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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합병은행, 사람도 지점도 줄이지 않을 것”

김정태 국민·주택 합병은행장 후보

  • 이형삼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ns@donga.com

“합병은행, 사람도 지점도 줄이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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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지점을 단 한 곳도 폐쇄하지 않겠다는 말씀입니까?

“아주 불가피한 경우는 있을 거예요. 합병은행이 IT 통합을 이루면 두 지점을 하나로 줄여야 할 곳이 없진 않을 겁니다. 예컨대 인구가 3만명밖에 안 되는 시골 마을에 두 은행이 지점을 각자 하나씩 갖고 있으면 문제겠죠.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한 쪽을 완전히 문 닫게 할 것이냐, 아니면 지점은 하나로 통합하고 다른 곳은 사람을 1∼2명만 배치하는 무인점포 형태로 유지할 것이냐를 따져봐야겠죠. 100m가 떨어져 있든 50m가 떨어져 있든 기존에 거래하던 고객이 불편해서는 안되니까요. 이런 것은 전산통합이 완전히 이뤄진 다음에나 고려해볼 문제입니다.

어쨌든 분명한 원칙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고객을 놓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그러려면 지점도, 직원도 가급적 많이 유지해야 합니다.”

-특히 국민은행 쪽에서는 김행장께서 주택은행 직원들을 20%나 감원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셔도 믿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때는 상황이 그랬어요. 제가 IMF 사태 직후에 주택은행에 왔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그때는 구조적으로 은행에 꼭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나갔어요. 그게 어떤 사람들이라고 얘기하면 그 사람들이 펄펄 뛸테니 설명은 못하겠지만…. 직원들에게 밥 사주면서 충분히 대화했습니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그건 다 당신들을 위한 일이었다고, 당신들이 그렇게 노력한 결과 은행 경영도 좋아지고 주가도 올라가지 않았느냐고.”



-합병은행의 주요 주주인 골드만삭스는 벌처펀드의 성격에 가깝지 않습니까. 그 쪽에서는 단기간에 합병은행의 주가를 올려 지분을 매각할 속셈일 테니 우선 인원이나 지점을 줄여서 합병의 효율을 높이려 하지 않겠습니까?

“그 사람들 생각이야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합병은행이 우리나라 은행이라는 사실입니다. 주주가 누구든 우리 국적을 가진 우리 은행이예요. 한국 사람이 경영을 한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봅니까? 그 사람들, 경영에 참여하지도 않아요. 주택은행 2대 주주인 ING도 이사 한 명만 보냈을 뿐입니다. 이사가 모두 15명인데 그 중의 한 명이 무슨 대단한 역할을 하겠어요? 의견을 내면 참고할 따름이지. 경영은 행장 이하 전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 쓸데 없는 걱정을 할 까닭이 없어요.”

-합병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골드만삭스가 자기들 의사를 밝힌 적은 없습니까?

“그 사람들이 왜 의사를 밝힙니까. 잘못하다 욕만 잔뜩 얻어먹게요. 그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하고 다니면 저는 책임질 일이 하나도 없잖아요.”

-두 은행의 자회사 중에도 신용카드나 투신운용처럼 업역(業域)이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 이 쪽은 합병 후에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그 쪽에서도 많이들 불안해하고 있는데요.

“자회사 문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은 ‘본체’에 신경 쓰기도 바빠요. 두 은행을 어떻게 잘 통합시키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죠. 자회사 중에는 같은 일을 하는 곳도 여러 개 있고, 세 군데가 같은 일을 하는 곳도 있는가 하면, 겉으로는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는 일이 다른 곳도 있어 각양각색입니다. 이걸 다 종합적으로 검토해봐야겠죠. 그 쪽은 규모도 작고 사람도 적으니 바쁠 게 없습니다.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잖아요. 동시에 일을 벌여서 뭐 득될 게 있겠습니까.”

ING 추가 투자는 미정

현재 국민은행의 1대 주주는 18%의 지분을 가진 골드만삭스다. 주택은행의 2대 주주는 지분 9.9%를 가진 ING다. 정부는 국민은행 지분 6.5%와 주택은행 지분 14.5%를 보유, 각각 2대 주주와 1대 주주로 올라 있다. 두 은행이 합병하면 합병비율에 따라 정부가 합병은행 지분 9.68%를 보유, 최대 주주가 된다.

그런데 주택은행이 ING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맺은 약정서에는 ING의 지분이 9.9% 이하로 떨어질 경우 전략적 제휴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90일 안에 원래 지분을 회복하도록 돼 있다. 주택은행이 국민은행과 합병하면 ING의 지분은 4%대로 떨어진다. 따라서 ING가 약정서대로 지분율을 계속 유지한다면, 다시 말해 합병은행에서도 9.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면 정부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 최대 주주가 된다.

김정태 행장을 인터뷰하던 날 아침, 한 경제신문은 주택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 ING가 정부 보유지분을 사들이기로 결정해 합병은행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정태 행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펄쩍 뛰었다.

“오보예요. 내가 신문사에 전화까지 했어요. 투자약정서에는 ING가 8∼9.9%의 지분률을 유지해야 전략적 제휴관계가 성립한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ING가 더 들어오느냐 마느냐는 그 사람들 마음이예요. 그들은 이제 막 검토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다 결정된 것처럼 보도했어요. ING도 우리도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만큼 이런 결정에 대해서는 공시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 보도를 믿고 주식을 샀다가 손해본 사람은 언론이 책임져야 해요.”

-ING가 추가로 투자할 경우 정부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까.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장내에서 그렇게 많은 물량을 사들이면 증시에 혼란이 올 것 아닙니까.

“지분은 장외에서 살 수도 있고, 주가가 올라서 골드만삭스가 내다판 지분을 사들일 수도 있고, 증자를 시켜주는 방법도 있어요. 정부는 팔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왜 정부 지분을 산다는 얘기가 나옵니까? 그건 정부한테 물어볼 일이예요.”

-정부가 민간은행 지분을 조속히 매각하겠다고 IMF를 비롯해 대내외에 천명하지 않았습니까.

“정부는 주택은행 주식을 주당 5000원에 샀는데, 4만원이 넘어가도 안 팔았어요. 무상증자도 하고 주식 배당도 했으니 실제 매입가는 5000원도 안 되죠. IMF 사태 난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누가 가진 지분을 사들이든 ING가 전략적 제휴를 계속하긴 하겠죠?

“계속할 수도 있고 깰 수도 있다는 게 지금 그 사람들 얘깁니다. 꼭 들어와야 된다는 법은 없는 거니까. 최종시한은 11월1일부터 3개월 후까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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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삼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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