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별책부록 | 이제는 우주다

‘To the Space’에서 ‘From the Space’로

인공위성의 세계

  • 이정훈 /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To the Space’에서 ‘From the Space’로

1/7
  • 19.6t의 무게를 갖고 해상도 15cm의 사진을 찍는 미국의 KH-12 정찰위성, 깜깜한 밤에도 구름이 두껍게 덮인 날에도 지상을 정밀하게 촬영하는 SAR 위성. 한국은 위성 후발국이지만 이미 해상도 70cm의 사진을 찍는 위성을 쏘아 올렸고 SAR 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들여다보지 않았던 위성의 세계를 살펴본다.
‘To the Space’에서 ‘From the Space’로

해상도 70cm의 사진을 찍는 아리랑 3호 상상도.

소련이 1957년 스푸트니크-1호를 발사한 이래 지금까지 6500여 기의 위성이 발사됐다. 그중 상당수는 수명이 다해 떨어졌으니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것은 훨씬 적을 것이다. 위성 중에는 비밀리에 발사된 것이 많다. 수시로 쏘아 올리고 수명이 다하면 떨어지기에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 수를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다.

위성은 추력이 없어도 지구 궤도를 돈다. 지구는 강한 인력(引力)을 갖고 있는데, 왜 위성은 지구로 떨어지지 않는가. 이유는 위성이 지구 주위를 빠르게 돌기 때문이다.

빠르게 원 운동을 하는 물체에서는 밖으로 날아가려는 원심력이 일어난다. 이 원심력이 지구가 잡아당기는 인력과 일치하면, 지구로 떨어지지 않고 지구에서 먼 곳으로 날아가지도 않으면서 지구 주위를 돌게 된다. 따라서 ‘모든 위성은 지구 주위를 돈다’는 명제가 성립된다.

모든 위성은 지구 주위를 돌지만 아무 곳에서나 돌면 안 된다. 반드시 공기가 없는 곳에서 돌아야 한다. 그 이유가 뭘까. 달리는 차 안에서 창문을 내리고 팔을 내밀어 손바닥을 펼쳐보자. 차의 속도를 높일수록 강한 공기저항이 느껴질 것이다. 사람 팔이 아닌 거대한 판자를 내밀었다면 공기 저항은 더욱 강해져, 자동차의 속도를 높이는 데 한계를 주기도 한다.

위성은 일정한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아야 지구 인력과 동일한 원심력을 얻는다. 그런데 공기(대기)가 있다면 공기저항 때문에 속도가 줄어 결국엔 추락하게 된다. 추락을 피하려면 위성은 대기가 없는 곳을 돌아야 한다. 대기가 없는 곳이 바로 ‘대기권 밖’이다. 대기권 밖을 보통 우주라고 하므로, 위성은 우주에서 지구 주위를 돈다. 지구 인력은 예상외로 강력하기에, 위성이 여기에 맞서는 원심력을 얻으려면 아주 빨리 돌아야 한다.

온도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소리는 1초에 약 340m를 간다고 한다. 여객기를 포함한 대부분의 비행기는 초속 340m인 음속 이하로 비행한다. 전투기도 마찬가지다. 마하 2~3이라고 하는 전투기의 최고속도는 ‘애프터버너’라고 하는 또 하나의 엔진을 켰을 때만 낼 수 있다. 애프터버너를 켜면 연료 소비가 급증해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으니, 비상시에만 켠다.

대기권 밖은 진공세계

‘To the Space’에서 ‘From the Space’로

울릉도 도동항을 찍은 위성사진. 왼쪽은 해상도 1m의 아리랑 2호가 찍은 것이고 오른쪽은 70cm의 아리랑 3호가 촬영한 것이다.

저궤도위성이 지구 인력에 맞서는 원심력을 얻으려면 하루에 지구를 14바퀴 반 정도 돌아야 한다. 음속으로 따지면 마하 20~25 정도 되는 속도다. 공기가 있는 곳에서는 이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그러나 공기가 없는 ‘진공(眞空)’이라면 가능하다. 진공에서는 마찰이 없으니, 이 속도가 나도록 한번 밀어주면 계속 같은 속도로 돌아간다. 대기권은 지구 표면에서부터 고도 100km까지를 가리킨다. 100km 이상은 대기가 거의 없어 대기 마찰이 없는 진공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100km를 경계로 아래에는 대기가 있고, 위에는 전혀 없는 식의 완전한 구분은 이뤄지지 않는다. 대기도 인력 때문에 지구에 붙잡혀 있는 것이니, 고도가 낮아지면 밀도가 높아지고, 반대로 고도가 높아지면 밀도가 낮아질 뿐이다. 학자들은 지상 100km 정도면 지구 인력이 ‘의미 있는 대기’를 잡아놓지 못한다고 보고, 그 이하를 대기권으로 명명했다. 100km 이상에서도 희박하지만 대기는 있다. 이러한 대기도 마찰을 일으키므로 위성은 대개 400km 이상에서 비행한다. 대기권 밖에 있는 이 ‘희박한 대기’가 미세한 저항을 일으켜 400km 이상에서 도는 위성의 고도를 낮춘다.

대기(공기)는 열을 받으면 팽창한다. 열(熱)기구가 사람과 물자를 태우고 떠오를 수 있는 것은, 기구 안으로 열을 넣어 기구 안의 공기를 팽창시켜 공기의 밀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대기권 밖에 있는 대기도 열을 받으면 팽창하고 열을 잃으면 수축한다. 태양 활동은 활발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하는데, ‘태양 활동 극대기’엔 대기권 밖에 희박하게 존재하는 대기의 밀도도 높아져, 위성은 이전보다 조금 더 내려온다. 위성은 내려올수록 에너지가 약해지기 때문에 지구인력에 이끌려 떨어져 소실된다.

따라서 위성을 오래 사용하려면 떨어진 고도를 높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저궤도위성에서는 ‘추력기(thruster)’, 정지위성에서는 작은 로켓엔진을 사용한다. 추력기는 고무풍선 방식으로 힘을 낸다. 고무풍선을 빵빵하게 불어 묶어 놓았다가 풀어주면 공기가 강하게 빠져나오며 풍선은 공기가 나오는 반대 방향으로 날아간다. 추력기나 작은 로켓이 힘을 잃으면 위성은 더 이상 고도를 높일 수 없기에 차츰 고도를 낮추다 지구 인력에 이끌려 소실되는 것이다.

에너지를 잃은 위성은 고도를 낮추다 고도 150km쯤에서 지구 인력에 강하게 이끌려 원형으로 회전하며 낙하하다 100km의 대기권에 들어와 마찰로 소실된다. 이때 몇몇 위성은 대기권에 튕겨 나가는 ‘물수제비 현상’을 보인다. 잔잔한 호수에 납작한 돌을 비스듬한 방향으로 세게 던지면, 수면을 치고 튀어 오르는 것을 반복하다 가라앉는데, 그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대기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튀어 오른 위성은 에너지를 많이 잃었기에 잠시 지구 주위를 돌다 대기권으로 끌려들어와 소실된다.
1/7
이정훈 /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관련기사

목록 닫기

‘To the Space’에서 ‘From the Space’로

댓글 창 닫기

2018/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