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호

‘천원궁 박물관’ 그랜드 오프닝… “교육의 전당으로 자리매김”

[화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6일의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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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5-04-21 13: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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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연합 4월 13일 ‘천원궁 천일성전 입궁식’ 열어

    • 성소 개념…가정연합이 꿈꾸는 천일국의 모델

    • 국제국회의장회의 창립총회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선언

    • 저출생 시대, 90개국 5000쌍 가평에서 축복식 참여

    • 기후 위기·빈곤·부패에 맞선 글로벌 리더, 선학평화상 수상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가정연합)이 복합문화공간인 ‘천원궁(天苑宮) 박물관’을 성황리에 개관했다. 천원궁 박물관은 창시자 문선명·한학자 가정연합 총재의 철학과 활동을 기념하는 평화교육의 전당이다. 가정연합은 천원궁 박물관 개관을 기념하며 4월 10일부터 엿새 동안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가정연합은 4월 13일 경기 가평에서 천원궁 박물관의 그랜드 오프닝 개념인 ‘천원궁 천일성전 입궁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전 세계 36개국 의회 의장단, 폴라 화이트 미국 백악관 신앙사무소 수석고문,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 등 글로벌 정치 및 종교 지도자를 비롯해 가정연합 회원 등 5만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 총재는 “참사랑으로 인류 한 가족의 세계가 반드시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연합은 ‘하나님 아래 인류 한 가족(One Family under God)’ 실현을 목표로 하는 종교단체다. 

    장락산·청평호 수려한 경관서도 돋보이는 위용

    성소(聖所) 개념인 천원궁 박물관은 중앙집중형 돔 구조의 대형 석조 건축물이다. 장락산 자락이 청평호를 감싸안는 형세의 수려한 경관 중에서도 랜드마크로서의 위용이 돋보인다. 가정연합은 천원궁 박물관에 대해 “하늘부모님의 창조 이상이 실현되는 천일국(천주평화통일국)의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종교적 표현인 천일국은 가정연합이 꿈꾸는 이상세계를 말한다.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천원궁 박물관 전경.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천원궁 박물관 전경.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천원궁 박물관은 대지 약 5만6200㎡(1만7000여 평)에 연면적 약 9만400㎡(약 2만7400평) 규모로 지상 4층, 지하 4층 건물로 건축됐다. ‘평화 세계를 상징하는 유일무이한 건축물’이 설계 콘셉트로, 르네상스 건축양식을 재해석한 돔 구조의 장방형 건물이다. 지하에서 돔 첨탑까지 높이는 65m이며 전면 폭은 108m, 길이는 236m에 이른다. 본관·광장·미술관동 등 3개 동으로 이뤄졌으며,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본관·광장동의 2개 타원이 겹치며 이어진다. 설계를 맡은 미국 PDI디자인 그룹은 서울 레지던스 한남 더힐, 삼성동 아이파크, 부산 벡스코 등을 설계한 세계적 업체다. 

    문선명·한학자 총재는 1960년대 말부터 청평호 주변에 교육과 영적 수련, 복지와 레저, 문화와 관광 등을 목적으로 하는 복합단지를 조성해 왔다. 이에 가정연합은 인종과 국경, 문화, 언어를 초월해 세계인이 함께하는 인류 공동체의 모델을 구현하고자 이 지역을 개발했다. 



    연장선상에서 2016년 7월부터 천원궁 박물관 건립을 본격화했다. 2013년 한 총재가 ‘청평성지’를 ‘HJ천원’으로 새롭게 명명한 지 3년여 만이다. 가정연합에 따르면 HJ는 효정(孝情)의 약자로 ‘하나님에 대한 참부모의 노정, 효의 심정’을 의미한다. 천원(天苑)은 하늘동산이라는 뜻으로, “효정이 살아 숨 쉬는 하늘동산을 이루겠다”라는 가정연합의 염원이 담긴 표현이다. 이청우 천무원 선교정책처장은 “천원궁 박물관은 천일국의 중앙청이자 교육의 전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국회의장들과 평화·번영 구축 다짐”

    4월 13일 경기 가평군에서 열린 ‘천원궁 천일성전 입궁식’에 폴라 화이트 미국 백악관 신앙사무소 수석고문과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각각 맨 앞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네 번째)이 참석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4월 13일 경기 가평군에서 열린 ‘천원궁 천일성전 입궁식’에 폴라 화이트 미국 백악관 신앙사무소 수석고문과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각각 맨 앞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네 번째)이 참석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가정연합은 천원궁 박물관 개관을 기념해 4월 10~15일 경기 가평 효정천원(孝情天苑) 성지, 서울 여의도 국회,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국제국회의장회의(ISC) 창립총회 △제6회 선학평화상 시상식 △월드 서밋(World Summit) 2025 △천주성혼 65주년 기념식 △2025 효정 천주축복식(국제합동축복결혼식) 등 35개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36개국 국회의장단 등 세계 정상급 정치 및 종교 지도자가 참석했다. 

    ISC 준비위원회는 4월 11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36개국 국회의장단 39명, 주한 외교사절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ISC(Inter-Parliamentary Speaker’s Conference)’ 창립총회를 열었다. 결의안 이행과 회원국 간 협력을 촉진할 사무국은 한국에 설립됐다.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하면서 의회와 의회 외교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에서 글로벌 국회의장 협의체가 출범하고,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를 선언해 의미를 더한다.

    ISC는 초국가·초종교·초인종의 다자주의 정신에 입각해 ‘평화와 관용의 증진’ ‘기후 위기 대응’ ‘지속 가능한 발전’ 등 의회 외교를 통한 국가 간 이해와 협력, 평화 증진을 결의하며 출범했다. ISC 회원국 대표들은 총회에서 ‘2025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은 △국회의장 간 협력 강화 △평화 증진 노력 △공동 번영 실현 △포용적 발전 증진 △글로벌 도전 과제 대응 △한반도 평화 정착 등 6개 항으로 이뤄졌다. 

    ISC 회원국 대표들은 선언문에서 “창립 회의 주제인 ‘글로벌 연대 조성: 국회의장 간 대화를 통한 평화 증진과 공동 번영 실현’을 목표로 글로벌 연대를 강화하고 포용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 의회 간 대화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전 세계 국회의장들과 협력해 평화롭고 번영하는 미래를 함께 구축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한반도 평화가 세계 평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라는 인식에 동의하며, 남북한 관계 개선을 지원하는 국제연대 활동에 적극 참여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 속에서 유엔이 창설된 지 80년이 되는 해다. 광복·분단 80주년이기도 하다. ISC는 “ISC 주요 초점은 한반도 평화·안정 증진”이라며 “역사적 기회와 책임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역내 안정과 평화통일 여건을 조성할 혁신적인 외교 채널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SC는 향후 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동 프로젝트, 연구, 정책 협력 등을 통해 해법을 모색할 방침이다. 1889년 설립된 국제의회연맹(IPU), 서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 중미·멕시코·카리브 국회의장포럼(FOPREL) 등 글로벌 협의체와 협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출범 이튿날 진행된 세션에서는 ‘인구 변화와 지속 가능한 미래,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방안’, ‘글로벌 위기와 국제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의회 외교 차원의 접근법을 논의했다.

    동시에 4월 12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는 축복식이 열렸다. 축복식은 한학자 총재가 주관한 성수 의식과 성혼문답, 성혼선포, 축도, 축하공연 등 순으로 진행됐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캐나다, 브라질, 태국, 필리핀 등 세계 90개국 5000쌍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축복식에는 청소년기에 순결 서약과 축복 준비를 하는 성결식이 포함됐다.

    행사장은 신랑·신부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가족, 친지, 가정연합 회원 등 3만 명으로 가득 찼다. 청심평화월드센터는 2만5000명을 수용하는 국내 최대 실내 복합문화시설이다.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한 이들은 곳곳에 설치된 모니터 및 휴대전화를 통해 축복식과 앞서 진행된 총재 성혼 65주년 기념식 중계를 지켜봤다. 

    축복식은 ‘가정의 가치’를 중시하는 가정연합의 행사 가운데서도 핵심이다. 가정연합은 국가와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정에 평화가 깃들 때 사회와 국가, 세계 평화도 성취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1961년 36쌍으로 시작해 매년 규모를 키워가며 축복식을 진행해 오고 있다. 

    가정연합은 “국가 소멸 위기까지 언급되는 심각한 저출생 시대에 가정의 가치를 지키고 강조하는 노력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배우자를 교회에서 임의로 정한다. 무작위로 정한다” 등의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교회 내 담당자와 부모가 우선 상의하고 자녀에게 소개해 원할 경우 교제를 거쳐 결혼 여부를 결정한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의 저출생이 장기화하면서 축복식이 가지는 의미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5명이다. 2015년(1.24명)을 정점으로 2023년(0.72명)까지 내리 8년을 감소한 뒤 2024년 반등했다. 0.6명대로의 추락은 피했지만 국제 기준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출산율이 1.0명을 밑도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심각한 저출생을 겪는 일본도 1.26명이다.

    반기문 “헌신적 삶과 세계시민의 정신에 경의”

    4월 11일 열린 제6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와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굿럭 조너선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 사무엘 하데메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지자, 한학자 총재, 완지라 마타이 세계자원연구소 아프리카 총괄 디렉터, 휴 에반스 글로벌시티즌 대표, 패트릭 아우아 아시시대 설립자 겸 총장.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4월 11일 열린 제6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와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굿럭 조너선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 사무엘 하데메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지자, 한학자 총재, 완지라 마타이 세계자원연구소 아프리카 총괄 디렉터, 휴 에반스 글로벌시티즌 대표, 패트릭 아우아 아시시대 설립자 겸 총장.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선학평화상위원회(공동위원장, 호세 마누엘 바로소 전 유럽위원회 집행위원장· 토머스 월시 HJ 국제 평화대학원 총장)는 4월 11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국내외 정상급 지도자 등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을 열었다. 선학평화상은 평화 단일 분야에 대해 격년으로 진행된다. 평화를 위한 혁신을 주제로 열린 이번 시상식은 글로벌 위기와 도전에 창의적으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한 리더들의 업적을 기렸다. 

    올해 수상자로는 완지라 마타이(케냐·세계자원연구소 아프리카 총괄 디렉터), 휴 에반스(호주·글로벌시티즌 대표), 패트릭 아우아(가나·아시시대 설립자 겸 총장) 등 3명이 공동 선정됐다.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20만 달러와 메달, 상패가 각각 수여됐다.

    마타이 총괄 디렉터는 아프리카에서 1억 헥타르의 토지를 복원하고 있으며, 그린벨트운동을 통해 51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는 등 환경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 에반스 대표는 글로벌 시민운동 글로벌시티즌을 통해 490억 달러 이상의 재정 지원을 이끌어내 13억 명의 삶을 변화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아우아 총장은 윤리적 가치와 첨단기술 교육을 결합한 혁신적 커리큘럼으로 아프리카의 빈곤과 부패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인재들을 양성한 공로가 높이 평가됐다. 

    글로벌 리더들은 수상자들의 공로를 높게 평가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축사를 통해 “수상자들의 헌신적 삶과 세계시민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며 “지난 10년간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조명하고 국제적 연대로 이어준 설립자 한학자 총재의 높은 식견과 통찰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마키 살 전 세네갈 대통령 역시 “전쟁과 다양한 형태의 폭력, 기후 위기와 끊임없는 불평등으로 지쳐가는 이 세계에서 평화와 인류애의 이상을 추구하는 것은 믿음과 선의, 용기와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라며 “이들을 기리는 것은 상징적 의미를 넘어선 도덕적 의무”라고 축사했다. 

    바로소 선학평화상위원장은 “수상자들은 세계가 직면한 빈곤, 불평등, 기후변화와 같은 복합적이고 시급한 문제에 혁신적인 해답을 제시해 왔다”며 “이들의 업적은 희망과 연대의 힘을 증명하며, 공존과 공동 번영을 향한 선학평화상의 비전을 새롭게 조명한다”고 밝혔다. 



    최진렬 기자

    최진렬 기자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주간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재미없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1인분의 몫을 하는 사람이 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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