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0만 원짜리 BMW 320d(Mod-ern)를 판매사원 수당에 ‘손대지’ 않고 4000만 원에 판매한 적도 있다. 보통 차 1대를 팔면 차 값의 10%를 받는데, 이 중 5%가 영업사원 수당이다. 5%는 딜러사가 가져간다.”
“딜러는 5%를 포기하고 싸게 팔아도 된다. ‘싸게 판다’고 소문이 나 차를 많이 팔면 별도의 ‘프로모션 수당’을 받는다. 이런 판매 시스템에서는 소비자가 공식 가격에 수입차를 사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런 분위기가 가열되고 있다. 과도한 실적 경쟁이 초래한 ‘고무줄 가격’ 때문에 우리도 고객들에게 괜한 오해를 받는다. 자칫 시장질서가 흐트러질 수 있는데, 이는 제살 깎아 먹기다.”
실제 인터넷에는 특정 브랜드 수입차를 살 경우 수백만 원을 할인 받아야 적정 가격이라는 둥 ‘고수’들의 가격 깎기 비법이 올라와 있다.

수입차 판매량이 늘면서 브랜드별 할인 경쟁도 치열해졌다. 수입차 전시장이 모여 있는 서울 신사동 .
기자가 8월 8, 9일 서울 강남과 용산의 수입차 전시장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보니 할부나 리스를 통해 구매할 경우 이자 일부를 미리 깎아주는 등 할인을 약속하는 딜러가 많았다. 공식 가격에서 8~10% 할인해주겠다는 제의도 있었다. 자체 금융회사를 보유한 대형 수입차업체일수록 할부 구입을 강조했다.
수입차를 살 때 기준은 국산차와 다르지 않다. 자동차의 용도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차종을 고르고, 가격과 성능, 연비 등 기본 조건을 확인하면 된다. 그러나 애프터서비스(AS) 문제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사실 수입차의 ‘고무줄 가격’보다 심각한 건 사후관리 문제다. 수입차 개방 이후 지금까지 문제로 지적돼온 수입차의 아킬레스건이다. 특히 부족한 서비스센터, 비싼 부품 가격, 기준을 알 수 없는 공임과 작업시간은 수입차 고객들의 주요 불만거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2년 6월 기준 수입차별 AS센터는 △BMW(37개) △메르세데스벤츠(27개) △크라이슬러(25개) △렉서스(21개) △포드, 아우디(각 19개) 순. 미쯔비시는 지난해 11개 센터를 운영했지만 현재는 2곳만 남았다. 각 사 등록 차량 대수(BMW 12만 대, 벤츠 10만 대, 폴크스바겐·도요타가 약 5만 대)를 고려하면 수입차 정비센터 1곳당 3000대가 넘는다. 한국소비자원이 수입차 브랜드 7개를 조사한 결과 정비센터 1곳당 서비스해야 할 차량 수는 메르세데스-벤츠(3672대), BMW(3306대), 폴크스바겐(2677대), 혼다(2625대) 순이었다. 국산차의 경우 정비센터 1곳당 550대 정도. 정비센터 하나당 수리 대기 차량은 300대에서 400대 정도가 적절하지만 서비스센터와 전문 정비사 부족으로 밀려드는 차량을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AS센터는 오히려 줄었고 영업장은 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5월까지 전체 수입차량 전시장은 19곳 늘었지만(전체 275곳) AS센터는 5곳 줄었다. 영업점은 늘고 정비소는 준 것이다. AS센터가 위치한 곳도 대부분 수도권(서울 91곳, 경기 54곳)과 부산(27곳)에 집중돼 있어 지방 거주자는 AS센터가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서비스센터가 부족하다보니 간단한 수리에도 입고 후 대기·정비시간이 길어지기 마련. 전직 수입차 딜러의 설명이다.
“에어백을 고치는 데 한 달이 넘게 걸린 적도 있다. 모든 부품 재고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현지에서 하나하나 가져오다보니 수리에 오랜 시일이 걸린다. 고객이 불만을 터뜨리면 비공식 정비소에서 수리를 받으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서울 용산의 한 수입차 딜러는 “고객이 급하게 수리를 요구하거나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비 견적이 과도하게 나올 경우를 대비해 딜러는 고객 추천 정비소 한두 곳은 알고 있어야 한다”며 “저렴한 가격에 입고 3일 이내로 수리가 가능해 굳이 지정 서비스센터를 찾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