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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철학 박사 정경대의 ‘신비의 性儀式’

‘女神 숭배형 섹스’로 건강 지킨다

탄트라 수행기

  • 정경대

‘女神 숭배형 섹스’로 건강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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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아’ 5월호 정경대 박사의 ‘성격과 운명의 비밀코드, 12동물 띠 이야기’가 독자들의 호응을 얻은 데 힘입어 이번 호에서는 인도 밀교인 탄트라 수행론을 소개하기로 한다.

정박사는 10간12지지에 의한 사주팔자 방정식은 거역할 수 없는 숙명이 아니라, 수련 등의 노력을 통해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인간은 마음을 닦는 수행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거나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탄트라 섹스 수행론도 단순한 섹스기교법이 아니라, 자신의 사주에 나타난 편협한 기운을 상대방과의 섹스를 통해 조화를 꾀함으로써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을 지켜줄 수 있고, 더 나아가 인간의 존재 목적인 깨달음까지 이끌어준다는 것. 정박사는 국내에서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사주와 건강론’을 강의하는 등 이미 역학(易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것으로 알려져 있고, 92년에는 서강대 대학원에서 인도철학을 공부한 후 곧바로 인도로 건너가 티베탄 유니버시티(Tibetan University), 팔리 부디스트 칼리지(Pali Buddist college)에서 불교철학을 연구했다.

그는 이곳에서 불교철학 박사학위를 받는 동안, 힌두 최고의 종교단체인 남인도 대바라문교의 지도자 스와미지를 비롯해 수많은 요가 수행자들과 교류했으며 티베트 라마승으로부터 탄트라 수행법을 전수받았다고 말한다.

이후 94년 중국으로 건너가 베이징대학 역사연구학자 자격으로 동양철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그는 중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중국 역학과 기공학의 대가들을 만나 ‘실력 겨루기’를 했다고 하며, 현재 중국 고위층 중에는 그로부터 사주 역학을 배운 ‘제자’들도 적잖다.

또 97년에는 몽골 국가 사회과학원에서 종교철학 박사학위를 받고 그곳에서 객원교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정박사는 현재 삼성(三聖)연구원장으로 있으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주 운명상담 및 역학, 불경, 수행론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소설 도덕경’ ‘길을 잃은 그대에게’ ‘불교의 성립과 수행론’ 등이 있다. ―편집자 》



◇ 탄트라란 무엇인가?

‘女神 숭배형 섹스’로 건강 지킨다
탄트라(Tantra)는 불교의 한 종파인 비밀불교(秘密佛敎)를 일컫는 말이며, 약칭해 밀교(密敎)라 한다.

비밀집회로 널리 알려진 탄트라 불교는 기원전 2000년경 인더스강을 따라 침범한 아리안(Arian)족이 힌두문명을 성립시키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하던 인도 원시종교에서 유래했다고 본다. 그 일부가 힌두교에 유입되었으나 대부분은 불교에서 수용한, 지극히 신비주의적인 종파라 할 수 있다.

탄트라의 대표적인 경전을 다라니(Dharani)라 하는데, 상당히 주술적인 의미가 있다. 그것은 인간에게 내리는 재앙은 악귀나 악령, 또는 타인의 저주나 신의 저주에 의한 것이라 보고 주문(呪文)을 외움으로써 물리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한다.

탄트라 불교의 주문(呪文)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의 소리로서 내면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마인드컨트롤(Mindcontrol)이라고도 할 수 있으므로, 깊고 진실한 언어를 외우는 중에 어떤 불가사의한 현상을 목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무언가를 갈구하는 인간의 종교적 심성에도 적합해서 나름대로 종교적 자생력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탄트라는 모든 인간사의 재난을 주문으로 해결하려는 비사회성 내지 신비주의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데에 더해 종교적 비윤리성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섹스까지도 ‘청정한 보살심’이란 이름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러한 탄트라의 특성은 불교를 창시한 붓다(Buddha)의 가르침과는 상당히 이질적이어서 오랜 세월 이단으로 경시돼 왔다. 어쩌면 탄트라를 순수 불교를 훼손하는 이단으로 취급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탄트라는 8세기 초부터 인도에서 융성하기 시작해서 티베트를 거쳐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중앙아시아까지 널리 퍼짐으로써 자생력이 강한 불교의 한 종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렇게 탄트라가 대승불교의 한 종파로 굳건하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섹스에 관한 한 엄격한 계율로 금기시했던 붓다의 교설을 생각해 볼 때, 탄트라 섹스 수행론은 도무지 불교 속에 용해될 수 없는 ‘해악’이었는 데 말이다.

여기서 섹스에 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즉 오염된 차안(此岸)의 세계에서 순백(純白)의 피안(彼岸)의 세계로 건너가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이상을 성취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불교의 성스러운 정신세계 속에 어떻게 해서 가장 세속적인 욕망이라 할 섹스행위가 받아들여질 수 있었든지, 그 형이상학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섹스는 상승의 수행법

대승불교의 최고 경전인 ‘마하반야바라 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의 핵심사상은 공(空)과 색(色)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데에 있다. 마음을 예로 들자면, 공(空)은 모든 욕망을 여읜 무의식(無意識) 상태를 의미한다. 즉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감각되지 않은 삼매(三昧)의 세계인 것이다. 그런데 이 삼매경(三昧境)이 욕망의 집합체라 할 색(色)과 다르지 않다는, 대단히 모순되어 보이는 붓다의 가르침을 유의깊게 생각해야 한다.

대우주의 체(體)가 본래 텅 비어 있으나 실은 만물을 생산할 수 있는 모든 기(氣)가 가득 차서 공(空)을 이루듯이, 바닷물이 비록 물이라는 유일한 물질을 체(體)로 하고 있으나 수소와 산소 철분 등의 구성물질에 의해 형성되어 있듯이, 인간의 마음 역시 텅 빈 것이라 할지라도 사실은 모든 욕망이 총집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텅 빈 삼매경에 든다는 것은 마음에서 일점의 욕망도 일으키지 않음을 의미한다. 마음에서 의식(意識)을 일으키지 않으면 오염된 것과 오염되지 않은 것, 선과 악의 구별이 없어진다. 거꾸로 오염된 욕망이라 할지라도 지혜를 통해 그 가치를 전환하면 절대적인 순수함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런 시각을 섹스에 대입해보자. 가장 세속적인 섹스 욕망을 순백의 공(空) 속으로 접근해보면, 섹스는 우주생명의 현실적인 표현으로서 본질적으로 청정한 본성인 공(空)과 다름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섹스 행위가 청정한 본성의 진리이기 때문에 무의식이라면 마음대로 행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만약 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귀가 솔깃해질지 모르겠지만, 거기에는 쾌락을 위한 동물적인 섹스 본능이 범접할 수 없는 신성(神性)이 전제되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섹스가 불교의 성스러운 정신계 속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며, 피안에 이를 수 있는 상승의 수행법으로 공인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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