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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철학 박사 정경대의 ‘신비의 性儀式’

‘女神 숭배형 섹스’로 건강 지킨다

탄트라 수행기

  • 정경대

‘女神 숭배형 섹스’로 건강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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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神 숭배형 섹스’로 건강 지킨다
고대 동양인들의 인식과 마찬가지로 탄트라 불교에서도 인간의 몸을 소우주(小宇宙)로 보아 대우주(大宇宙)의 진리가 용해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소우주인 몸을 대우주에 합일시키기 위한 방편을 찾으려 하였는데, 그것은 오직 마음을 비우고 고요 속으로 진입하는 수행으로만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였다.

한마디로 수행이란 마음을 닦는 공부다. 인간의 욕망이란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습성이 한 묶음으로 뭉뚱그려 형성된 것이므로 그 오염성을 씻어내는 것이 바로 마음을 닦는 수행이라고 한다.

필자가 ‘신동아’ 5월호 ‘열두 동물 띠 이야기’에서 언급했듯이, 사람의 몸 속에는 모든 생명의 인자(因子)가 흐르는데, 그 가운데서도 열두 동물의 생명 인자가 가장 많이 흐르고 있다. 예를 들자면 인간의 생명 인자 중 섹스 기질은 쥐띠와 토끼띠, 그리고 닭띠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난다는 식이다. 여하튼 자연계의 모든 생명들의 기질이 뭉뚱그려져 있기에 사람의 육신을 ‘몸’이라 하며, 그것들 하나하나가 오염된 마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수많은 생명 기운을 수행으로 깨끗하게 정제했을 때 인간의 몸과 마음은 대우주와 일체가 되는 것이다. 대우주와의 합일은 업(業, Karma)의 소멸을 통해 도(道)를 얻는 것이며 삶과 죽음을 초월한 생명의 영원한 보존을 의미한다.

탄트라 섹스법도 바로 대우주와 일체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행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원래 탄트라라는 말은 여성신(女性神)을 의미하며, 널리 파생된다는 뜻도 머금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세상을 탄생시킨 어머니로서 널리 만물을 번성시키는 여신(女神)인 것이다. 이것이 8세기 이후 밀교의 수행법 중 섹스수행법이 성행하면서 밀교의 대명사로 굳어졌다.

아무튼 이 탄트라 여신은 아이를 밴 여성처럼 만물을 잉태하고 있다. 그러나 한계가 없어서 영원히 만물을 생출(生出)하고 있으며, 그 마음은 티끌만큼의 오염도 없이 순수하다. 따라서 여신의 자궁은 무위의 덕을 베푸는 곳으로 승화되며, 노자의 ‘곡신불사 시위현빈(谷神不死 是謂玄牝)’에 해당한다. 즉 현묘한 암컷의 문으로서 천지의 뿌리(玄牝之門 是謂天地根)인 것이다.

그런데 천지의 뿌리를 축소하면 결국 소우주인 인간이 된다. 말하자면 탄트라 여신은 인간으로서의 여성이며, 만물을 생출하는 그녀의 자궁은 곧 여성의 자궁과 같은 것이다. 만물이 면면히 이어져 나와 온 세상에 퍼져 나가게 하는(綿綿若存用之勤), 현묘하고도 현묘한 만물의 문(玄之又玄衆妙之門)이 바로 자궁이다.

사람의 몸과 마음이 만물의 집합체라는 관점에서 보아도 여성이 아이를 배고 낳는 것은 천지만물을 탄생시킨 대우주의 행위와 일치한다. 따라서 여성이 자식을 잉태하는 것은 천지만물을 잉태하는 것이며, 자식을 태어나게 하는 것은 천지를 창조하는 것과 같다.

어쨌든 만물의 창조는 음·양 이기(二氣)에 의한 것이고, 여성이 아이를 낳는 것도 남녀의 화합에 따른 결과다. 그러나 여기서 천지를 창조한 우주 본성과 만물의 집합체인 아이를 낳는 인간의 본성은 극명하게 상반된다.

우주본성의 음·양 이기(二氣) 결합은 순수한 사랑─이것은 도(道), 이(理), 인(仁), 진여(眞如)를 포괄한다─으로 이루어졌으나 남녀의 결합은 단순히 육체적 애욕의 결과라는 점이다. 대우주는 바라는 바 없이 만물을 창조하고 무위의 덕을 베풀지만, 인간은 육욕(肉慾)에 따라 결합을 하므로 결국 욕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것이다.

탄트라와 중국의 성도인술

그러므로 탄트라 여신은 동물적인 쾌락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난잡한 섹스 행위도 용납하지 않는다. 또한 성교시에 어떤 번뇌의 침입도 거부한다. 오로지 순수해야 하며 정결한 장소와 마음을 요구한다. 그것이 바로 우주본성과 합일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신의(神醫)로 일컬어지는 허준 선생은 ‘동의보감’에서 남녀의 교접에 금해야 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천둥 번개가 칠 때 성 관계를 맺지 말 것이며, 그믐날과 밝은 대낮에도 금해야 하며, 일식과 월식, 그리고 큰 바람이 불거나 비가 많이 올 때, 무덤이나 사당 또는 음산한 장소에서도 성교를 금해야 하며, 병(丙)과 정(丁)일에도 성교를 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이럴 때 성관계를 맺으면 간과 신장이 상할 것이며, 아이가 태어나면 병신 아니면 불효하거나 나라에 해악을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이다.”

허준 선생은 때를 가리지 않고 난잡하게 섹스를 즐기면 삿된 기가 침범하기 때문에 불행한 씨앗을 잉태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거니와, 탄트라 여신은 그런 분별없는 육욕은 물론 일체의 번뇌를 여의고 우주본성과 같이 섹스할 것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불교 속에 섹스 수행이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이며, 그것은 성스러운 의식(儀式)과 같다.

한편 탄트라 섹스 수행법과 비슷한 것으로 수천년간 중국 도교에 전해오는 성도인술(性道人術)이 있다. 그 법을 터득한 사람은 오직 한 제자에게만 전한 까닭에 일반인들은 범접할 수 없는 성역과 같았다.

그런데 중국의 섹스법은 ‘소녀경’에 잘 나타나 있듯이 탄트라 섹스처럼 수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어떻게 하면 섹스를 오래 할 수 있으며, 또 오래 살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므로 섹스 상대를 가리지 않았으며 섹스를 통해 병을 치유하는 방법까지 터득해냈다.

그럼에도 중국의 성도인술이 탄트라섹스 수행법과 행위 면에서는 근본적으로 궤를 같이하고 있음이 특이하다. 아마 인간의 육체적 조건에 깊이 몰두해서 섹스법을 개발했기 때문에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두 섹스법이 공통으로 채택한 것 중에 가장 근본적인 것은 정액을 방출하지 않는 데 있다. 정액은 정(精)으로서 생명의 본질이다. 이 때문에 정액에 의해서 자손을 번식시킬 수 있으며, 육체의 성장을 주관할 뿐만 아니라, 정이 고갈하면 죽음에 이르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정액의 보존은 생명의 보존을 의미한다.

그런데 서양인들은 정액의 방출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의학적으로도 유일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정액 보존설에 대해 찬반의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고대 동양인과 한의학에서는 정은 보존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고대 동양인들은 허무하게 흩어지는 생명의 기운(정)을 돌이켜 몸 속에 저장함으로써 건강은 물론 장수의 비결로 여겼던 것이다.

실제로 정액의 방출이 심하면 신장, 방광이 허해지고 허리가 굽으며, 나중에는 폐가 병들게 된다. 폐병 환자들이나 폐가 허약한 사람들이 유달리 색을 밝히는 것은 이유가 있다. 신장, 방광의 기가 고갈되면 신장, 방광이 폐의 기운을 빼앗아오기 때문이다. 또 폐기(肺氣)가 약해지면 폐는 다시 위(胃)의 기를 빼앗아오고, 또 위는 심장의 기를 빼앗아오게 된다. 이렇게 해서 오장육부의 기가 차츰 쇠약해져서 늙으면 몸이 마르고 죽음에 이르러서는 장작개비 같아진다.

따라서 정액의 방출은 자신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므로 함부로 흩어놓아서는 아니되는 것이며, 오히려 그 기운을 오장에 저장함으로써 오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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