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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斷指시위 벌이고 조폭으로 쫓기는 사람들

  • 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항일 斷指시위 벌이고 조폭으로 쫓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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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와 더불어 손가락을 자른 강아무개(40)씨는 일본의 ‘죄목’을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수사기관의 처사에 대해 울분을 터뜨렸다.

“오늘날 일본의 정신적·문화적 침략은 위험수위를 넘었다. 자식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교과서 왜곡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수사기관이 죄 없는 동지들을 전과자로 만들고 있다. 털어 먼지 안 나는 사람 있나. 이런 식으로 하면 누가 나라 위해 피를 흘리겠나.”

강씨는 ‘범단’ 혐의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샅샅이 조사해도 나오는 게 없으니 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찰이 손가락을 일본대사관에 전달하지 않고 임의로 버리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문제의 손가락은 아산경찰서 냉동실에 보관돼 있다. 손가락이 이곳으로 넘어온 경위는 이렇다. 8월13일 단지의식을 치른 후 독립문을 빠져나온 ‘구국결사대’ 일행은 서울에서 천안으로 돌아가는 길에 안양 시내 모 병원에 들렀다. 출혈이 심해 응급처치를 받기 위해서였다. 이들이 손가락 봉합수술을 거부하자 병원측은 안양경찰서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안양경찰서 형사들은 손가락을 압수했는데, 연락을 받고 올라온 아산경찰서 형사들이 이를 인수했다.

아산경찰서는 손가락을 온양 시내에 있는 광혜병원에 맡겼다. 광혜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8월15일 경찰 관계자가 찾아와 “버리지 말라”며 손가락 13개가 담긴 비닐봉지를 맡겼는데, 한 달 후 다시 찾아갔다는 것이다.



아산경찰서 관계자는 “손가락을 돌려주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므로 당사자가 요구해도 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사자들에게 손가락 권리포기에 관한 위임장을 요구하고 있는데, 당사자들이 일본대사관 전달을 고집하며 거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손가락에 대한 ‘권리’와 관련해 최용석 변호사는 “변사체의 경우 경찰이 부검을 하려면 압수수색영장을 받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손가락이 범죄행위와 관련된 것이라면 경찰이 절차를 통해 압수할 수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단지 자체는 범죄가 아닌 만큼 본인이 요구하면 돌려주는 게 맞다”고 밝혔다.

신동아 200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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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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