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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점검·김대중정권 國富유출시비

정치·행정학자는 ‘국부유출’ 경제전문가는 ‘국부창출’

Votekorea.net 지식인 661명 설문조사

  • 육성철 sixman@donga.com

정치·행정학자는 ‘국부유출’ 경제전문가는 ‘국부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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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년 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25억달러(3조여 원)에 대우자동차 인수를 제안했다. 하지만 최근엔 1조원 미만까지 거론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공짜로라도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우자동차는 현재 채권단이 매월 2000억 원을 투입해 힘겹게 버텨 나가고 있다. 순수한 경제논리로 풀어도 쉽지 않을 매각협상이 노조시위 폭력 진압사태를 계기로 더욱 복잡한 국면을 맞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성호 의원은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외국 기업에 파는 것이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안이다. 매각이 늦어질수록 대우차는 고철덩어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6. 공기업이 민영화됐을 때 해외자본의 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체 응답자의 74%가 ‘경영권이 침해받지 않는 선에서 투자하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기업의 경우 해외자본의 참여를 아예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7%여서 결국 전체의 81%가 공기업 민영화와 해외자본 참여에 우려를 표한 셈이다. 이 밖에 ‘경영권이 넘어가더라도 해외자본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가 16%, 기타 2%로 나왔다.

직종별로는 모든 분야에서 지식인들이 ‘경영권이 침해받지 않는 선에서 투자하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답한 지식인이 많았다. 이것은 공기업이 외국인의 손에 맡겨질 경우, 공익성에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정부의 해외매각 방침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공기업 경영권 보호해야

정부가 내세운 공기업 민영화 논리의 핵심은 서비스의 개선과 요금 인하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는 이런 기대를 무색케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전력수급이 불안해지고 요금이 폭등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지역난방공사의 경기도 안양 및 부천지사를 분리해 LG파워에 매각했는데, 불과 몇 개월만에 난방요금이 평균 25% 인상돼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7.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족공동체 차원에서 장기적인 투자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61%를 차지했다. 반면 ‘일종의 국부유출로 보고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은 32%에 불과했다. 결국 금강산 관광이나 대북사업을 ‘국부유출’로 보는 시각보다는, 경제논리 이상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지식인들이 다수인 셈이다. 이 밖에 ‘잘 모르겠다’가 5%, 기타 의견은 2%였다.

직종에 관계없이 ‘민족공동체 차원에서 장기적인 투자로 봐야 한다’가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특히 공기업 분야(71%)에서 높게 나왔다.

8. 최근 IMF보고서는 ‘한국이 부실기업을 헐값에 매각해서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는 해결했지만, 국내 부(富)를 외국인에게 넘기는 결과를 빚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동의한다’가 61%, ‘동의하지 않는다’가 34%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경제전문가들 중에는 한국이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환율과 수출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고 분석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정부가 부실기업의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데 비해, 협상이 타결된 경우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동의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은 ‘IMF보고서’가 갖는 권위도 나름대로 영향을 끼친 듯하다.

직종별로는 공무원(64%) 분야에서만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이것은 경제정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IMF보고서’의 분석에 공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9. 해외자본의 국내진출이 주는 단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국내 경제의 잠식과 대외종속성의 심화’라고 답한 사람이 67%나 됐다. 한편 ‘국내기업 관련 정보의 해외 유출’이라는 의견이 17%, ‘근로조건 악화 등 사회문제 야기’가 4%로 나왔다. 이 밖에 ‘잘 모르겠다’ 7%, 기타 4%로 조사됐다. 전 분야에서 ‘국내 경제의 잠식과 대외종속성의 심화’라는 의견이 많았으며, 특히 공기업(77%) 분야에서 그 비율이 높았다.

공기업이 상대적으로 해외자본에 비판적인 것은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라는 측면에서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정부는 내년 말까지 29개 공기업의 민영화를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 해외자본의 공기업 진출이 예상되는데, 외국기업은 우선적으로 구조조정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10. 해외자본의 국내진출이 주는 장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근대적 경영시스템을 바꾸는 등 선진경영기법을 배울 수 있다’는 의견이 77%였다. 이것은 한국 지식인들이 국내 기업의 경영방식을 불신하고 있다는 반증도 된다. 이 밖에 ‘국내 근로자의 고용효과가 있다’가 13%, ‘수출 등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5%, ‘잘 모르겠다’ 2%, 기타 2%였다. 모든 직종이 ‘선진경영기법을 배울 수 있다’를 1순위로 꼽았다.

외국기업이 한국시장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정부의 정책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그 다음이 ‘경영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것.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영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합리적 절차를 중시하는 외국기업의 국내 진출은 한국경제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글로벌경제에서 ‘국부’의 개념은 GNP(Gross National Product·국민총생산)에서 점차 GDP(Gross Domestic Product·국가총생산) 쪽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아 200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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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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