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권말부록|21세기 한국을 위한 교육 · 복지 · 기업문화 개혁론

10대에게 인권과 행복추구권을

<청소년문제>

  • 전효관 (서울시 하자센터 부소장)

10대에게 인권과 행복추구권을

2/2
새로운 정책은 시대적 전환기에 살아가는 10대의 존재형태를 검토함으로써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이미 10대는 국가간 경계를 넘어 살아가고 있으며 획일주의에 동화되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개인이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조건의 변화는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동일한 경험 세계를 붕괴시키는 조건들과 그 격차로 생산되는 불평등, 발달단계를 뛰어넘는 체험의 조건들과 그 영향, 온라인 네트워크 생성과 자치적 경험 등이 그 사례일 것이다. 이때 사회는 10대와의 관계 재정립에 자원을 투입하면서 10대에게 기획력을 환원하는 과정을 숙고해야 한다.

그 전제는 10대의 자치활동을 재개념화하는 것이다. 10대 자치활동의 재개념화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주체인 10대의 지위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보호’개념으로는 10대의 자율적 성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스스로 문제를 보고 해결해 나갈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10대의 문제해결능력은 계속 유보되고 지연될 수밖에 없다. 10대를 보호 대상으로 묶어두는 한 10대의 자치 능력 향상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한 사회에서 10대의 사회적 역량은 역사적 과정과 사회문화적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고유성을 갖고 있다. 10대가 주체가 될 수 있는 지점을 판단하고 사회적 노력을 기울여 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10대의 사회권을 인정하고 그들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담론화하려는 노력을 사회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들이 대면하는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우선적으로 펼쳐져야 그들의 생활 공간을 스스로 기획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10대를 보호한다는 사회 논리, 10대를 통제하려는 각종 정책의 허구성을 간파하는 10대가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10대에게 청소년 정책이나 청소년 단체에 대해 평가하고 자신의 공간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 시스템이 필요하다. 10대가 자신이 활동할 공간과 환경을 보면서 일과 놀이를 연결시키고 자기관리를 통해 자신을 기획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획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정책의 핵심으로서의 ‘행복추구권’



새로운 정책의 철학은 10대의 행복추구권이라는 테마가 아닐까 싶다. 10대의 감수성을 해방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동질적인 단일 주체를 만들어 온 사회 시스템, 그리고 개인을 망각하게 하는 교육제도의 문제는 개인의 행복을 유보하게 했다. 최근 교육현장의 문제가 지적되고 교육제도의 개혁 필요성이 공론화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일부에서 우려하듯 이런 문제가 선정적인 이슈에 집중되어 있고 공교육의 문제틀을 부정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는 있다. 하지만 청소년 문제를 다루면서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교육 현장의 문제를 우회할 수는 없다. 대다수 10대에게 학교 현장은 일상을 지배하는 중요한 축이다. 따라서 교육 현장에 대한 개혁과 맞물리지 않는 청소년 정책은 한계를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비단 학교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10대를 둘러싼 가족, 학교, 시장은 10대를 다양하게, 혹은 분열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10대를 구성하고 분열시키는 힘은 세대간 소통을 불가능하게 하고 10대 내부의 차이를 증폭시킨다. 이때 어느 한편의 가치를 추상적인 수준에서 인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개인 대 집단, 개인성 대 공공성의 문제를 추상적으로 분리시킨 채 어떤 위계를 설정하는 것은 일면적이다.

일례로 개인성을 우선시하는 태도는 기존 질서에 대한 안티 테제일 수는 있지만 소통의 문제를 개인의 수준으로 환원하는 문제를 가질 수 있다.

문제는 10대의 감수성을 해방하면서 ‘공공성’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이때 공공성은 10대의 쾌락과 욕망을 거세하는 것이어서는 안 되며, 개인성과 공공성이라는 기존의 이분법을 뛰어넘는 제3의 실천이 시도되어야 한다.

개인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차이의 정치학을 해석할 줄 아는 것,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소통과 네트워크의 능력을 제고하는 것, 바로 이것이 새로운 공공성의 핵심이다.

서로 다른 너와 내가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것, 너와 나의 꿈을 나누고 서로 만나서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하는 것, 바로 이것이 새로운 시민성이며 새로운 시민이 만드는 질서일 것이다.

10대의 인권과 행복추구권을 바탕으로 만드는 새로운 정책 방향만이 청소년을 사회 자원화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책 방향의 설정만이 세대간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10대를 살려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신동아 2001년 6월호

2/2
전효관 (서울시 하자센터 부소장)
목록 닫기

10대에게 인권과 행복추구권을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