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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을 국가개발연구원에 집어넣겠다고?

시론

  • 이영재 /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younglee@konkuk.ac.kr

항우연을 국가개발연구원에 집어넣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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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 개발에는 많은 투자와 오랜 시간이 요구되는 만큼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주 개발 선진국은 하나 같이 독립된 우주 개발 기구를 설립해 유지했다. 우주 개발은 조선, 정보통신(IT), 자동차와 달리 국가가 끌고 나가는 산업이라 정부기관인 우주청이 있어야 한다.
최근 일본은 내각부에 ‘우주전략실(Space Strategy Office)’을 만들었다고 한다. 각 부처에 흩어져 진행되는 우주 정책을 일원화하려는 것이다. 우주전략실은 우주 이용의 기획과 입안, 부처 간의 정책 조정, 안전보장 정책 수립 등의 일을 한다. 우주전략실은 우주 개발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우주의 군사적 이용 범위를 확대하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도 높일 것이다.

우주전략실 신설을 통해 일본은 정찰(일본 이름은 정보수집)위성과 조기경보위성을 개발하고, 미국과 연계해 중국의 위성요격기에 대응하려고 하는 것 같다. 지난해 말부터 일본은 무기 수출 3원칙을 완화하고 우주 개발 관련법에서 ‘평화 목적만을 위해 한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 나가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일본은 지난 5월, 우리나라 아리랑-3호 위성의 위탁발사를 성공시키는 등 H-2A 발사체의 20회 연속 발사를 성공시켰다. 독자적인 위성항법 시스템인 JRANS도 구축하려고 한다.

중국은 어떠한가?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9호의 우주 도킹 성공은 1990년대부터 중국이 준비해온 ‘프로젝트 921’이 이룬 중간 결과물일 뿐이다. 중국도 위성항법 시스템 COMPASS를 구축하고 우주정거장을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중국의 라이벌로 떠오르는 인도는 러시아를 벤치마킹해 우주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하여 발사체와 위성, 영상가공기술 분야에서 상용화 수준에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9년 인도는 PSLV(Polar Satellite Launch Vehicle) 발사체로 한국의 ‘우리별-3호’위성을 쏘아 올려준 적이 있다.

6+1 國의 공통점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 인도 6개국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쉽게 설명하기 위해 이 글에서는 유럽을 한 국가로 가정한다). G8 국가인가 싶겠지만 중국과 인도는 G8 국가가 아니다. 하지만 국가 전체의 경제력이 막강한 대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6개국은 모두 1억이 넘는 인구를 갖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를 추가해보자. 캐나다의 인구는 3400만 명 정도이니 7개국은 1억이 넘는 인구에 큰 국가경제를 가진 대국으로 규정하기 어려워진다.

6+1개국의 공통점은 우주 개발에 열을 올린다는 점이다. 캐나다만 발사체를 갖고 있지 않을 뿐 이들은 발사체와 위성체(위성본체+임무 장비), 위성 정보 이용 기술 등에서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캐나다를 제외한 6개국은 위성항법 시스템을 운영하거나 운영하려고 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미국은 GPS, 러시아는 GLONASS를 운영하고 있고, 유럽은 Galileo, 중국은 COMPASS(중국명 北斗), 인도는 IRNSS, 일본은 JRANS라는 이름의 위성항법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 왜 이들은 우주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일까.

우주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방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설명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에 따라 강조점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주 개발은 국가의 미래와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설명은 피할 수 없다. 우주 개발은 지구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주 개발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지만 반대급부가 별로 없다는 인식 또한 존재한다.

일본도 이러한 문제에 직면했다. 그런데도 일본 문부과학성의 자문기구인 과학기술·학술심의회는 2006년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자해야 할 ‘10대 중점 기술 개발’을 선정하며 그중 3개를 우주 개발 기술로 꼽았다. 이는 일본이 우주 개발을 SF 영화나 수십 년 후에나 이뤄질 먼 일로 보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 우주 개발을 전담한다. 항우연은 독립법인이지만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 산하 기초기술연구회 소속이어서 정책과 연구개발 방향은 교과부의 지휘 감독을 받아 결정한다. 몇 달 전 한 언론이 2000년 이후 과학기술부와 교과부에 있었던 우주 개발 담당 부서(우주 개발과, 우주기술과 등) 과장의 재임 기간을 분석한 기사는 충격적이었다.

단명하는 우주개발 부서 공무원

그 기간에 재임한 12명의 과장 중에서 1년 이내 자리를 옮긴 이는 7명이었고, 1~2년 재임한 이는 4명이었으며, 단 1명만 2년을 넘겼다(2년 1개월). 직속상관인 국장들의 재임기간도 대부분 1년을 넘기지 못했다. 항우연을 지휘 감독해야 하는 공무원이 이렇게 자주 바뀌니 우주 개발 정책이 제대로 펼쳐지겠는가? 정부기구는 고위 공무원을 순환 보직시켜야 하니, 교과부는 대한민국의 우주 개발 정책을 끈기 있게 추진할 조직이 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몇몇 산업은 기반이 거의 없는 상태로 출발했음에도 세계 최고에 올라섰다. ‘3대 기술 분야’로 불리는 조선, IT(반도체, 휴대전화), 자동차 분야가 그것이다. 이 산업들은 초기에는 국가 주도로 기술 개발이 시작됐지만, 중반부터는 산업체(기업)가 이어받아 정부의 직·간접적인 도움으로 외국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해, 20~30년 만에 세계 정상급에 올라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초·중기에는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같은 정부 조직이 끌어주고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의 정부 출연 연구소가 밀어줌으로써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춰 세계 최고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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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younglee@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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