를 설득해 ICBM을 상호 폐기하기로 했는가?

발사된 ICBM에서 로켓엔진이 가동되는 시간은 총 비행시간의 10분의 1 정도다. 로켓은 ICBM을 대기권 밖으로 나가게 하는 시간까지만 가동된다고 보면 된다. 대기권 밖은 진공상태이니 엔진이 없어도 ICBM은 고속으로 비행한다. 대기권으로 들어오면 자기 속도에 지구 인력까지 가세하게 돼 아주 빠른 속도로 목표를 향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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