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폴-M ICBM(위). 현무-2와 비슷한 이스칸다르 전술탄도미사일(오른쪽).
전략미사일군은 러시아가 자랑하고 싶지만 깊이 숨겨놓은 ‘강력한 한 방’이다. 8만 명의 병력에 3개 미사일군(15개 사단), 570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군 통수권자의 명령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지구를 멸망시킬 수 있는 유일무이한 부대이기도 하다.
러시아 해군의 전략핵잠수함과 공군의 폭격기도 핵전력을 운용하지만 러시아 핵무기의 절반 이상을 전략미사일군이 운용한다. 1959년 창설된 이 부대는 소련 시절에는 ‘전략로켓군’으로 불렸다. 당시 소련은 세계 최초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인 R-7을 배치하면서 서둘러 전략로켓군을 창설했다.
막강한 전략미사일군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던 흐루시초프는 전략로켓군 창설을 공개하며, “어느 누구도 대항할 수 없고, 이 부대가 보유한 무기는 지구 어느 곳에도 도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현재 러시아 전략미사일군은 오래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신형인 토폴-M 미사일로 교체하고 있다.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토폴-M(Topol-M)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가 개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1997년부터 전략로켓군에 배치됐다. 러시아는 미국이 토폴-M 발사 장소를 파악하지 못하도록 차량에 탑재할 수 있게 했다. 차량에 싣고 예상치 못한 곳으로 달려가 발사할 수 있게 한 것.
토폴-M은 기존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비해 속도가 빠르다. 비행 중 방향 전환이 가능한데, 이 기능으로 미국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는 MD를 뚫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제3세계 전략무기 (스커드)
러시아는 전술 탄도미사일 분야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스커드(Scud)는 냉전 시절 소련이 개발해 제3세계 국가에 판매하거나 기술을 전수해준 대표적인 전술탄도미사일이다.
스커드는 소련이 명명한 이름은 아니다. ‘스커드’란 이름의 정찰작전을 펼쳐 이 미사일의 존재를 확인한 나토(NATO)가 붙인 코드네임이다. 소련이 개발한 R-11 전술탄도미사일을 NATO가 SS-1B로 판단하고, ‘스커드 A’(사정거리 180km)라는별명을 붙였다. R-11 탄도미사일은 마카예브 설계국(Makeyev OKE)이 개발해 1957년부터 소련군에 실전 배치되었다.
스커드 B는 1970년대부터 총 7000여 기가 생산돼 소련을 포함해 32개국이 운용하는 미사일이다. 많은 나라가 복제하거나 사정거리를 연장하는 쪽으로 개량해가며 이 미사일을 확산시켰다. 이 때문에 소련과 가깝게 지낸 나라에는 사정거리를 연장한 스커드 B 계열의 탄도미사일이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미사일의 대표가 이라크의 ‘알 후세인’과 북한의 ‘화성5/6호(스커드 Mod B/C)’ 그리고 ‘노동’ 탄도미사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