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월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뉴스1]
검찰은 법원이 구속기한 연장을 불허한 지 4시간 만인 25일 새벽 다시 구속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법원은 같은 이유로 검찰의 신청을 또다시 불허했다. 법원이 두 차례 구속영장 기한 연장을 불허함에 따라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대면 조사없이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검찰이 기소한 12.3 비상계엄 주요 관련자 공소장에 윤 대통령 이름이 자주 등장했다는 점에서 검찰이 윤 대통령에 대한 공소장을 작성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된다. 일례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141번 등장하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의 공소장에도 윤 대통령이 89번 등장한다.
검찰이 윤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는 하지 못했지만 12.3 비상계엄 당시 주요 관련자 진술은 이미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당사자인 윤 대통령의 직접 진술이 아닌 주요 관련자 진술 등을 근거로 기소해야 하는 검찰은 공소 유지에 대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만약 재판 과정에 검찰 등에서 계엄 주요 관련자들이 행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이 소를 제기한 검찰에 돌아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1월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언급한 계엄 당시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인원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이 “요원(계엄군)을 빼내라고 한 것을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의원으로 둔갑시킨 것 아니냐”고 문제제기하자, 증언에 나선 김용현 전 장관은 ‘국회 직원과 계엄군(요원들) 충돌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장병들을 국회에서 빼내라고 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검찰이 윤 대통령을 기소한 후 헌재 4차 변론 때처럼 수사 과정에 나온 계엄 관련자 진술이 재판 진행 과정에서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윤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없이 검찰이 윤 대통령을 기소할 경우 공소 유지에 적잖은 부담을 떠안게 될 공산이 크다.
윤 대통령의 구속기한 만료를 하루 앞둔 26일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기소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했다. 검찰이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하면 윤 대통령은 최장 6개월동안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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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심판 4대 핵심 쟁점 대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