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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Case Study

‘SM엔터테인먼트 사태’와 한국 연예산업

“스타는 자산이자 인간…재무적 접근 넘어서는 새 운영체계 도출해야”

  • 정해승│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RSM MBA tec515@naver.com│

‘SM엔터테인먼트 사태’와 한국 연예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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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틀을 적용하자면 스타는 음반이나 음원을 만들어내는 생산설비의 역할도 한다. 스타는 직접 노래를 불렀을 때 생기는 실연권과 작사·작곡에 참여했을 때 생기는 저작권의 형태로 수익을 분배 받는다. 이들의 실연과 창작이 음반의 판매량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스타는 가장 중요한 생산설비인 셈이다.

무형자산, 생산설비, 서비스용역

마지막으로 공연, 광고, 방송출연 등은 서비스용역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기획사에서 스타의 역할은 복제가 불가능하고 재고를 미리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비스 사업의 속성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스타는 한 명의 인간이라는 점에서 괴리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회사의 무형자산은 상표권이나 특허권 같은 무형의 물질이며, 생산설비는 대부분 기계이고, 용역서비스는 콜센터 직원, 컨설턴트, 광고기획자 같은 피고용인의 형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스타는 특허도, 기계도, 피고용인도 아닌 독립된 주체다. 따라서 기존의 조직관리나 무형자산 관리방식을 고스란히 따른다면 분쟁의 발생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아이돌 스타들은 대부분 화려한 세계에 대한 동경과 남이 알아봐주는 유명세를 목표로 연예인이 된 이들이다. 그들이 스타로 등극한 20대 초반은 생물학적으로 남성·여성적 매력이 절정에 달했을 시기이고, 청소년 시절에는 금지됐던 음주나 유흥업소 출입이 합법화되는 시점이다. 특히 이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하다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어울린다. 그들의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여럿이 함께 서로를 비교하며 경쟁하는 일이고, 늘 대중의 시선에 노출돼 있다.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자리를 함께할 기회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20대 초반의 아이돌 스타가 그간 받아온 처우를 앞으로도 10년 이상 더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노예계약’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데는 이런 과정이 있다.

새로운 화두

한국의 제조업과 건설업, 중공업이 그간 세계 시장에서 보여준 성공사례는 감동적이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또한 이들 업종처럼 글로벌화의 길에 접어들고 있다. 세계 시장 진출이 없이는 산업적 측면에서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한국이라는 좁은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 고민해왔다. 긴 시간 이어진 그 고민의 끝에서 이들이 세계 시장에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을, 그리고 이제 실행에 나선 것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창업자이자 프로듀서를 겸하며 미국 시장에 맨몸으로 뛰어들어 원더걸스를 빌보드 핫100차트에서 76위에 올려놓은 박진영의 JYP, 2005년 동방신기를 일본 시장에 신인으로 진입시켜 2009년 오리콘차트 연간 랭킹 3위에 올려놓은 이수만의 SM은 모두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대한 전략방향을 도출해내고 그 성공사례를 만들어온 업계의 선두주자이다.

‘SM엔터테인먼트 사태’와  한국 연예산업
정해승

1970년 서울 출생

연세대 졸업,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RSM MBA 졸업

현재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에서 기획업무 담당

저서 : ‘엔터테인먼트 경제학’


그러나 기업 활동의 최종적인 성공은 전략적 고민이나 마케팅에서의 승리만으로는 달성되지 않는다. 제도와 운영, 인사와 조직, 재무 등 일련의 운영체계가 선순환 구조를 이뤄야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2009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우수한 전략을 수립한 기업이 운영체계상의 디테일에서 실패했을 때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콘텐츠의 질은 이미 아시아 최고수준을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수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우수한 질과 양을 자랑하는 내용물을 과연 어떤 용기에 담아낼 것인가, 이것이 바로 2010년의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새롭게 그리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화두인 셈이다.

신동아 2010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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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승│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RSM MBA tec5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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