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호

‘女神 숭배형 섹스’로 건강 지킨다

탄트라 수행기

  • 정경대

    입력2005-04-14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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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아’ 5월호 정경대 박사의 ‘성격과 운명의 비밀코드, 12동물 띠 이야기’가 독자들의 호응을 얻은 데 힘입어 이번 호에서는 인도 밀교인 탄트라 수행론을 소개하기로 한다.

    정박사는 10간12지지에 의한 사주팔자 방정식은 거역할 수 없는 숙명이 아니라, 수련 등의 노력을 통해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인간은 마음을 닦는 수행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거나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탄트라 섹스 수행론도 단순한 섹스기교법이 아니라, 자신의 사주에 나타난 편협한 기운을 상대방과의 섹스를 통해 조화를 꾀함으로써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을 지켜줄 수 있고, 더 나아가 인간의 존재 목적인 깨달음까지 이끌어준다는 것. 정박사는 국내에서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사주와 건강론’을 강의하는 등 이미 역학(易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것으로 알려져 있고, 92년에는 서강대 대학원에서 인도철학을 공부한 후 곧바로 인도로 건너가 티베탄 유니버시티(Tibetan University), 팔리 부디스트 칼리지(Pali Buddist college)에서 불교철학을 연구했다.

    그는 이곳에서 불교철학 박사학위를 받는 동안, 힌두 최고의 종교단체인 남인도 대바라문교의 지도자 스와미지를 비롯해 수많은 요가 수행자들과 교류했으며 티베트 라마승으로부터 탄트라 수행법을 전수받았다고 말한다.

    이후 94년 중국으로 건너가 베이징대학 역사연구학자 자격으로 동양철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그는 중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중국 역학과 기공학의 대가들을 만나 ‘실력 겨루기’를 했다고 하며, 현재 중국 고위층 중에는 그로부터 사주 역학을 배운 ‘제자’들도 적잖다.

    또 97년에는 몽골 국가 사회과학원에서 종교철학 박사학위를 받고 그곳에서 객원교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정박사는 현재 삼성(三聖)연구원장으로 있으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주 운명상담 및 역학, 불경, 수행론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소설 도덕경’ ‘길을 잃은 그대에게’ ‘불교의 성립과 수행론’ 등이 있다. ―편집자 》



    ◇ 탄트라란 무엇인가?

    ‘女神 숭배형 섹스’로 건강 지킨다
    탄트라(Tantra)는 불교의 한 종파인 비밀불교(秘密佛敎)를 일컫는 말이며, 약칭해 밀교(密敎)라 한다.

    비밀집회로 널리 알려진 탄트라 불교는 기원전 2000년경 인더스강을 따라 침범한 아리안(Arian)족이 힌두문명을 성립시키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하던 인도 원시종교에서 유래했다고 본다. 그 일부가 힌두교에 유입되었으나 대부분은 불교에서 수용한, 지극히 신비주의적인 종파라 할 수 있다.

    탄트라의 대표적인 경전을 다라니(Dharani)라 하는데, 상당히 주술적인 의미가 있다. 그것은 인간에게 내리는 재앙은 악귀나 악령, 또는 타인의 저주나 신의 저주에 의한 것이라 보고 주문(呪文)을 외움으로써 물리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한다.

    탄트라 불교의 주문(呪文)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의 소리로서 내면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마인드컨트롤(Mindcontrol)이라고도 할 수 있으므로, 깊고 진실한 언어를 외우는 중에 어떤 불가사의한 현상을 목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무언가를 갈구하는 인간의 종교적 심성에도 적합해서 나름대로 종교적 자생력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탄트라는 모든 인간사의 재난을 주문으로 해결하려는 비사회성 내지 신비주의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데에 더해 종교적 비윤리성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섹스까지도 ‘청정한 보살심’이란 이름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러한 탄트라의 특성은 불교를 창시한 붓다(Buddha)의 가르침과는 상당히 이질적이어서 오랜 세월 이단으로 경시돼 왔다. 어쩌면 탄트라를 순수 불교를 훼손하는 이단으로 취급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탄트라는 8세기 초부터 인도에서 융성하기 시작해서 티베트를 거쳐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중앙아시아까지 널리 퍼짐으로써 자생력이 강한 불교의 한 종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렇게 탄트라가 대승불교의 한 종파로 굳건하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섹스에 관한 한 엄격한 계율로 금기시했던 붓다의 교설을 생각해 볼 때, 탄트라 섹스 수행론은 도무지 불교 속에 용해될 수 없는 ‘해악’이었는 데 말이다.

    여기서 섹스에 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즉 오염된 차안(此岸)의 세계에서 순백(純白)의 피안(彼岸)의 세계로 건너가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이상을 성취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불교의 성스러운 정신세계 속에 어떻게 해서 가장 세속적인 욕망이라 할 섹스행위가 받아들여질 수 있었든지, 그 형이상학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섹스는 상승의 수행법

    대승불교의 최고 경전인 ‘마하반야바라 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의 핵심사상은 공(空)과 색(色)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데에 있다. 마음을 예로 들자면, 공(空)은 모든 욕망을 여읜 무의식(無意識) 상태를 의미한다. 즉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감각되지 않은 삼매(三昧)의 세계인 것이다. 그런데 이 삼매경(三昧境)이 욕망의 집합체라 할 색(色)과 다르지 않다는, 대단히 모순되어 보이는 붓다의 가르침을 유의깊게 생각해야 한다.

    대우주의 체(體)가 본래 텅 비어 있으나 실은 만물을 생산할 수 있는 모든 기(氣)가 가득 차서 공(空)을 이루듯이, 바닷물이 비록 물이라는 유일한 물질을 체(體)로 하고 있으나 수소와 산소 철분 등의 구성물질에 의해 형성되어 있듯이, 인간의 마음 역시 텅 빈 것이라 할지라도 사실은 모든 욕망이 총집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텅 빈 삼매경에 든다는 것은 마음에서 일점의 욕망도 일으키지 않음을 의미한다. 마음에서 의식(意識)을 일으키지 않으면 오염된 것과 오염되지 않은 것, 선과 악의 구별이 없어진다. 거꾸로 오염된 욕망이라 할지라도 지혜를 통해 그 가치를 전환하면 절대적인 순수함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런 시각을 섹스에 대입해보자. 가장 세속적인 섹스 욕망을 순백의 공(空) 속으로 접근해보면, 섹스는 우주생명의 현실적인 표현으로서 본질적으로 청정한 본성인 공(空)과 다름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섹스 행위가 청정한 본성의 진리이기 때문에 무의식이라면 마음대로 행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만약 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귀가 솔깃해질지 모르겠지만, 거기에는 쾌락을 위한 동물적인 섹스 본능이 범접할 수 없는 신성(神性)이 전제되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섹스가 불교의 성스러운 정신계 속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며, 피안에 이를 수 있는 상승의 수행법으로 공인되었던 것이다.

    ‘女神 숭배형 섹스’로 건강 지킨다
    고대 동양인들의 인식과 마찬가지로 탄트라 불교에서도 인간의 몸을 소우주(小宇宙)로 보아 대우주(大宇宙)의 진리가 용해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소우주인 몸을 대우주에 합일시키기 위한 방편을 찾으려 하였는데, 그것은 오직 마음을 비우고 고요 속으로 진입하는 수행으로만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였다.

    한마디로 수행이란 마음을 닦는 공부다. 인간의 욕망이란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습성이 한 묶음으로 뭉뚱그려 형성된 것이므로 그 오염성을 씻어내는 것이 바로 마음을 닦는 수행이라고 한다.

    필자가 ‘신동아’ 5월호 ‘열두 동물 띠 이야기’에서 언급했듯이, 사람의 몸 속에는 모든 생명의 인자(因子)가 흐르는데, 그 가운데서도 열두 동물의 생명 인자가 가장 많이 흐르고 있다. 예를 들자면 인간의 생명 인자 중 섹스 기질은 쥐띠와 토끼띠, 그리고 닭띠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난다는 식이다. 여하튼 자연계의 모든 생명들의 기질이 뭉뚱그려져 있기에 사람의 육신을 ‘몸’이라 하며, 그것들 하나하나가 오염된 마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수많은 생명 기운을 수행으로 깨끗하게 정제했을 때 인간의 몸과 마음은 대우주와 일체가 되는 것이다. 대우주와의 합일은 업(業, Karma)의 소멸을 통해 도(道)를 얻는 것이며 삶과 죽음을 초월한 생명의 영원한 보존을 의미한다.

    탄트라 섹스법도 바로 대우주와 일체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행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원래 탄트라라는 말은 여성신(女性神)을 의미하며, 널리 파생된다는 뜻도 머금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세상을 탄생시킨 어머니로서 널리 만물을 번성시키는 여신(女神)인 것이다. 이것이 8세기 이후 밀교의 수행법 중 섹스수행법이 성행하면서 밀교의 대명사로 굳어졌다.

    아무튼 이 탄트라 여신은 아이를 밴 여성처럼 만물을 잉태하고 있다. 그러나 한계가 없어서 영원히 만물을 생출(生出)하고 있으며, 그 마음은 티끌만큼의 오염도 없이 순수하다. 따라서 여신의 자궁은 무위의 덕을 베푸는 곳으로 승화되며, 노자의 ‘곡신불사 시위현빈(谷神不死 是謂玄牝)’에 해당한다. 즉 현묘한 암컷의 문으로서 천지의 뿌리(玄牝之門 是謂天地根)인 것이다.

    그런데 천지의 뿌리를 축소하면 결국 소우주인 인간이 된다. 말하자면 탄트라 여신은 인간으로서의 여성이며, 만물을 생출하는 그녀의 자궁은 곧 여성의 자궁과 같은 것이다. 만물이 면면히 이어져 나와 온 세상에 퍼져 나가게 하는(綿綿若存用之勤), 현묘하고도 현묘한 만물의 문(玄之又玄衆妙之門)이 바로 자궁이다.

    사람의 몸과 마음이 만물의 집합체라는 관점에서 보아도 여성이 아이를 배고 낳는 것은 천지만물을 탄생시킨 대우주의 행위와 일치한다. 따라서 여성이 자식을 잉태하는 것은 천지만물을 잉태하는 것이며, 자식을 태어나게 하는 것은 천지를 창조하는 것과 같다.

    어쨌든 만물의 창조는 음·양 이기(二氣)에 의한 것이고, 여성이 아이를 낳는 것도 남녀의 화합에 따른 결과다. 그러나 여기서 천지를 창조한 우주 본성과 만물의 집합체인 아이를 낳는 인간의 본성은 극명하게 상반된다.

    우주본성의 음·양 이기(二氣) 결합은 순수한 사랑─이것은 도(道), 이(理), 인(仁), 진여(眞如)를 포괄한다─으로 이루어졌으나 남녀의 결합은 단순히 육체적 애욕의 결과라는 점이다. 대우주는 바라는 바 없이 만물을 창조하고 무위의 덕을 베풀지만, 인간은 육욕(肉慾)에 따라 결합을 하므로 결국 욕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것이다.

    탄트라와 중국의 성도인술

    그러므로 탄트라 여신은 동물적인 쾌락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난잡한 섹스 행위도 용납하지 않는다. 또한 성교시에 어떤 번뇌의 침입도 거부한다. 오로지 순수해야 하며 정결한 장소와 마음을 요구한다. 그것이 바로 우주본성과 합일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신의(神醫)로 일컬어지는 허준 선생은 ‘동의보감’에서 남녀의 교접에 금해야 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천둥 번개가 칠 때 성 관계를 맺지 말 것이며, 그믐날과 밝은 대낮에도 금해야 하며, 일식과 월식, 그리고 큰 바람이 불거나 비가 많이 올 때, 무덤이나 사당 또는 음산한 장소에서도 성교를 금해야 하며, 병(丙)과 정(丁)일에도 성교를 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이럴 때 성관계를 맺으면 간과 신장이 상할 것이며, 아이가 태어나면 병신 아니면 불효하거나 나라에 해악을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이다.”

    허준 선생은 때를 가리지 않고 난잡하게 섹스를 즐기면 삿된 기가 침범하기 때문에 불행한 씨앗을 잉태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거니와, 탄트라 여신은 그런 분별없는 육욕은 물론 일체의 번뇌를 여의고 우주본성과 같이 섹스할 것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불교 속에 섹스 수행이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이며, 그것은 성스러운 의식(儀式)과 같다.

    한편 탄트라 섹스 수행법과 비슷한 것으로 수천년간 중국 도교에 전해오는 성도인술(性道人術)이 있다. 그 법을 터득한 사람은 오직 한 제자에게만 전한 까닭에 일반인들은 범접할 수 없는 성역과 같았다.

    그런데 중국의 섹스법은 ‘소녀경’에 잘 나타나 있듯이 탄트라 섹스처럼 수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어떻게 하면 섹스를 오래 할 수 있으며, 또 오래 살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므로 섹스 상대를 가리지 않았으며 섹스를 통해 병을 치유하는 방법까지 터득해냈다.

    그럼에도 중국의 성도인술이 탄트라섹스 수행법과 행위 면에서는 근본적으로 궤를 같이하고 있음이 특이하다. 아마 인간의 육체적 조건에 깊이 몰두해서 섹스법을 개발했기 때문에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두 섹스법이 공통으로 채택한 것 중에 가장 근본적인 것은 정액을 방출하지 않는 데 있다. 정액은 정(精)으로서 생명의 본질이다. 이 때문에 정액에 의해서 자손을 번식시킬 수 있으며, 육체의 성장을 주관할 뿐만 아니라, 정이 고갈하면 죽음에 이르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정액의 보존은 생명의 보존을 의미한다.

    그런데 서양인들은 정액의 방출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의학적으로도 유일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정액 보존설에 대해 찬반의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고대 동양인과 한의학에서는 정은 보존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고대 동양인들은 허무하게 흩어지는 생명의 기운(정)을 돌이켜 몸 속에 저장함으로써 건강은 물론 장수의 비결로 여겼던 것이다.

    실제로 정액의 방출이 심하면 신장, 방광이 허해지고 허리가 굽으며, 나중에는 폐가 병들게 된다. 폐병 환자들이나 폐가 허약한 사람들이 유달리 색을 밝히는 것은 이유가 있다. 신장, 방광의 기가 고갈되면 신장, 방광이 폐의 기운을 빼앗아오기 때문이다. 또 폐기(肺氣)가 약해지면 폐는 다시 위(胃)의 기를 빼앗아오고, 또 위는 심장의 기를 빼앗아오게 된다. 이렇게 해서 오장육부의 기가 차츰 쇠약해져서 늙으면 몸이 마르고 죽음에 이르러서는 장작개비 같아진다.

    따라서 정액의 방출은 자신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므로 함부로 흩어놓아서는 아니되는 것이며, 오히려 그 기운을 오장에 저장함으로써 오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그러면 이제부터 탄트라섹스 수행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접근해보기로 하자. 우선 탄트라 여신은 오직 순수함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이 법을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순수함이란 티없이 상대방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이 없는 섹스는 동물적 욕망의 행위이기 때문에 탄트라 여신을 모독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섹스를 하고 싶지 않은데도 상대방의 욕망을 채워주기 위해 의무적으로 하는 것도 우주 본성의 순결에 어긋나는 것이며, 취중에 이성을 잃고 하는 행위도 순수함을 잃은 것이다. 무엇보다 맑고 깨끗한 마음가짐이 우선되어야 한다.

    순수한 사랑의 행위는 결코 애욕에 이끌려서 함부로 섹스에 돌입하지 않는다. 남성은 여성을 탄트라 여신으로 보고 일체 번뇌를 여읜 일심(一心)으로 환희에 젖을 때까지 오랜 시간 애무의 손길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사랑의 애무는 급하지 않으며 거칠지도 않다. 여신에게 경배하듯 성스러운 의식(儀式)을 거행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서 애무하되, 여신의 발바닥인 용천혈(湧泉穴, 발바닥의 한가운데 부분)에 키스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람의 발바닥에는 오장육부의 신경이 다 모여 있다. 특히 신장이 허약한 당뇨병 환자의 경우 하루에 두 시간 정도 발바닥 만지기만 해주어도 1년 안에 치료할 수가 있다.

    아무튼 발바닥 키스는 여신에 대한 최고의 경배의식이며, 혹 그러한 행위가 불결하게 여겨진다면 이미 사랑의 감정이 없다는 것을 증거한다. 진실한 사랑은 더럽다 깨끗하다는 차별심이 없고 오직 순수 그 자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혀로 성기를 애무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사랑의 표출이라 하겠다.

    이와 같이 여신의 발끝에서부터 얼굴까지 온몸을 애무의 손길과 입술로 부드럽게 터치해 여신이 완전히 황홀경에 빠져들었을 때, 물론 남성 자신도 그런 경지에 진입해 있어야 하거니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천지창조의 성스러운 의식(儀式)을 거행해야 한다.

    성교 의식의 방법론에 있어서 도교의 성도인술은 아홉 번은 얕게, 한 번은 깊게 하라고 가르친다. 아홉 번은 수리(數理)로 만수(滿數)이며 한 번은 완성을 뜻한다. 즉 아홉 번으로 양기가 가득해진 뒤 한 번의 깊은 삽입으로 음·양 화합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홉 번의 얕음과 한 번의 깊음이 계속되는 동안 저 생명의 본질인 정액이 분출되려는 기미가 나타난다. 남성은 바로 이 순간을 알아차리고 즉시 행위를 멈추어서 마음을 회음(會陰)으로 옮겨 정액의 알맹이인 기를 저장시켜야 한다. 자신의 정액을 회음으로 옮기고 있다고 생각하면 실제로 마음에 응해 그렇게 된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여성도 마찬가지로 마음을 회음으로 가져간다. 회음이란 항문과 성기 중간에 위치한 작은 홈인데, 머리 가운데 숨골과 통하는 중요한 혈자리다. 정액의 기운이 회음에 충분히 모여들면 저절로 회음이 뜨거워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회음이 뜨거워질 때까지 행위를 계속해서 기를 모아야 한다.

    회음이 뜨거워졌으면 이번에는 마음을 회음에서 꽁지뼈가 있는 미추로 옮겨서 정기를 저장하고, 미추가 뜨거워지면 다시 천천히 척추를 타오르게 해서 뒷골 풍부혈을 뚫고 정수리에 모은 다음 정수리에서 다시 인당(두 눈썹 사이)에 충분히 저장시킨다. 인당에 정기를 저장시킬 때는 실눈을 뜨되 눈동자를 치켜떠서 인당을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면 인당이 저절로 꿈틀거리고 뻐근해지면서 뜨거운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인당에 정기가 충분하게 모여들었음을 느꼈으면 이번에는 눈길을 코끝과 인중, 그리고 입천장을 차례로 내려다보면서 기를 끌어내려야 한다. 이때 혀끝을 입천장에 말아 올리는데, 입천장이 팽팽하게 실리면서 침이 입 안에 가득해진다.

    입 안에 가득해진 침이야말로 최고의 영약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마음으로 배꼽 아래 단전에 침을 내려보낸다는 생각을 몇 차례 거듭한 뒤에 삼키되 목구멍과 가슴 중앙과 복부 그리고 배꼽 순으로 마음을 옮겨야 한다. 그러면 마음이 흐르는 대로 정액의 기운이 저절로 흘러서 단전에 저장된다.

    단전에 저장할 때는 마음으로 큰 바위 하나를 상상하고 세워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정액의 기운을 거대한 파도라 생각하고 그 바위에 부닥쳐서 물보라가 일어나는 것을 생각하면 기운이 흩어지지 않고 단전에 모여들게 된다.

    이와 같이 임맥과 독맥을 한 바퀴 돌리는 동안 오장육부 곳곳에 정액의 기운이 흘러들게 되므로 자연히 장기(臟器)가 강화되며 머리가 맑아진다.

    임·독맥의 순환은 자유롭게 비어 있는 우주공간과 같이 인체의 혈맥을 막힘 없이 흐르게 하는데, 한 번의 섹스에 네 바퀴를 돌려야 한다. 넷은 태극수로서 창조 원신의 수리(數理)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는 서로 마주보고 편안하게 앉아서 행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때 두 사람이 함께 임·독맥을 유통시키면 정수리에서 신령한 기운이 솟아오르고 허공에서 합일되어 무한의 쾌락을 온몸으로 누리며 깨달음에 들어간다고 한다.

    ◇ 병을 치료하는 섹스법

    병을 치료하기 위한 섹스수행을 할 때는 입천장에 모은 정액의 기운을 아래로 흘려보내되 병든 장기에 집중적으로 마음을 옮기면 정기가 저절로 그곳으로 스며들어 쇠퇴한 기력을 회복하게 된다. 그리고 임·독맥을 순환시키지 않고 바로 정액의 기운을 성기에서 단전으로 끌어올려서 저장했다가 오장육부로 보내도 무방하다.

    자신의 오장육부의 기가 허하고 심한 정도를 의학으로 관찰할 수 없을 때는 사주 팔자로 예측해낼 수 있다. 사주 팔자는 연월일시(年月日時) 네 기둥에 각기 여덟 개의 코드가 부여되는데, 그중 지지(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에 해당하는 12동물 띠의 속성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대략 파악해볼 수 있다.

    ● 신장

    대체로 자신의 사주에 쥐띠 자(子)가 하나 있고 돼지띠 해(亥)가 없으면서 양띠 미(未)와 말띠 오(午) 그리고 개띠 술(戌)이 있을 때는, 신장 방광이 허약해서 당뇨병을 얻기 쉽고 귀에 이상이 생긴다.

    신장은 정력과 지혜를 주관하는데 정액의 원산지이며, 정액은 만물의 집합체로서 죽음으로 끌고 가는 백(魄)이 모인 곳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진실한 본성을 속박하는 번뇌의 원인이 되므로 신장이 병들면 추하고 어리석으며 허리가 굽고 섹스 능력도 없어진다. 따라서 정기를 낭비하지 아니하고 사랑으로 양생하는 것이 신장을 보호하는 길이자 대지혜자로서 활력이 넘치는 사람이 된다.

    ● 간장

    자신의 사주에 범띠 인(寅)이나 토끼띠 묘(卯)가 하나만 있고 원숭이띠 신(申)과 닭띠 유(酉), 개띠나 소띠 또는 양띠가 있으면 간·담이 허약해서 쉽게 병이 난다. 간·담이 허약한 사람은 섹스할 때 정액의 기운을 간장으로 올려보낸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간은 삼신(三神)의 성품에 비유된다. 그러므로 어진 성품이 그 바탕을 이루는데, 간의 기가 허하거나 너무 강하면 어진 성품이 병들어 끊임없는 욕망을 일으킨다. 그래서 뜻대로 되지 않으면 심하게 번민하고 스트레스로 인해 광적인 행동도 불사한다. 따라서 어진 바탕의 기질이 점점 고갈되고 한없는 욕망의 에너지만 생성되므로 큰 병을 앓게 된다. 이럴 때는 아름다운 사랑이 최고의 묘약이므로 아낌없이 상대방에게 베풀 것을 권고한다. 그러면 자신의 간에 덕을 베푸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진실한 사랑은 조건 없이 덕을 베푸는 것이며, 그렇게 할 때 자신의 간(肝)에 덕을 베푸는 것이 된다.

    ● 위장

    자신의 사주에 용띠 진(辰)이 있는데 개띠가 있고 토끼띠, 범띠가 같이 있으면 위장에 큰 병이 올 수 있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정액의 기운을 위장에 보낸다고 생각한다.

    위장은 앎이 그 바탕이며 모자라고 더함이 없는 평등한 마음을 주관한다. 그러나 위가 병들면 시기와 질투, 거짓말 그리고 턱없는 욕심 때문에 큰 병을 앓거나 그로 인해 쓰라린 인생의 패배를 맛보게 된다.

    하지만 사랑의 정기를 충만하게 해서 평등심을 유지할 때 무욕의 성자, 즉 인간으로 태어나 모든 것을 극복한 위대한 승리자인 석가모니 붓다처럼 된다.

    ● 심장

    사주에 말띠 오(午)나 뱀띠 사(巳)가 있고 쥐띠, 돼지띠가 겹쳐 있거나 원숭이 띠가 붙어 있으면 심장과 소장이 허약해서 저혈압 증세가 있을 수 있으며, 허리와 머리가 아프고 잘 놀란다. 특히 개띠가 사주 중 월에 있으면 심장에 큰 병이 올 수 있다.

    심장은 예(禮)와 생명을 기르는 열기를 주관하는데 병들면 자주 웃고 불같이 화를 내거나 잘 토라지며, 저혈압으로 고생한다. 그러므로 심장의 기를 잘 보양하면 성내지 않고 무한한 빛을 비추는 도덕군자로 승화된다.

    ● 폐장

    사주에 원숭이띠나 닭띠가 하나 있는데, 말띠 양띠 범띠 토끼띠 등이 셋 있으면 폐와 대장에 병이 온다. 폐, 대장이 허약하면 유달리 색을 즐기는 성품으로 나타나는데, 폐결핵 환자의 경우가 좋은 예다. 폐병 환자는 절대로 색을 금해야 한다. 색을 금하지 않으면 폐기가 점점 허약해져서 백약이 무효하게 된다.

    또 자신의 사주에 소띠, 양띠, 용띠 또는 개띠가 셋 모여 있으면 폐기가 허약한 사람인 만큼 색을 즐기려 든다. 실제로 대단한 성 능력의 소유자이면서 색다른 체위를 요구하는 난잡한 면도 보인다.

    폐는 감정의 집합체이며 혈기를 주관하고 의로움을 바탕으로 하는데, 병들면 불의(不義)하게 색을 밝히고 위선적인 성품을 보이거나 스스로 애간장을 녹일 만큼 슬퍼하게 된다. 이렇게 병든 폐 역시 맑고 깨끗한 사랑의 감정으로 상대방을 위하게 될 때 무한한 복을 내려주는 아미타부처로 화신(化身)하게 된다.

    이렇게 사람의 운명은 건강과 직결되어 있으므로 자신의 사주팔자를 알면 악운일 때 스스로 허약해진 장 기능을 회복하는 섹스 수행 내지 음식 등으로 다스림으로써 운명을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필자는 이 수행법을 티베트의 라마승으로부터 직접 전해 들었다. 아내가 있는 그는 당시 나이가 칠십이 넘었는 데도 얼굴은 50대 이하로 보일 만큼 맑고 깨끗했으며 대단히 활력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는 그 나이에도 하루에 몇 차례건 섹스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액을 낭비하지 않으므로 뜻대로 행위를 할 수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그 라마승처럼 섹스 수행의 정수를 실제 행동에 옮기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시 말해서 사전에 예행 연습으로 충분히 습득한 뒤에야 비로소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임·독맥을 유통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의지와 관계없이 정액을 방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녀가 함께 자신의 성기를 강화해둘 필요가 있다.

    발기를 목적으로 한 비아그라와 같은 약물은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항구적이지 못하다. 오히려 건강을 해쳐서 죽음의 시간을 한 발짝 앞당겨 놓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자연에서 얻는 음식의 섭취와 함께 운동으로 성기를 강화해야 한다.

    성기 강화술에는 여러 방법이 전해오는데, 필자는 두 가지 양생술(養生術)을 설명하고자 한다.

    마음의 힘으로 성기 강화

    첫째는 마음의 힘으로 성기를 강화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남녀 누구나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행할 수 있으므로 대단히 편리한 수련법이다.

    배꼽 아래 3cm 정도에 마음을 머물고 그 속으로 다시 1cm 가량 들어가서 집중하되 단전이 텅 비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의식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큰 나무 한 그루를 텅 빈 곳에 심은 다음 머리카락보다 작고 미세한 뿌리들이 수없이 자라나서 성기와 고환으로 뻗어가고 있다고 상상한다. 그러면 저절로 기가 성기로 모여들어서 오랫동안 단련하면 뜻에 따라 쉽게 발기되고 힘도 강화된다.

    둘째 방법은 편안하게 반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두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놓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 뒤에 혀끝을 입천장에 말아 올리고 턱을 당긴 다음, 온몸의 근육을 이완시킨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 주먹을 불끈 쥐면서 치아를 힘껏 다물고 골반에 힘을 주어 항문을 굳게 다문다. 이어 서서히 코로 숨을 내쉬면서 마치 절하듯이 상체를 앞으로 숙이되 이마가 바닥에 닿을 때까지 한다.

    숨을 끝까지 다 내쉬었으면 이번에는 불끈 쥔 손과 다문 치아의 힘을 빼고 항문을 천천히 풀면서 동시에 숨을 들이쉬며 상체를 본 자세로 일으켜 세운다.

    이와 같이 수련하기를 하루에 최소한 50회씩 계속하면 몰라보게 성기가 강화되고 활력도 넘친다. 남성인 경우 소변을 볼 때 발 뒤꿈치를 들고 항문을 오므린 다음 아주 천천히 방뇨하는 습관을 길러도 큰 효과를 얻을 수가 있다.

    다음은 임·독맥을 유통시키는 법이다. 흔히 기수련 단체에서 임·독맥을 유통시켜 준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모두 거짓말이다. 임·독맥은 본인 스스로 유통시키지 않으면 안 될 뿐만 아니라 그리 쉽게 유통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하게 수련해야만 비로소 임·독맥으로 기가 흐르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임·독맥에 기가 흐른다고 해서 완벽하게 유통된 것이라고 착각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어느 정도 기의 흐름이 있을 뿐 진실하게 결점이 없이 유통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실한 유통은 허공에 몸이 떠오르고 천둥소리를 들으며 보고 듣고 냄새 맡고 의식되는 감각이 일절 없어졌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기가 흐르는 감각만 느낄 수 있어도 오장육부가 강화되며 위장병, 변비, 기미 등의 병이 치유될 수 있다. 이 방법도 성기를 강화하는 법과 같은 자세를 취하되 온몸에 힘을 완전하게 이완시켜야 하며 잡념을 버리고 집중해야 한다.

    고요히 앉아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마음으로 몸의 구석구석을 관찰한 다음, 입천장에 혀끝을 붙이고 정수리에 마음을 집중한다. 정수리에 마음이 집중되었으면 이번에는 숨을 크게 들이쉰 뒤에 절하듯이 상체를 똑바로 앞으로 숙이되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마음을 정수리에서 척추를 따라 내려가서 꽁지뼈에 머물렀다가 이번에는 숨을 들이쉬면서 몸을 바로 일으키며 척추를 따라 마음을 움직여 정수리까지 와서 머문다.

    이렇게 매일 아침 저녁으로 50회 이상 거듭하면 어느날 문득 척추를 타고 오르내리는 기를 감지하게 된다. 그러면 같은 방법으로 정수리에서 이마와 가슴과 배꼽, 그리고 마음을 내리고 올리면 역시 임맥을 오르내리는 기를 느낄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남녀가 임·독맥이 어느 정도 트였으면 이번에는 실제 연습에 들어가야 한다.

    실습시에도 금해야 할 일이 있다. 과식 과음 후에 실습하면 생명이 단축된다고 하며, 피로할 때 행하면 소화불량이나 관절염에 걸리기 쉽고, 의무적인 행위도 기력이 상실된다. 그리고 완전하게 발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장의 기능이 흐트러져서 큰 병을 얻을 수 있으며, 노동이나 운동을 한 뒤에 아직 땀이 마르지 않았는데도 행위를 하면 기가 심하게 흩어져서 탈진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정액을 방출하면 더욱 분명해지므로 명심해야 한다.

    실습이란 아무 대상이나 가리지 않고 찾아서 행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탄트라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이므로, 자위 행위로 수련할 것을 권고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티베트의 라마승이 필자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일부 타락한 승려 혹은 섹스수행을 한다는 힌두인들이 대상을 가리지 않고 여러 이성과 연습에 몰두하거나 그들을 한평생 거느리고 살아가기도 하는데, 그것은 대단히 오염된 수련이므로 본받을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 단련된 성기능과 임·독맥 유통의 법을 익혔으므로 자위 행위에서 분출되는 정액을 임·독맥으로 유통시키고 때로는 오장으로 그 정기를 보내는 훈련을 거듭하면서 실제 수행에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길러두어야 한다.

    인도의 불교 성전에 조각된 여러 체위들이 중국의 성도인술의 체위와 일치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종교와 문화가 다른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섹스법이 통일되어 있는 것을 보면 분명한 어떤 논리에 근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두 나라의 섹스수련에 있어서 매우 구체적으로 전해지는 중국의 성도인술을 대표적인 몇 가지만 열거해보기로 하겠다. 이 법은 이미 널리 알려진 ‘소녀경(素女經)’에 자세하게 실려 있으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소녀경’은 궁녀 3000명을 거느리고 장수했다는 동양의학의 원조 황제와 소녀의 대화에 섹스기법을 수록한 책인데, 황제가 묻고 소녀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꾸며져 있는 것으로 보아 소녀(素女)는 성도인술에 달통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나이도 상당히 많은 사람으로 보이는데,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분명치 않다.

    아무튼 ‘소녀경’에서는 정액을 방출하지 않으려면 아예 수도승과 같이 섹스를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는 황제의 질문에 소녀는 이렇게 말한다. 천지가 이미 음·양 이기(二氣)로 창조되었고 만물이 음·양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섹스를 하지 않으면 이 이치에 어긋나므로 심장에서 대장의 꼬리까지 혈기가 억압되어 정기를 보충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낡은 기를 정화해서 새로운 기를 받아들여야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니, 정액을 돌이켜 체내에 비축하는 환정법(還精法)을 써야만 원기가 완성된다.

    이 말은 탄트라 섹스 수행론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건강을 위해서도 섹스는 꼭 필요한 인간의 본질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소녀는 섹스 체위를 대단히 중요하게 설명하는데, 그것은 자세에 따라서 병을 치유하는 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지금부터 고대로부터 장수 비결로 전해지는 섹스 체위에 대해서 몇 가지만 알아보자.

    다만 한 가지 덧붙일 것은 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 또는 자신의 건강을 증진시킬 생각으로 섹스를 할 때, 서로의 정기를 상대방에게 보내면 탁월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법은 절정의 기미가 보일 때 정기를 자신의 체내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염력으로 보낸다는 생각을 하고, 상대방은 그 정기가 자신의 체내에 흡입되고 있다고 마음으로 집중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음기와 양기가 결합되어 더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증강할 수 있다고 하였다. 물론 이때도 방사는 하지 않아야 한다.

    ● 정자세

    이 자세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보편적인 자세다. 여성은 반듯하게 눕고 남성이 그 위에 겹치는 자세인데, 여성은 두 다리를 들고 골반을 위로 치켜세운다.

    아홉 번은 얕게, 한 번은 깊게 삽입해서 절정의 기미를 알아차리고, 남녀가 각각 자신의 임·독맥으로 정기를 흘려보내거나 상대방에게 정기를 보낸다. 정기를 받는 사람은 흡입한다는 생각으로 정기를 받아들여서 임·독맥 유통 또는 장기에 저장한다.

    한 번 시작하면 세 번을 거듭해서 섹스를 하고, 하루에 세 번씩 20일 동안 계속하면 신장이 튼튼해진다고 하였다.

    ● 호랑이 자세

    남성의 원기가 왕성해지고 여러 가지 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여성은 엎드리되 팔꿈치로 바닥을 짚고 머리를 깊이 숙이며 엉덩이를 높이 들어올린다. 남성은 그 뒤에서 여성의 유방을 부드럽게 잡고 정기를 주고받는데, 이 체위는 대체로 남성에게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한다.

    ● 여성상위 자세

    남성은 반듯하게 눕고 무릎을 약간 세우며 여성은 그 위에 포개되 남성을 가볍게 껴안은 체위다. 이 자세는 여성으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우월감을 갖게 한다. 그리고 남성의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감과 성취감을 갖게 하는데, 몸이 허약한 남성에게 유리하며 신장과 간에 쉽게 정기를 흡입할 수 있다.

    ● 옆으로 누운 자세

    여성이 옆으로 눕되 반드시 오른쪽으로 누워야 하며 왼쪽 어깨를 약간 들고 왼쪽 다리도 구부려 든다. 왼쪽으로 누우면 심장과 위에 무리가 가해지므로 오히려 역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자세는 여성을 위한 훌륭한 섹스 기법으로서 월경시 출혈이 과다하거나 생리통 또는 불규칙한 주기에 치료효과가 있다고 한다.

    남성은 양 손바닥을 바닥에 짚고 삽입하는데 역시 아홉 번은 얕게, 한 번은 깊이 행위를 하되 한 회에 두 번씩 정기를 주고 보름 동안 계속한다.

    ● 여성 기대기 자세

    여성이 베개나 이불을 등 뒤에 받치고 비스듬히 바로 눕고 양 무릎을 세운 다음 남성이 무릎을 꿇고 행위한다. 여성의 성적 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허약한 체질을 보강하는 체위다. 하루에 세 번씩 20일간 계속하기를 권고한다.

    ● 앉은 자세

    남성이 두 다리를 벌려 앉고 두 손은 뒤로 돌려 짚는다. 여성은 그 위에 포개 앉으며 역시 양 손을 뒤로 짚고 여성이 행위한다.

    또 남성이 편안하게 앉고 여성이 다리를 들어 걸터앉되 두 팔로 남성의 목을 껴안고 행위를 하는데 절정의 순간에 서로 혀를 겹쳐서 에너지를 교환한다. 이때도 두 사람의 정기가 허공에서 만나 연꽃 모양으로 빛난다고 한다.

    이 자세는 상호간에 정액의 기운을 회음에 모으고 꽁지뼈를 통해 척추를 타고 오르게 하여 뇌에 기를 모으는 데 좋다. 또 눈과 귀에 정기를 보냄으로써 눈과 귀를 맑게 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정기를 교환하면서 임·독맥을 순환시켜 절정의 쾌감을 느낄 때 허공에서 음·양 이기(二氣)가 합일되어 삼매경에 들 수 있는 행법이다.

    ● 서서 하는 자세

    남성이 여성을 들어올리고, 여성은 두 다리로 남성의 허리를 감고 두 팔로 남성의 목을 감은 자세다. 앉은 자세와 같이 임·독맥 유통에 좋은 체위다. 그러나 이 체위는 남성에게 상당한 힘이 요구되므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서로 협력하면 어렵지 않게 행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20여 가지 체위가 있으나 본격적인 수행을 전제로 한 자세이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섹스에 대한 새 가치관 필요

    결론적으로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섹스에 대해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섹스란 단어가 다른 나라 말이기 때문에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면서도 섹스를 정작 우리의 토종 언어인 ‘십(十)’이란 말로 표현하면 치졸한 욕설로 여겨서 모두들 터부시한다.

    그러나 십이란 말은 본래 음·양의 화합을 일컫는 숫자이자 언어다. 그것은 몸과 마음의 아름다운 결합으로 하나의 완성된 태극(太極)의 경지에 이름을 뜻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십을 입에 담기를 꺼리는 것은 심리적으로 섹스 행위를 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며, 추하다는 생각은 곧 진실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즉 동물적인 육욕에 이끌려서 혹은 상대방을 아름답게만 여기는 피상적인 인식만으로 사랑한다는 착각에서 성행위를 하기 때문에 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관세음보살이 섹스하는 여신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힌두의 위대한 여신들이 섹스하는 모습으로 화신(化身)한 상(像)들에서 우리는 섹스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들 신상은 진실한 사랑의 위대성을 표상한 것이기에, 우리는 섹스를 위한 섹스가 아니라 사랑의 결정(結晶)으로서의 섹스를 해야 하며, 그것은 우주적 본질과 합일되는 것이므로 종교적 행위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문의 www.dnsaud.net/ 02-826-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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