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꽁꽁 얼어붙은 회색 빌딩 사이로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걸어온다. 그녀만큼 붉은색이 잘 어울리는 여배우가 또 있을까. 주위 공기까지 생기발랄하게 만들 정도로 화사하다. 일견 농염한 매력의 소유자(영화 ‘생활의 발견’)이지만 뒤돌아보면 아이 같은 천진함(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을 지닌 배우.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작품 ‘달빛 길어 올리기’를 통해 칸에 도전하고 싶다는 그녀를 만났다.
-임권택 감독과는 첫 만남일 텐데….
“이번 인터뷰 직전(1월12일)에 확정됐어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기뻐서 눈물까지 흘렸다니까요. 한때 ‘독특한 역할 전문배우’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내 생애 최고의 역을 맡은 것 같아 흥분을 감추기 어렵네요.”
-올해 ‘일복’이 있으세요. MBC 시트콤에도 출연하신다면서요.
“네. ‘지붕 뚫고 하이킥’ 후속작으로 3월부터 촬영할 예정이에요. 2006년 KBS 시트콤 ‘올드 미스 다이어리’를 통해 대중성을 갖게 됐기에 이렇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아요.”
-직업배우로서 성취하고 싶은 게 있다면….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웃음). 사실 오랫동안 개런티 낮은 예술영화를 해왔잖아요. 그런데 어느새 제가 배고픈 후배들을 챙겨야 하는 위치가 됐더군요. 제 욕심껏 밥과 술을 사고 싶은데…(웃음).”
-만일 ‘칸 레드카펫’과 ‘10억 받기’ 가운데 하나를 고른다면….
“당연히 칸이죠. 영화와 예술에 대한 열정은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원동력이니까요. 그리고 다른 배우들이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할 때 저는 프랑스 진출을 준비할 정도였어요.”
장소협찬· 에르메스 갤러리 (서울 강남구 청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