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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과 기독교문화침투에서 살아남은 참아프리카인

서부아프리카 말리 반디아가라 계곡의 도곤족

이슬람과 기독교문화침투에서 살아남은 참아프리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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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과 기독교문화침투에서 살아남은 참아프리카인

조로 만든 막걸리, \'도곤 비어\'를 얻어 마셨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광활한 사막이 끝간데 없이 펼쳐진 불모의 평원에 난데없이 사선으로 그어진 칼자국처럼 계곡이 뻗어 있다. 먼 옛날 지각 함몰로 생긴 암벽 단층지대다. 이 고원 구릉지대에 뻗은 반디아가라(Bandiagara) 계곡은 동북에서 남서 방향으로 그 길이가 자그마치 100km가 넘는다.

이 사선의 계곡을 따라 옹기종기 도곤(Dogon)족이 모여 산다.

11세기에서 15세기에 걸쳐 이슬람 세력이 초승달칼을 휘두르며 사하라 사막 이남까지 휩쓸어 버릴 때 사헬(준사막) 지역의 거의 모든 종족이 고유 문화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반디아가라 계곡은 너무나 멀리 떨어진 오지여서, 너무나 척박한 땅이어서, 늘 극심한 가뭄지역인 덕택에 이슬람의 칼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날 이곳 도곤족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가장 잘 보존한 종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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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아가라 계곡 베니마또 마을의 아침(왼쪽).베니마또 마을의 추장

도곤족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전통과 문화를 소중히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무장한 게 아니라, 조상들이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아온 방식을 답습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도곤족은 계곡의 절벽 아래에서 마을을 이루며 살아가지만, 몇몇 마을은 절벽 위에 터전을 잡고 있다.

반디아가라 계곡 서남단 절벽 위에 앉아 있는 지기봄보(Djiguibombo) 마을에 첫발을 디디면, 뾰족뾰족한 초가 모양이 마치 조지 루커스의 영화 ‘별들의 전쟁’에나 나옴직한 괴상한 혹성을 연상시킨다.

그 옛날, 정복자 모슬렘들의 칼은 피했지만 그 후 말없이 스며 들어온 코란의 독경 소리는 살아 있다. 이 마을 한복판엔 흙으로 지은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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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마또 마을을 떠나 부르키나 파소로 향하는 길에서 소금 장수를 만났다(왼쪽). 지붕 위에서 자고 나면 간밤에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온 모래바람으로 입 속에 모래가 버석거린다.

그러나 도곤족의 가슴속엔 토속 신앙이 훨씬 깊이 박여 있다. 창조신 ‘암마’ 아래 풍요의 신 ‘논모’와 근친상간의 원죄를 안고 있는 불모의 신 ‘율그’는 세상사가 언제나 양과 음, 선과 악, 비와 가뭄으로 대립한다는 원리를 상징한다. 이러한 고유 신앙 앞에 코란은 맥을 못춘다.

모스크가 마을 복판에 자리잡았지만 어느 도곤 마을이나 실질적인 중심은 토구나(Togu-na)다. 토구나는 남자들의 회합장소로 여자는 한 발도 들여놓을 수 없다. 큰 동네엔 몇 군데가 있지만 작은 동네엔 하나뿐이다. 큰 마을인 지기봄보엔 세 개의 토구나가 있다.

나무기둥 혹은 흙반죽에 돌을 쌓아올린 기둥에 서까래를 얹고, 그 위에 조 수숫대를 두툼하게 몇 겹으로 쌓아 햇볕의 열기를 막는 단순한 그늘집이다. 동네 원로들이 이곳에 모여 앉아 섭씨 50。까지 치솟는 한낮의 열기를 피하기도 하고, 현안이 발생하면 이곳에서 끝없는 토론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

또 지기봄보 마을엔 도살장이 있어 소와 염소의 피를 아무데서나 뿌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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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돌담집은 월경하는 여인들의 수용소다(왼쪽). 베니마또 마을의 초가 용마루는 십자가로 마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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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조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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