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이 큰소리치는 사회
30년간 쌓은 행정·정치력으로 되돌려 놓겠다
진짜 개헌 대통령으로 국민 통합 이루겠다
대한민국 과거를 ‘가짜’로 몰아가는 李 역사관 위험
‘인천형 정책’ 행정력으로 민생 확실히 책임지겠다
尹 보내고, 明 완전 퇴출시킬 ‘윤보명퇴’ 힘 모아야

유정복 인천시장이 4월 9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인천시청
유정복(68) 인천시장은 4월 9일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진짜 개헌 대통령’을 표방했다. 그는 “1987년 대통령직선제 개헌으로 현행 헌법 체제가 구축된 이후 모든 대통령의 끝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람의 문제일 수 있지만 제도의 문제도 크다”며 “이 전 대표가 말하는 개헌은 분출하는 여야 정치권의 개헌 목소리를 막지 못하자 개헌 전선을 이완시켜 대통령에 당선되려는 ‘교란 전략’을 쓰는 것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4월 15일 유 시장과의 ‘신동아’ 서면 인터뷰는 개헌 얘기로 시작했다.
여권 대선 후보들이 출마 선언을 하며 잇따라 개헌을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이란 불행한 사태를 맞은 지금이 개헌을 논의하기에 적기라고 본다.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됐다. 국민이 먼저 어느 때보다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나. 이 시기를 놓치면 개헌을 다시 꺼낼 수 있을까. 내 생각엔 어렵다고 본다. 나는 이 역사적 사명을 완수하는 ‘진짜 개헌 대통령’이 되겠다.”
‘진짜 대통령’은 이재명 전 대표의 출마 선언에서도 나온 거 같다 이 전 대표는 “진짜 대한민국의 진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의 말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성과를 부정하고 호국 영령들을 모욕하는 망발이다. 그럼 그동안 대한민국의 과거는 모두 가짜였다는 건가. 자랑스러운 과거를 가짜로 몰아가는 것은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라 치는 저열한 정치다. 이런 역사관과 국가관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호국 영령들이 땅을 치고 통탄할 일이 될 것이다.”
맥아더 장군 동상 앞에서 출마 선언한 이유
4월 9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곳이 인천 자유공원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동상 앞이었다. 출마 장소를 이곳으로 택한 이유가 뭔가.“맥아더 장군은 1950년 공산화 직전의 대한민국을 기적적으로 되살린 인물이 아닌가. 맥아더 장군의 비장한 마음가짐처럼 나 또한 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 자유와 보수의 가치를 재건하겠다는 각오로 대권에 도전하는 것임을 국민들께 알리고 싶었다.”
맥아더 장군의 활약으로 남한은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
“물론이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도 공과는 있었지만 대한민국 번영을 이끌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탁월한 국제 정세 안목으로 한·미동맹을 구축한 점과 대한민국 존립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은 새마을운동과 한강의 기적으로 세운 근대화와 산업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극복과 정보화,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권위주의 청산과 지방분권에 공을 세웠다.”
유 시장은 인천 출생으로 1979년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1994년 관선 김포군수로 지자체장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김포군수에 출마해 당선했고, 1998년 김포군이 시로 승격된 뒤 4년간 김포시장직을 맡았다. 이후 김포에서만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4년 인천시장에 당선했고, 2022년 인천시장에 재선했다. 대한민국 공직을 두루 경험한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공직 생활을 시작한 지 30년이 된 해에 대선에 도전하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나는 정치인으로서, 행정가로서 평생을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면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국민들이 자유를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니 말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잘사는 나라가 되는 게 마땅함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성취가 위협받을까 걱정한다. 국민이 당당하게 누려야 할 자유를 위협받는 상황을 정상적이라고 하겠나. 열심히 일하지 않는 이들이 큰소리치는 사회가 국가 존재 의의에 부합하겠나. 지난 30년간 압축한 행정력과 정치력, 연륜을 동원해 이러한 비정상을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려 놓겠다.”
이 대목에서 유 시장은 “지금 대한민국은 어느 때보다 위기에 처해 있다. 절박한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며 국가 소멸을 경고한다. 이러한 경고 속에서 극심한 이념 갈등, 지역 갈등에 세대 갈등과 젠더 갈등은 국가의 동력을 갉아먹는다. 정치가 좌우로 분열되고, 국민 반목을 조장하는 지금의 대한민국 상태로는 미래가 없다.”
3조 빚더미 인천을 재정건전도시로…‘인천형 정책’ 전국 확장
우리나라가 당면한 과제 가운데 시급한 것이 뭐라고 보나.“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 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국가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리더십과 실용의 국정 운영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치적 야욕으로 통합의 길을 가로막는 것이 있다면 과감히 배척하겠다. 지난 수개월 동안 우리 사회는 내전에 가까운 정치적 대립을 겪었다. 국민을 보호하고 민생을 보살피기는커녕 국민 뒤로 숨고 진영의 대립만 부추겼다. 우리 정치부터 변해야 한다. 물론 국민을 대통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안다. 하지만 실패가 두렵다고 도전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닌가. ”
재선 인천시장으로서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무엇이었나.
“인천시장으로 7년 넘게 재임하는 동안 고질적인 인천시 부채 3조7000억 원을 행정력으로 해결했다. 인천 지역내총생산(GRDP)은 117조 원을 기록하며 서울에 이어 경제 규모 2위 도시로 올라섰다. 전국 평균 경제성장률이 1.4%에 허덕일 때 4.8%라는 압도적 경제성장률도 이끌어냈다. 내가 2022년 16대 시장으로 취임한 이후로 인천시는 지방자치단체 경제성장률 1위(2023~2024)를 놓친 적이 없다. 이처럼 ‘인천형 정책’으로 쌓은 행정과 정치 노하우를 이제는 전국으로 확장해 펼쳐 보이겠다. 특히 6200조 원에 이르는 국가 총부채 해결을 선도하겠다.”
공직 생활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뭔가.
“인천시 출생아 증가율을 전국 1위로 끌어올린 일이다. 2024년 인천시 출생아 수는 1만5242명으로, 전년(1만3659명) 대비 11.6% 증가했다. 이는 출생아 전국 최고 상승률이다. 그 덕에 인천시 전체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2024년 1월 인천시 주민등록인구가 3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 2025년 2월엔 302만7854명으로 늘었다. 인천형 저출생 정책 1호 ‘아이(i) 플러스 1억 드림’과 같은 출생·육아 지원 확대와 주거·교통 지원 정책으로 출생률 증가뿐만 아니라 경제활동 및 자녀 양육기 연령층 정착까지 유도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
대통령 적임자라고 자임하는 이유는.
“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면 어떤 야당 후보도 이길 수 있는 필승 카드가 될 수 있다. 나는 눈에 보이는 확실한 성과로 실력을 증명하는 사람이다. 화려한 언변만 앞세우는 기존 정치인들과 출발점이 다른 내가 어려움에 처한 민생의 리더가 될 수 있다.”
일부 보수 지지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 매여 있어선 안 된다. 힘들겠지만 윤 전 대통령을 집으로 보내드려야 한다. 이 전 민주당 대표를 이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윤보명퇴(윤 전 대통령을 보내고 이재명 대표를 정치권에서 퇴출)’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이길 자신이 있나.
“도덕적 흠결투성이 이 전 대표를 완전하게 이길 수 있는 사람은 흠결 없는 후보 유정복뿐이다. 이재명을 ‘완전’하게 ‘정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