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호

디지털 유니버시티 멀티미디어 캠퍼스

멀티미디어 특성화의 선봉 부산경성대학교

  • 송홍근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arrot@donga.com

    입력2005-04-13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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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대학의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을 고집하고 설상가상으로 입학 자원인 학생 수도 줄어들고 있다. 최근 수년간 지방대에 불어 닥친 편입학 열풍은 일부 비인기 학과의 존립까지 위협하고 있다.
    • 많은 지방대들이 전문화 · 특성화를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
    • 4년 연속 멀티미디어 특성화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돼 특성화 사업의 벤치마크가 된 부산 경성대학교를 찾았다.
    “학교 이미지가 몇 년 동안 확 바뀌었어요.” “첨단 산업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경성대에 입학해야죠.” “똑똑한 학생이 많고 교육방법도 세련된 대학이잖아요.”

    경성대학교(부산시 남구 대연동)는 지난 5년 동안 멀티미디어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었고 대학에 대한 주변의 평가도 현저히 달라졌다.

    대학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경성대학교의 자랑인 멀티미디어 정보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디지털 방송 스튜디오를 갖춘 최첨단 방송시설과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 교육실 및 영상강의실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멀티미디어 정보관은, 전체 단과대학이 네트워크를 통해 멀티미디어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인텔리전트 빌딩.

    학생들은 이곳의 첨단시설과 스튜디오에서 미래의 스티븐 스필버그, 빌 게이츠를 꿈꾸며 공부와 실습에 푹 빠져 있다. 오디오 녹음실에선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이 제작실습을 진행하고 있었고, 소극장과 스튜디오에선 영상물을 제작하기 위한 조명설치작업이 한창이다. 멀티스튜디오, 멀티미디어제작실, 매킨토시실 등에선 첨단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학생들이 직접 CD-ROM, 웹콘텐츠, 동영상, 디지털 음악 등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모습에는 활기가 넘쳤고 두 눈엔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특성화가 유일한 살 길



    “영원히 지방 이류대학으로 남느냐”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21세기형 대학으로 변모하느냐”의 기로에서 경성대는 후자를 선택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인간커뮤니케이션 환경으로서 멀티미디어가 일상화하는 상황에서, 경성대는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선도할 수 있는 전문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997년부터 멀티미디어 특성화 사업을 시작했다. 학교의 사활을 걸고 이 분야에서 만큼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 되기 위해 멀티미디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한 것.

    “지방대학이 요즘 어렵습니다. 과거와 같은 백화점식 학과체제로는 수도권 대학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습니다. 제조업의 쇠퇴로 산업 공동화 현상을 보이는 부산 지역의 경제 회생을 위해서도 멀티미디어 분야를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해 특성화 사업을 시작한 것이지요.” 경성대 박경문 총장의 설명이다.

    멀티미디어는 기술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이 요구되는 분야다. 경성대는 기술, 응용, 콘텐츠 제작 관련 커리큘럼을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학, 사회과학, 예술계열의 학과인 정보과학부, 커뮤니케이션학부, 디자인학부, 연극영화학과, 사진학과로 구성된 멀티미디어 단과대학을 1999년 설립했다.

    멀티미디어 대학은 학부생을 위한 전공과정, 관련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부전공과정과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필수 이수과정으로 구분해 전학과가 특성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중이다. 예를 들어 법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멀티미디어 연계전공 과목을 수강하면 법전을 효율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특성화 사업과 함께 경성대는 실무 중심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론가’보다는 ‘기술자’를 양성하겠다는 것. 250여 석 규모의 소극장에 조명을 설치하고 있던 이찬우씨(21·연극영화과)는 “조명 분야는 지루한 수업을 백날 들어야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대형 공연장보다 더 좋은 시설에서 돈도 벌고 실습까지 할 수 있어 학교생활이 즐겁다”고 말한다. 이씨는 교내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 멀티미디어 센터에서 일하며 장학금을 받고 실습교육 효과도 얻는 경우다.

    인턴십을 가미한 멀티미디어 교육모델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실습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첨단시설이 단지 ‘장식품’으로 전락한 다른 대학들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학생들은 멀티미디어 제작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어렴풋이 책을 통해 익힌 것을 몸으로 체득하고 있었다.

    멀티미디어 센터에 근무하는 김선용씨(29)는 98년 경성대 졸업 후 얼마 전까지 서울의 한 케이블TV 방송국에서 일했다. 감봉을 감수하면서까지 모교로 일자리를 옮긴 김씨는 “어떤 방송국보다도 우수한 시설에서 실무 경험을 쌓으면 남들보다 한발 앞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당장 실무에 투입되더라도 아무런 문제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교육을 받는 후배들과 자신의 학창시절을 비교해 보면 부러운 마음도 든다”고 말한다. 김씨는 후배들과 함께 외주를 받아 제작하고 있는 고등학교 홍보 동영상 작업에 여념이 없다.

    경성닷TV 중앙제어실엔 10여 명의 학생이 둘러앉아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국의 위성방송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20여 개 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세계 각국의 방송은 학생들의 손을 거쳐 학교 전체로 전송된다. 경성닷TV는 멀티미디어 교육을 한층 내실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개국한 인터넷 방송국이다. 멀티미디어 대학의 인력을 교육하고 활용하는 부속기관인 셈이다. 멀티미디어 대학이 의과대학이라면 경성닷TV는 의과대학병원 구실을 하고 있는 것. 경성닷TV는 그 동안 특성화 사업을 통해 연고를 맺은 지역 케이블방송사와 제휴해 별도의 교육방송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교육 콘텐츠 위주로 송출하고 있지만 점차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학교 내 실습교육만으로는 세계적 인재를 배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경성대는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섰다. 그 첫 성과가 미국 벤처기업인 니씨미디어와의 합동연구 및 인턴교류 협정. 99년부터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을 선발해 니씨미디어에서 인턴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해외 인턴십을 다녀온 박시준씨(22·정보과학부)는 “막상 미국에 가보니 별것 아니었다. 한국에서 배운 것만으로도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인턴십 기간을 회고했다. 박씨는 현재 경성대 3학년에 재학중이며 벤처기업 아이즈비전 전략비즈니스팀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경성대는 실습교육을 통해 만들어지는 콘텐츠를 해외에 수출, 정보화 사업에 소요될 재원을 확충할 계획도 갖고 있다. 외국인들의 구미에 맞는 콘텐츠를 준비중인데 구체적인 것은 대외비다.

    경성대의 또 다른 장점은 젊고 유능한 실무형 교수를 대거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천근 발전전략팀장은 “실무 중심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우선 전문영역 별로 현장 전문가를 교수로 채용하는 작업을 했다”며 “미디어 콘텐츠를 실제로 만들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대학은 영화감독, 사진작가, 디자이너, 기자, PD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전임교수로 꾸준히 채용하고 있다. 또한 현장감 있는 실습교육을 위해 멀티미디어 관련 기업체의 최고경영자(CEO)나 실무자를 겸임교수로 초빙했고 시간강사도 실무경력자를 중심으로 선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멀티미디어 특성화 사업은 어떤 성과를 나타내고 있을까. 우선 경성대는 97년부터 4년 동안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멀티미디어 특성화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경성대의 변화가 이사람 저사람의 입을 타고 전해지면서 학교 이미지도 쇄신됐다. 공부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지방대학에서 첨단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평가가 바뀌고 있는 것.

    경성대는 활발할 연구활동을 통해 과학논문 피인용도 부문에서 전국 7위(부산 1위)를 기록했다. 지역적 한계로 지방대학은 많은 수의 논문을 발표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피인용도가 높다는 것은 질적으로 우수한 논문을 많이 발표했다는 것으로 지방 사립대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신문방송학과 우병동 교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역 메이저 언론사에 입사하는 학생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방송국 실습교육을 도입한 뒤로는 메이저 언론사에 PD, 기자로 취업하는 학생이 많아졌다”며 “특히 졸업생들이 주축이 돼 만든 인터넷 신문 해운대뉴스닷컴은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해운대뉴스닷컴(이하 해운대뉴스)은 전국 최초의 지역 밀착형 포털 사이트다. ‘우리동네’ ‘우리이웃’의 소식을 전달하는 지역기반 미디어인 것. 재미없는 뉴스는 빼고 유익한 지역정보와 흥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점차 고립되고 소외되는 현대인들에게 정작 중요한 지역 소식을 전해 건강하고 활기찬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것이 해운대뉴스의 설립목표. 텍스트, 사진, 동영상, 오디오를 두루 갖춘 종합미디어로 한 달에 두 번 3만부씩 오프라인 신문도 발행하고 있다. 대표이사부터 취재기자, 사진기자, 디자이너, 웹PD까지 경성대 동문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세 명의 경성대생이 인턴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디지털디자인 대학원 설립

    한편 멀티미디어 특성화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국내대학은 물론 중국, 동남아시아 대학 관계자들의 방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성대가 개발한 ‘멀티미디어 표준교육과정’은 멀티미디어 교육과정의 교과서로 평가받을 정도. 경성대는 자체 개발한 표준교육과정을 타 교육기관에 전파해 전국적인 교육표준이 되도록 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경성대는 ‘디지털 유니버시티’의 완벽한 구현을 위해 지난 2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디지털디자인대학원(이하 디자인대학원)이 바로 그것. 지난 5년간의 멀티미디어 특성화 사업을 통해 얻은 디지털 인프라를 토대로 세계 수준의 디자인 전문 교육기관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 대학의 계획이다.

    “다양한 학문 분야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21세기는 디자인의 시대예요. 디자인이 부실하면 상품성을 창출하기가 힘듭니다.”

    디자인대학원 이호숭 교수의 말이다. 디자인대학원은 입학자격이 까다롭지 않다. 학사학위와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입학자격이 주어진다. 학부에서 어떤 과목을 배웠든 간에 디자인과 접목하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이교수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행정학과 학생이 디자인 개념을 익히면 동사무소의 전반적인 오피스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마인드를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 ‘통합 학문의 지향’, ‘이론과 실천의 결합’이라는 디자인대학원의 이념적 지향은 특성화 사업의 이념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 대학원 수준에서 출발하지만 앞으로 학부의 중요한 교육조직 개편의 시금석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예컨대 전문대학원의 다양한 학부통합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학과 전임교수가 전문대학원으로 이동해 실용적인 연구 성과를 내놓을 수 있다. 또한 학부수준에서도 전공간의 다양한 통합을 추진할 수 있고, 교수 활동의 유연성을 확보해 폐과를 우려한 교수사회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경성대는 멀티미디어 분야의 특성화와 더불어 부산을 기반으로 한 글로컬리제이션(세계화와 현지화를 합성한 신조어) 사업에 나섰다. 수도권 대학과의 차별화를 통해 수도권을 거치지 않고 세계로 바로 진출 하겠다는 것.

    경성대는 지리적으로 부산정보단지, 언론기관, 교육기관, 문화기관 등과 인접해 있다. 따라서 지리적 이점을 토대로 이들 기관과 유기적으로 연대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인력을 배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학은 지역산업체의 요구에 맞춰 개발, 연구인력을 지원하는 산업적 기능도 수행해야 하지만 지역산업을 지도하는 기능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박총장의 주장이다.

    실제로 경성대가 99년 설립한 인터넷창업보육센터는 부산지역 지식·정보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창업보육센터엔 30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 그중 세 곳은 벤처기업으로 지정된 상태다. 학교에선 장소와 설비를 지원해 주고 입주기업은 학생들의 실습 교육을 돕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로부터 지원을 받아 창업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특성화사업 덕택이죠. 후배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보답할 계획입니다.”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벤처기업 NGC김동환 대표(30·산업공학과 졸업)의 말이다. NGC는 창업 2개월 만에 ‘인터넷 사주팔자’ 프로그램을 개발해 라이코스와 심마니 등에 납품하는 성과를 올렸고 현재는 NGC차이나라는 이름의 중국현지 법인을 설립해 연변대와 공동으로 가상대학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사원 대다수는 경성대 졸업생과 인턴 실습을 하고 있는 재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성대는 학교 내에 벤처창업단을 구성해 벤처창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공간과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장학금과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경성대 주변지역이 벤처기업 촉진지구로 지정될 정도로 창업열기가 뜨겁다.

    경성닷TV도 부산의 10대 전략육성산업 중 하나인 영상산업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경성닷TV는 지난해 ‘2000 세계 디자인 대회’의 인터넷 방송을 단독으로 수주해 인터넷을 통해 대회기간 중 모든 행사를 생방송하는 데 성공,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대학이 설립한 인터넷 방송국으로서 부산지역 디지털 영상산업의 모형과 영상산업발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시민을 상대로 교육방송을 실시해 시간제 학점을 이수케 함으로써 부산지역의 지식기반을 높이는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생활과학부 박옥련 교수는 “지식 정보화 시대의 교육기관은 지역의 산업과 문화발전의 구심체 구실을 해야 하고 지역발전은 그 지역에 위치한 대학이 발전하는 원동력”이라고 지역기반 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졸업생의 70% 이상이 부산에서 취업해야 하는 여건에서 부산경제의 발전은 곧 경성대의 발전이라는 것이다.

    차별화된 홍보전략

    2003년이면 대학 입학정원이 지원자 수를 초과하게 된다. 대학들의 ‘학생 모셔오기’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경성대는 캠퍼스를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독특한 방법으로 짭짤한 홍보효과를 얻고 있다. 조류관-미술관-멀티미디어센터-박물관 등을 초·중·고등학생들의 견학코스로 개방해 직·간접적으로 학교를 홍보하고 있다. “학교홍보엔 구전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경성대 홍보팀 관계자는 귀띔한다.

    한 해 경성대를 방문하는 초·등·고교생이 3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경성대 견학코스는 인기를 끌고 있다.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일정이 잡히지 않은 날이 단 하루도 없을 정도. 입에서 입으로 경성대에 대한 소문이 전해져 현재는 부산, 경남지방뿐만 아니라 경북지방에서도 견학 문의가 잇따른다.

    “학교가 무슨 관광지냐. 시끄러워서 공부를 못 하겠다”는 글이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적도 있었다. 학교 관계자들은 홍보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부정적이라고 생각해 긴장했다. 하지만 곧이어 홈페이지에 학교의 홍보방식에 찬성하는 글이 넘칠 정도로 올라와 학교투어 사업을 안심하고 계속할 수 있었다.

    경성대는 ‘홍보 도우미’로 재학생을 선발해 학교 홍보에 앞장서게 하고 있다. 지난해엔 예상했던 인원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지원해 학교 당국에서 “뽑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탈락한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야 할 정도였다. 용모가 뛰어나지 못해 탈락했다고 오해할 수 있었기 때문. 외국어 능통자, 컴퓨터자격증 소지자 등 특기를 가진 학생들이 홍보도우미로 선발돼 광고홍보물 모델뿐만 아니라 입시상담 게시판 운영, 외국인투어, 홍보물 제작 등 다양한 업무를 돕고 있다.

    지역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대학설명회도 획기적인 방식으로 개최하고 있다. 부산시내 63개교 3만여 명의 수험생을 2~3개교 단위로 초청해 콘서트 홀, 소극장 등지에서 대학설명회를 열고 있다. 대학설명회 하면 떠오르는 특강 위주의 지루한 홍보 방식을 버리고 뮤지컬 공연, 멀티미디어 동영상 상영 등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방법을 선택했다. 지난해엔 뮤지컬 공연이 수험생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팬클럽’까지 만들어졌고 뮤지컬 공연 중 현장에서 탁월한 춤 실력을 보인 수험생이 즉석에서 공연팀 멤버로 발탁돼 20여 일간 함께 공연하는 등 숱한 화제를 뿌렸다.

    디지털 유니버시티

    최근 대학개혁에서 가장 강조되는 부분 중 하나가 중점 분야의 특성화다. 강점을 지닌 분야를 전문적으로 육성하거나, 교육대상과 교육내용, 그리고 교육방법을 특화함으로써 타 대학과 차별성을 갖게 한다는 것이 특성화의 목표다. 지방대학의 경우는 특성화 성공 여부가 존폐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경성대는 그 동안 멀티미디어 분야의 특성화를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했고, 학교 안팎으로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 아무도 디지털을 이야기하지 않던 5년 전 ‘디지털 유니버시티’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묵묵히 멀티미디어 캠퍼스를 구축한 경성대의 지난 5년은 역사를 새로 쓴다는 말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변화의 연속이었다. “특성화를 통해 전혀 새로운 학교를 만들겠다”며 출발한 경성대의 특성화 사업은 “더 이상 지방 이류대학으로 남아 있을 수 없다”는 구성원들의 의지와 합의가 있었기에 현재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경성대가 5년 동안 진행한 특성화 사업이 진정한 결실을 맺기 위해선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박총장은 경성대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지난 5년 동안 외형적 성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방대와 사립대라는 한계를 극복하기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장벽이 너무나 높아요. 정부의 근시안적인 수도권 중심 교육정책이 획기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지방사립대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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