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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11·23 연평도 도발 그 후

[정밀탐구] 연평도 피폭 데이터로 분석한 북한 장사정포 서울 공격 시뮬레이션

사망 2만3000 명 재산피해 최대 224조원 서울시민 300명 중 1 명 부상

  •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정밀탐구] 연평도 피폭 데이터로 분석한 북한 장사정포 서울 공격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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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방사포, 일제사격, 민간피해, 지형… 연평도와 서울의 공통점
  • ● 2006년 합참의 피해규모 예측 ‘325만명 사상’의 한계
  • ● 수도권 겨눈 240㎜ 방사포 1발 위력은 122㎜의 최대 4배
  • ● 서울 종로구 인명 피해규모는 연평도의 최대 5760배
  • ● 위력 작은 170㎜ 자주포, 그러나 콘크리트 벽 뚫리면…
  • ● 주유소, 가스관 즐비한 서울… 화학탄 탑재 가능성은?
  • ● 개머리 포대 반격이 장사정포 대화력전에 남긴 교훈
  • ●‘3일만 참으면’ vs ‘무책임한 전쟁도발론’의 역설
[정밀탐구] 연평도 피폭 데이터로 분석한 북한 장사정포 서울 공격 시뮬레이션

11월23일 오후 북한의 122㎜ 방사포 공격을 받은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곳곳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남북한 사이의 긴장이 극단으로 치달은 2월의 어느 밤, 개성직할시 판문군 일대에 배치된 북한 장사정포 갱도진지가 하나 둘씩 문을 열기 시작한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갱도진지 개폐로 전쟁 위협 수위를 높이며 남측을 압박하던 그간의 행동패턴 때문에 군 당국은 이를 ‘매우 특별한 징후’로 해석하는 데 실패한다. 쇠처럼 무거운 구름과 안개가 잔뜩 낀 날씨는 전방 초소와 항공정찰자산의 특이동향 감시를 어렵게 만들고, 수년 전부터 대대적으로 진행된 북한측 전방 포병부대 통신망의 광케이블 유선화 작업 때문에 정보당국의 감청을 통한 이상징후 감지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그리고 새벽 3시. 240㎜ 방사포와 170㎜ 자주포가 서울을 향해 일제히 불을 뿜기 시작한다. 변변한 조기경보 없이 떨어져 내리는 포탄에 놀라 잠자리에서 뛰쳐나온 시민들은 지하철역과 아파트 주차장으로 뛰어들지만, 곳곳에서 치솟는 불길과 연기로 이미 엄청난 피해를 본 뒤였다. 전방의 K-9 자주포와 대구에서 출격한 F-15K가 이내 격파사격에 돌입하지만, 이미 인명이 살상되고 시설물이 부서진 것을 돌이킬 수는 없는 일이었다. 바야흐로 전쟁의 시작이었다.

이상은 한미 양국군이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의 사전징후 감지에 실패한 경우를 상정한, 말 그대로 최악의 시나리오다. 1994년 이른바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떠오른 이래, 광화문에서 직선거리 40㎞ 내외에 불과한 휴전선 북측 지역의 장사정포는 서울을 불안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군사위협으로 자리매김했다. 총 1100문으로 추산되는 서부전선의 북한 장사정포 가운데 서울을 사거리 안에 두고 있는 것은 170㎜ 자주포 100문과 240㎜ 방사포 250문. 이들 장사정포는 전쟁이 발발하는 경우 서부전선의 한미연합군 전력은 물론 서울의 주요 국가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측 지도부나 국민에게 끼칠 공포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 때문에 그간 서울이 장사정포 공격을 받을 경우 피해규모가 얼마나 될 것인지 추산하는 작업이 꾸준히 이뤄져 왔다. 대표적인 것이 2006년 8월 합동참모본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이성구 의원실에 제출한 데이터. 개전 초기 한 시간 동안 이들 장사정포가 쏟아내는 포탄으로 인한 피해면적이 191.2㎢에 달하므로 총 325만여 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2004년 합참이 실시한 워게임 시뮬레이션에서는 전쟁 발발 24시간 이내에 수도권 시민과 한국군, 주한미군 사상자가 총 230만명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러한 장사정포 피해예측은 대부분 시간당 쏟아질 수 있는 최대 포탄 수에 해당 포탄의 최대 살상반경을 곱해 총 피해면적을 가늠한 다음, 여기에 서울의 인구밀도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이 같은 추산이 여러모로 한계를 안고 있다는 사실. 개활지에서 측정된 포탄 1발의 피해면적을 콘크리트 건물이 즐비한 수도권에서 그대로 적용한데다, 떨어지는 포탄의 피해범위가 중첩될 수 있음을 고려하지 않은 숫자이기 때문이다. 다른 접근방식이 없다보니 불가피하게 선택된 방식이다. ‘신동아’ 역시 2004년 12월호를 통해 같은 방식으로 피해규모를 추산한 바 있다.



그러나 2010년 11월23일 북한이 벌인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인해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평도 사건이 새로운 피해예측을 가능케 하는 매우 유용한 데이터를 남겼다는 것. 더욱이 연평도에서의 상황과 그간 거론돼온 장사정포의 서울 공격 시나리오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사성을 갖고 있다. 우선 민간시설과 군사시설이 한꺼번에 피해를 당했다는 점이 그렇고, 북서방향에 산지가 자리한 지리적 특성도 비슷하다. 쉽게 말해 북측 포 전력의 위력과 이로 인해 남측이 볼 피해를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샘플 데이터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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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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