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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여자연예인, 그 묘한 관계

밥자리가 잠자리로… 돈·인기 위해 몸던진 스타들

  • 글: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정치인과 여자연예인, 그 묘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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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두 명의 톱탤런트와 양다리 걸친 권력실세
  • ●“정치인과의 술자리 나가보니 매춘 권유”
  • ● 비밀요정 출신 중견 탤런트의 비애
  • ● 부르면 두말 없이 가야 했던 그때 그시절
  • ●“각하와 대화할 때는 ‘~옵소서’ ‘~이옵니다’를 붙이도록”
  • ●“돈 맛과 여자 맛… 이게 권력의 맛인가봐”
정치인과 여자연예인, 그 묘한 관계
“언니, 출출한데 자장면이나 먹고 갈까?”“그러지 뭐.”1990년대 초. 서울 남산에 위치한 H호텔 지하 2층의 사우나에서 오전 시간을 보낸 두 명의 여성 연예인은 탈의실을 빠져나와 한 층 위에 있는 중식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깎아놓은 듯 아름다운 얼굴로 동료 연예인들조차 선망하는 톱스타 A씨와 성격파 연기자로 널리 알려진 중년의 탤런트 B씨. 두 사람은 자장면 두 그릇을 주문했다. 이들의 맞은편 테이블에는 당시 정권 실세 중의 한 사람인 ‘그 분’이 혼자 앉아 있었다.

‘그 분’은 두 사람과 눈이 마주치자 가볍게 눈인사를 보냈다. 잠시 후 ‘그 분’은 이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다가와 “합석합시다”라고 정중하게 말을 건넸다. 두 사람 모두 초면이었지만 ‘그 분’의 제의를 거절하지는 않았다. TV 뉴스나 신문지상에 하루가 멀다 하고 이름이 오르내리는 ‘그 분’과 교분을 쌓아서 나쁠 게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자장면을 앞에 두고 마주앉은 이들 세 사람은 가벼운 대화를 나누다 헤어졌다. 음식값은 B씨가 지불했다.

며칠 후 ‘그 분’은 A씨에게 전화를 걸어와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제의했다. 그동안 연예계 활동을 통해 정치권의 위력을 피부로 느끼고 있던 A씨는 전화를 받고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제의를 수락했다.

식사 만남이 곧 ‘은밀한 만남’으로 발전되리라는 A씨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서너 차례 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가지면서 격의 없는 사이가 되자 ‘그 분’은 슬며시 A씨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 분’은 A씨와 처음 대면한 장소인 H호텔의 L사장에게 스위트룸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극비리에 부탁했다. 이후 호텔 객실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했던 두 사람은 A씨의 아파트로 장소를 옮겨 종종 거사(?)를 치렀다.

A씨의 몸을 탐닉하던 ‘그 분’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톱스타인 C씨와도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 C씨는 A씨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데뷔 연도(1980년대 초반)와 스타로 발돋움한 시기가 비슷해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였다. 하지만 A씨는 ‘그 분’과의 관계를 C씨에게 발설하지 않았다. C씨 또한 ‘그 분’과 A씨 두 사람이 보통 사이가 아님을 눈치채고도 ‘그 분’의 접촉을 허락했다. A씨에게는 ‘그 분’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비밀에 부쳤다.

나중에 ‘그 분’이 자신과 C씨를 오가며 양다리를 걸친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서둘러 ‘그 분’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이 과정에 A씨와 C씨 두 사람 사이는 금이 갔다. 두 사람은 지금도 TV 드라마와 CF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여전히 사이가 좋지 않다.

용돈은 줬지만 큰돈은 안준 ‘그 분’

이 사건을 두고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그 분’이 당시 유력 인사가 아닌 보통 사람이었다면 연예인에게 ‘합석하자’는 말을 건네지 않았을 테고 A씨도 ‘그 분’의 합석 제의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A씨와 C씨 두 사람 모두 ‘그 분’을 만난 속셈은 같았을 것이다. 이런 연예인의 속성을 모를 리 없는 ‘그 분’은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은 셈’이지”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연예계의 ‘마당발’로 통하는 연예 관계자가 정치인과 연예인 사이에 다리를 놓아 만남이 성사되는 경우와 달리 ‘그 분’은 직접 톱스타에게 접근해 ‘작업’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권력 실세가 되기 전에는 연예인과 거의 접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은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돈 안 되는 사람’으로 통한다. 재벌이나 졸부와 달리 정치인은 돈 없이도 연예인을 손쉽게 품에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가 성립되는 데는 정치인의 ‘배경’을 십분 이용하려는 연예인의 비뚤어진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

항간에는 A씨가 은밀한 만남의 대가로 ‘그 분’으로부터 큰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들의 관계를 잘 아는 연예 관계자는 “A씨가 ‘그 분은 짠돌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분’은 A씨에게 용돈을 건넨 적은 있지만 큰돈을 준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예인이 정치인에게 쉽게 몸을 허락하는 이유는 일반 사람들의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톱스타라고 해도 써주는 방송사가 없으면 말짱 ‘꽝’이거든요. TV에 자주 얼굴을 내밀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게 인기라는 거예요. 드라마 출연을 통해 인기가 뒷받침돼야 CF 출연도 가능하구요. 때문에 연예인은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방송사에 ‘힘 있는 말’ 한마디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해요. 또 정치인은 방송관계자에게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연예인의 몸을 탐닉한 값을 치르죠. 한마디로 정치인과 연예인은 악어와 악어새 관계예요. 과거 연예계에는 이런 사례가 많았는데, 지금도 이런 관계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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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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