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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읽는 첨단기술 최적 편의성으로 인기몰이

스마트폰의 페라리 삼성전자 갤럭시S3

마음까지 읽는 첨단기술 최적 편의성으로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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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읽는 첨단기술 최적 편의성으로 인기몰이
소비자 배려에 고객 감동

윤공석 한국소비자포럼 브랜드 전략본부장은 “갤럭시S3 열풍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 사망으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이 적중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취약했던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해소하고 스펙을 강화해 하드웨어가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회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덤으로 얹어 애플의 기존 사용자들까지 매료시켰다”고 평가했다. 윤 본부장은 “최근 들어 아이폰 사용자가 갤럭시S3를 비롯한 갤럭시S 시리즈로 갈아타는 현상이 뚜렷해진 것도 그 때문”이라며 “하드웨어 기반이 약한 애플이 소프트웨어에만 치중하는 것은 소비자의 만족도를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 소비자평가단의 정지은(22·성균관대 경제학과 3학년) 씨는 “아이폰은 모든 사용 기능이 폐쇄적인 데 반해 갤럭시S 시리즈는 개방적”이라며 “심플한 디자인만 강조하고 사용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는 아이폰과는 달리 갤럭시S3는 사용자가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또 “아이폰은 전화번호를 찾기도 힘들고, 음악파일을 다운로드하는 일도 간단치 않다. 배경을 자유롭게 꾸밀 수도 없다”며 “사용자를 적극 배려한 갤럭시S3가 아이폰을 따라잡은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평가단 김우현(24·서울시립대 경영학부 4학년) 씨는 “갤럭시S 시리즈는 그동안 소프트웨어가 취약해 사용 도중 끊어지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는데 갤럭시S3는 그런 단점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갤럭시S3의 강점은 무엇보다 하드웨어의 힘에 있다”며 “한층 강화된 소프트웨어와 뛰어난 스펙이 최상의 기술력이 집약된 하드웨어와 어우러져 소비자를 감동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갤럭시S3 열풍을 견인한 주역으로 개발 기간 내내 철통보안을 유지한 갤럭시S3 개발자들을 첫손에 꼽았다. 구미사업장과 수원사업장에서 주로 진행된 갤럭시S3 개발에는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를 출시하기 전 디자인과 성능에 대한 정보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로 하여금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하는 ‘007 작전’을 수행하게 했다. ‘제품 보안 유지’는 신종균 사장이 직접 내린 특명이었다. 이에 따라 개발진은 개발이 진행되는 내내 지인은 물론 가족까지 속이는 등 온갖 고초를 감내했다.

최근 개발진이 ‘집에는 일거리를 가져가지 마라. 절대’라는 제목으로 글로벌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에 올린 글에는 보안을 위해 고군분투한 그들의 노고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갤럭시S와 갤럭시S2에 이어 갤럭시S3 개발에도 참여한 이병준 기구개발 수석은 “개발 과정은 그야말로 전쟁이나 다름없었다. 날마다 인터넷으로 갤럭시S3 기사를 찾아보는 아들에게조차 아무 말도 해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생인 아들이 내가 갤럭시S, S2 개발에 참여한 사실을 알고 있다. 하루는 ‘아빠, 갤럭시S3도 만들어?’ 하고 묻기에 시치미를 떼고 모르는 척했다. (아들을 속이려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진영두 기구개발 책임은 “가족과 친구들에게서 갤럭시S3에 관한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며 “입 열면 회사에서 잘린다고 통사정을 했다”고 고백했다.



회사 밖에서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갤럭시S3에 관한 정보는 1급 비밀이었다. 개발자들은 갤럭시S3의 전체 윤곽을 모른 채 각자 맡은 부분의 업무만 처리했다. 개발 작업이 진행 중인 연구실에는 보안카드 확인, 지문인식 등을 거쳐야만 접근할 수 있었다. 갤럭시S3를 연구실 밖으로 갖고 나갈 때마다 보안박스에 담아 나르는 것은 기본이고, 협력사에 제품을 전달할 때도 전문배송업체의 손을 빌리지 않고 개발자들이 직접 운반했다. 디자인 유출을 막기 위해서였다.

가족도 속이고, 제품도 직접 날라

윤우선 하드웨어 개발 수석은 “보안을 유지하며 시제품 테스트를 반복하느라 시간 압박에 시달렸고 급할 때는 헬리콥터로 움직였다”며 “제품을 운반할 때마다 스트레스가 엄청났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또 “디자인 보안을 위해 갤럭시S3를 각기 다른 3가지 버전으로 만들었는데도 디자인이 유출될까봐 걱정을 떨칠 수 없었다”며 “마지막까지 보안이 유지돼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개발자들은 이동통신사 망 연동 과정에서 디자인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명 ‘도시락폰’을 사용하기도 했다. 신제품 망 연동 시험은 통상 한 달이 걸려 디자인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도시락폰은 디자인 보안을 목적으로 기존 모델 외형이나 사각형 상자로 제작한 휴대전화다. 5월 초 진품이 공개되기 전에 유출된 갤럭시S3 사진 대부분은 가짜 디자인으로 꾸민 도시락폰이었다.

부서마다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개발에 몰두해 부서 간의 의견 충돌도 빈번했다. 한쪽을 개선하면 다른 부분의 품질 저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금속을 사용하면 내구성이 강해지지만 가벼운 휴대전화를 원하는 소비자의 성향도 무시할 수 없는 일. 갤럭시S3 개발에 참여한 한 엔지니어는 “다행히 세라믹을 혼합하고 압출 및 성형 과정에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금속 느낌을 주면서도 가볍고 튼튼한 소재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철통보안 속에서 개발된 갤럭시S3는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지 한 달여 만에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 짝퉁 제품의 등장으로 한때 위기를 맞았다. 중국의 짝퉁 휴대전화 전문제조업체로 알려진 HDC에서 갤럭시S3와 겉모양이 같은 ‘HDC 갤럭시S3 i9300’이라는 모방제품을 내놓은 것. 일각에서는 이 짝퉁 제품이 갤럭시S3 판매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폰 소비자는 브랜드와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에 짝퉁 제품에 대한 동요가 크지 않다”면서도 “디자인 도용은 상거래 질서를 해치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비윤리적 불법 행위인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동아 2012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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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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