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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초우량기업을 찾아서 ⑧

혼다|‘움직이는 모든 것’ 창조하는 기술지상주의 대명사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혼다|‘움직이는 모든 것’ 창조하는 기술지상주의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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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일찍이 승용차 위주의 단조로운 생산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차를 개발해왔다. 1994년엔 독자적으로 개발한 7인승 미니밴 오디세이(Odyssey)로 선풍을 일으켰고, 1997년엔 CR-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으로 10월경 한국 출시 예정)를 선보여 북미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2001년 출시한 소형차 피트(Fit)는 이듬해 일본 소형차 부문 최다판매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혼다의 눈부신 성장은 모터스포츠와 떼놓고 설명할 수 없다. 혼다 소이치로는 1962년 “레이싱이 없으면 자동차 기술은 발전하지 않는다”고 선언, 같은해 국제규격에 맞는 일본 최초의 레이싱 코스 ‘스즈카 서킷’을 만들었다. 이어 혼다는 1964년에 독일 그랑프리 포뮬러 원(F1)에 데뷔했고, 이듬해엔 멕시코 그랑프리에서 우승했다. 이후 혼다가 개발한 자동차 엔진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주용 차들에 탑재돼 1970∼80년대 레이싱을 독주하며 정상을 구가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혼다를 이끄는 주된 동력(動力)은 독자기술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다. 신기술을 향한 ‘갈증’이야말로 혼다의 추진력이다.

1972년 개발에 성공한 저공해 엔진 CVCC는 미국 대기환경보전법을 통과한 세계 최초의 엔진이다. 또 현재 사용되고 있는 VTEC는 밸브 조절로 연료소모를 절감하는, 엔진출력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만든 엔진이다. 일본에서 비상시 안전성을 높이는 ABS(미끄럼 방지 제동장치) 시스템 개발 및 승객의 치명적 부상을 막기 위한 SRC 에어백 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자동차업체도 혼다였다.

혼다는 매년 연구개발비로 매출액의 5% 가량을 투자한다. 지난해의 경우 약 4000억엔을 썼고, 올해는 총 4700억엔(약 4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세계 자동차메이커 가운데 최대 규모다. 기술연구소도 20개(해외 포함)를 보유하고 있고 연구인력만도 1만3000여명에 이른다. 현재 혼다가 보유한 각종 특허는 2만4000여건. ‘기술의 혼다’라는 말이 허투루 나온 게 아님을 시사하는 징표다.



모터사이클에서 제트기까지

2000년 11월에 전격 공개한 ‘아시모(ASIMO : Advanced Step in Innova tive Mobility)’는 1986년부터 로봇 관련 연구개발을 해온 혼다 기술력의 결정체라 할 만하다. 아시모는 사람처럼 자율적으로 이족(二足) 직립보행이 가능하고 물체를 인식하는 최초의 휴먼로봇으로 전세계적인 관심대상이 됐다. 모터사이클과 자동차가 2차원의 모빌리티(Mobility)를 구현한다면 항공기는 3차원, 인간의 분신기능을 일부 갖춘 아시모는 4차원의 모빌리티를 추구하는 셈이다. 혼다는 또 2002년 12월 몸 동작과 제스처를 이해하고 독자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인공지능형 로봇을 발표하기도 했다.

혼다 본사 홍보부의 이케다 데쓰야(池田哲也·44) 과장은 “과거에 로봇의 ‘자율 이족 보행’이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연구논문도 있었지만, 혼다의 기술진은 온갖 노력을 기울인 끝에 꿈을 실현했다”며 “아시모의 개발은 ‘모빌리티’의 영역을 끝없이 확장해나가려는 혼다의 도전정신을 대변하는 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아시모에 적용한 화상(畵像)·음성 인식기술이 지능형 자동차 개발에도 적극 응용되고 있다는 점. 사람이 인식하는 만큼의 화상인식능력을 자동차에 부여하는 데 있어 아시모 개발과정에서 나온 기술들이 매우 긴요하게 쓰인다. 이를테면 보행자나 상대 자동차를 인식해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운전자의 음성으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기술 등이 그것이다.

혼다는 로봇뿐 아니라 제트기도 개발중이다. 본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의 꿈은 자동차가 아니라 비행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혼다는 1990년대 후반 항공기엔진을 생산하는 사업부를 창설했고, 이곳에서 소형 비즈니스 제트기인 ‘혼다제트(Honda Jet)’를 자체 개발, 지난해 12월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혼다는 무게, 연료효율, 출력, 배기가스 면에서 탁월한 차세대 피스톤 항공기엔진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지난 2월 세계 최대 제트엔진 메이커인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사와 전략적 제휴도 맺었다.

혼다가 이처럼 당장 돈벌이가 되지 않는 로봇이나 제트기 개발에 힘을 쏟는 까닭은 자동차 외에도 ‘모빌리티’를 다각도로 개발하겠다는 야심에 있다. 여기엔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함으로써 개인의 이동성을 확장시켜 궁극적으론 사회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혼다는 세계 각국 소비자의 니즈(needs)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각 지역마다 자사 판매망을 구축하고,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또 일본의 (주)혼다 R&D(Research & Develop- ment)를 중심으로 신기술 및 제품개발 업무를 독립적으로 진행하면서도 지속적인 세계화를 위해 영국·독일·이탈리아 등지에 연구기능을 구축했다. 남미와 동남아 등지에선 현지사정에 적합한 자동차 모델을 개발, 해당지역 소비자의 요구도 충족시키고 있다. 혼다가 현재 확보하고 있는 생산거점은 일본을 포함해 30개국에 130개가 넘는다. 해외생산 비중은 전체의 55%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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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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