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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 전 대통령 올해 3월에도 육사생도 ‘사열’했다”

“全 전 대통령 올해 3월에도 육사생도 ‘사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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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 전 대통령 올해 3월에도 육사생도 ‘사열’했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반란죄 등으로 1996년 1심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199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및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받았다. 그해 12월 국민화합 등의 명분으로 사면 복권됐다.

6월 육사발전기금 200억 원 달성 기념행사 때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을 비롯한 5공 핵심인사들은 어떻게 참석한 것일까? 육사의 공식 해명은 이렇다.

“기타의 인사는 전 전 대통령 측에서 화랑의식 참관은 공개적인 것이기에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참석을 희망해 참석하게 됐다.”

‘신동아’가 한 참석자가 행사 현장에서 촬영한 좌석 배치도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6월 행사에 ‘자격 없이’ 참석한 5공 인사는 9명이다. 9명 중 육사 출신은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 고명승 성우회장(전 3군 사령관),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 이학봉 전 의원 넷이다. 육사발전기금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발전기금 기탁자 명단을 확인해본 결과 이들은 육사발전기금 200억 원 달성 기념행사의 초청 대상이던 500만 원 이상 개인 출연자가 아니다. 이들이 개인 명의로 육사발전기금에 기탁한 돈은 한푼도 없다. 9명은 화랑연병장 공개 행사에만 참석한 것일까?

전 전 대통령과 이들은 만찬에도 주빈(主賓) 자격으로 참석했다. 화랑연병장에서 이뤄진 기념식은 물론이고 만찬장 좌석 배치도에 이들이 앉을 위치가 지정됐다. 신동아가 입수한 ‘육사발전기금 행사 진행 순서’ 문건에 따르면 육사회관에서 열린 만찬은 오후 5시에 시작해 7시30분에 마무리됐다.



주객이 전도된 행사

좌석 배치도에 따르면 헤드테이블의 상석에 전 전 대통령이 앉았다. 박 교장은 전 전 대통령 맞은편에 자리 잡았다. 육사발전기금을 내지 않은 이원홍 전 문화공보부 장관, 이상희 전 내무부 장관, 고명승 성우회장,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도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헤드테이블 앞 왼쪽 첫 번째 테이블에 오일랑 전 보안사령부 기획조정실장, 이학봉 전 의원, 장세동 전 안기부장, 민정기 전 대통령공보비서관, 서정희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이 앉았다. 앞서의 문건에 따르면 행사는 VIP인 전 전 대통령 중심으로 이뤄졌다.

전 전 대통령은 육사발전기금 200억 원 달성 기념행사의 주인공이었다. 전 전 대통령은 “축배를 한잔 해야겠습니다. 여러분 건강과 소원 성취를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는 7시 30분 ‘VIP 별도 환송 후 도열 악수’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화랑연병장에서 거행한 기념식의 주요 참석자 중엔 서울고 총동창회에서 온 5명도 있었다. 서울고는 6·25전쟁이 발발하자 재학생 10명 중 4명꼴인 453명이 전쟁터로 달려 나간 학교다. 1965년 베트남 파병을 앞두고 부하가 실수로 떨어뜨린 수류탄에 자신의 몸을 던져 부하들을 구하고 숨진 고(故) 강재구 소령의 모교다. 서울고는 2010년 교내에 참전기념비를 세웠다. 육사에 발전기금도 냈다. 서울고 출신 인사들은 5공 인사 10명과 다르게 만찬에 참여하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면서 반란의 수괴로 처벌받은 양가(兩價)적 존재다. 대통령 취임식 때 초청받으며 전직 자격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현직을 만나기도 한다. 또한 전 전 대통령은 실정법상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의 대상이다. 그렇더라도 육사가 발전기금 200억원 달성을 축하하는 행사를 이런 식으로 진행해야 했을까?

육사 “생도가 경례한 건 의전”

이와 관련해 육사 측은 “사열이 아니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또는 환영 정도의 공식 의전행사로 보는 것이 맞다”고 해명했다.

육사 측은 “생도관을 둘러본 것은 순시가 아니라 견학 차원이며, 전 전 대통령뿐 아니라 외부 인사가 생활관을 둘러보는 행사가 1년에 20여 차례 치러진다”고 밝혔다.

또 육사 관계자는 “육사 장성들이 전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한 것은 전 전 대통령 초청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육사발전기금 200억 원 달성 기념 만찬 행사 때 발전기금을 내지 않은 인사들이 참석한 것도 전 전 대통령 측의 요청 때문이고 꼬리곰탕을 먹는 정도의 간단한 행사였다”고 해명했다.

신동아 2012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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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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