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천 뒷돈 제공 혐의를받고 있는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
궁금해하는 유권자와 그 유권자에게 오히려 질문을 던지는 안철수 사이의 팽팽한 긴장은 쉽게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별로 없다.
안 원장 앞에는 두 개의 선택지가 놓여 있다. 출마 또는 불출마. 출마한다면 다시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①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한 후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출마 ②신당 창당 후 독자 출마 ③무소속 후보로 출마가 그것이다. 불출마를 하더라도 다시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④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양보하는 방식으로 불출마 ⑤공식 출마 선언을 끝까지 하지 않는 불출마가 그것이다. 결국 5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현재로서는 ①‘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한 후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출마’하는 시나리오대로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②‘신당 창당 후 독자 출마’ 시나리오도 여전히 점쳐지지만 신당 창당은 이미 때를 놓쳤다. 신당을 창당하려고 했다면 지난 4월 총선 전에 했어야 한다. 당시 창당을 하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 출마를 시켰다면 적지 않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이긴 하지만 그렇게 되었다면 안철수 원장의 정치권 연착륙은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지금은 창당을 해야 할 동기가 별로 없다. 이제 와서 창당을 한다면 뒷북을 친다는 비난과 더불어 안철수 원장을 대통령으로 출마시키려고 급조한 정당, 안철수의 사당(私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혹평에 시달려야 할 것이다. 국민은 또 다른 김대중이나 김영삼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더욱이 진보세력은 문국현의 참담한 실패를 이미 목격한 바 있다.
③‘무소속 후보로 출마’ 시나리오는 일반 정치인이라면 당선 가능성이 무척 낮은 방법이다. 하지만 안철수라면 선택해볼 만한 대안이긴 하다. 헌정 사상 최초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벌어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마도 기존 보수와 진보 구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양강 구도에 대지진이 일어날 것이다. 보수와 진보가 동시다발적으로 대개편 과정에 돌입하는 것을 전제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깨어 있는 국회의원들을 흡수해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당을 창당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대선 공약으로 내건다면? 유권자는 의외로 안철수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 매력적이고 극적인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잘못하면 수많은 무소속 후보 속에 묻혀버릴 위험이 있다.
“날 원하십니까?”

7월 27일 열린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경선 합동연설회.
결국 ①‘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한 후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출마’ 시나리오와 ③‘무소속 후보로 출마’ 시나리오가 안철수의 머릿속에서 경합할 것 같다. 현재까지의 정치상황으로는 전자의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미래의 불투명한 정당 지지 기반보다는 현재의 확고한 정당 지지 기반이 그에게는 절실하기 때문이다.
만약 일이 이렇게 흘러간다면, 안철수 원장에게 대권 도전의 길을 내주고 비켜날 민주통합당 후보는 누굴까? 아니, 도대체 누구여야 안 원장과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현재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는 5명. 이 가운데 누구냐에 따라 안철수 원장은 날개를 단 격이 될 수도 있고 혹을 붙인 격이 될 수도 있다. 이미 민주통합당 내부 그리고 지지세력 사이에서는 이 문제가 화두이고 경선 과정에 벌써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손학규 후보의 추격이 매서운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안철수 원장의 장점은 ①자수성가한 벤처 사업가다 ②도덕적으로 깨끗하다 ③겸손하고 부드럽다 ④사회적 기여도가 높다 ⑤기성 정치권과 차별화된다 ⑥진보에서 중도까지 지지층이 넓다 ⑦모든 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⑧청년층 지지도가 높다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반면에 ①국정 경험이 없다 ②정치 경험이 없다 ③정당 기반이 없다 ④권력의지가 부족하다 ⑤우유부단해 보인다 ⑥문제점만 지적한다 ⑦검증된 것이 별로 없다는 등의 단점도 지적된다. 안 원장의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단점은 보완해줄 수 있는 민주통합당 내 후보는 과연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