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호

“항공산업 발전의 계기가 될 겁니다”

신설 디지털항공기술센터 김승조 소장

  • 김기영 기자 hades@donga.com

    입력2005-04-12 16: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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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뤽 베송 감독의 영화 ‘제5원소’에서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의 직업은 택시운전사다. 그런데 그가 운전하는 미래의 택시는 땅 위를 달리는 자동차가 아니다. 중력의 법칙을 극복하고 공중을 날아 다니는 택시. 우리나라 운전자라면 누구나 하염없이 막히는 교통체증 현장에서 가끔 꿈꿔보았을 그런 자동차다.

    인류의 기술발전은 나는 자동차(Flying Car)를 현실화하는 데까지 발전할 것인가.

    다쏘로부터 50억원 상당 CATIA 제공받아

    서울대는 최근 나는 자동차의 꿈을 더욱 빨리 구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서울대 항공우주신기술 연구소와 라팔전투기 생산회사로 유명한 프랑스의 다쏘항공과 그 계열사인 다쏘시스템, 그리고 IBM 등과 공동으로 서울대 공대 내에 ‘디지털 항공기술 혁신센터(DICAE)’를 설립하게 된 것. 이번 센터 건립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전세계 항공기 개발기업의 76%가 사용중인 설계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카티아(CATIA) 프로그램 20세트를 개발사인 다쏘시스템과 IBM 측으로부터 무상으로 지원받는다는 점이다.

    카티아란 세계 최초로 100% 디지털화된 항공기설계제작을 돕는 소프트웨어로, 항공기 설계 전과정을 컴퓨터를 통해 모니터링함으로써, 비행기 제작에 앞서 각 요소들을 실험하고 점검하기 위한 필수코스로 여겨지던 실물크기의 모형제작을 모니터 상의 디지털 모형으로 대체하는 획기적 프로그램. 이번에 서울대에 무상으로 지원되는 카티아 20세트는 우리 돈으로 대략 20억원에 상당한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카티아를 활용하는 업체는 많지만 대학연구소가 카티아를 비행기 설계교육과정에 도입하는 것은 서울대가 처음이다. 바로 그 실무교육의 공간이 될 DICAE를 이끌 서울대 김승조 교수(52·기계항공공학부)를 만나보았다.



    ―냉전 구도가 해체된 이후 항공기술 분야가 침체됐다는 평가입니다.

    “그런 평가도 있습니만 도전할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비행속도가 지금보다 3∼10배 이상 빠른 극초음속비행기나 승객을 600명 이상 태울 수 있는 초대형 점보기, 또 비행성능이 좋은 날개동체 혼합형(Blended Wing) 항공기, 수직 이착륙 여객기 등 신기술 분야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밖에도 무인전투기, 초소형 비행체가 조만간 개발될 것이고, 21세기는 현실로 구현돼 개인용 교통수단이 될 비행체들도 연구과제입니다.”

    ―우리나라는 항공산업에 관한 한 후진국입니다. 후발주자로서 도전해볼 만한 과제는 뭡니까.

    “특히 주목할 분야가 플라잉카(Flying Car)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서울대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만, 승용차의 2차원적 교통방법에서 벗어나 3차원 공간이동 기술을 구현할 플라잉카는 개발에만 성공한다면 항공산업의 구도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대중에 판매되면 몇몇 대형 항공사 중심의 시장구도도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전해볼 시장 많아”

    ―이번에 설립될 센터에서 서울대의 자체 기술도 한몫한다고 하는데요.

    “서울대 항공우주신기술 연구소가 꾸준히 개발해온 인터넷 슈퍼컴퓨팅(Internet Supercomputing)기술이 토대가 될 겁니다. 인터넷상에서 병렬로 연결된 컴퓨터들을 묶어 슈퍼컴퓨터 구실을 하게 하고, 여기에 다쏘항공의 항공기설계제작 경험과 다쏘시스템과 IBM의 CAD/CAM 및 가시화 소프트웨어인 카티아 기술이 합쳐지는 식으로 힘을 모아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사이버 설계 분야에서는 디지털 모크업 기술에서 더 나아가 실제로 설계된 제품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물리적 원리에 맞추어 그대로 재현해가면서 원하는 제품을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 비행체들을 설계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21세기 교통혁명을 이끌 수직이착륙 비행체, 즉 플라잉카의 개발 연구에 매진할 것입니다. 플라잉카뿐 아니라 후발주자인 우리가 도전해볼 만한 틈새시장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센터개설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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