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직장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퇴직 후의 삶,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것이 모든 직장인의 과제가 됐다. 여행가이드는 많은 젊은이들이 꿈꾸는 직업이면서, 부업을 원하는 직장인이나 퇴직 후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능력만 있으면 많은 수입과 보람을 얻을 수 있는 프리랜서 가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79년에 대학을 졸업한 김문수씨가 처음 취직한 곳은 삼성생명의 전신인 동방생명이다. 동방생명에서 5년간 근무하고 생명보험협회로 자리를 옮겨 14년을 보냈다. 보험업계에서 20년 가까이 일하며 잔뼈가 굵은 김씨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명예퇴직이었다. 1998년 12월,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온 나라가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조기퇴직자, 실업자가 속출하던 시점이었다.
퇴직 후 김문수씨는 노동부가 후원하는 실업자 재취업 교육과정에 주목했다. 1999년 상반기 한성직업전문학교에서 개설한 일본어 관광통역안내원 6개월 과정에 지원했다. 김씨는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중등영어교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 관광통역안내원 과정은 대개 어학수업 중심으로 짜여 있기 때문에 김씨 입장에서는 영어과정을 지원할 필요가 없었고, 대신 일본어과정에 지원했다.
일본어과정을 듣고 있던 1999년 5월에 영어 관광통역안내원 시험을 치렀고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었다. 자격증을 취득할 무렵 일반여행자협회에서 문화관광부 지원으로 통역지원센터를 설립하여 요원을 공개채용했는데 여기에 응시해 채용된 김씨는 예술의 전당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의 영문편집담당으로 관광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김문수씨는 용산 전쟁기념관 통역가이드로, 서울시청관광과 전문계약직으로, 한국예술실연자단체 연합회에서 여는 외국전문가 초청세미나 준비위원으로 계속 활동하고 있다. 고정 직장이 없이 여러 곳을 거치기는 했지만 퇴직 후에도 꾸준히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김씨 자신이 노력한 결과다. 김씨는 “넓은 세상에서 활기차게 살 수 있으며 여행이 인생의 부가가치창조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보람찬 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광가이드로서 자부심과 보람만 즐기기엔 현실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기형적 관광산업에서 비롯된 열악한 근무여건으로 고통받는 가이드들도 적지 않다. 보람이 큰 만큼 이에 따른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IMF 이후, 두 배 증가
가이드는 크게 국내여행안내원, 관광통역안내원, 국외여행인솔자 등 세 종류로 나뉜다. 국내여행안내원은 국내 여행지를 찾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다. 반면 관광통역안내원과 국외여행인솔자는 해외여행업에 종사한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인바운드’ 여행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관광통역안내원이고, 내국인의 해외여행 즉 ‘아웃바운드’ 여행업의 가이드가 국외여행인솔자다.
문화관광부는 국가자격시험을 실시해 가이드 자격을 관리하고 있다. 즉 가이드가 되려면 해당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국내여행안내원 시험은 문화관광부 주관으로 한국관광협회에서 시행하며, 관광통역안내원 시험은 한국관광공사가 시행한다. 가이드 자격시험의 공통점은 응시자에 대해 학력, 경력, 국적 등의 제한 요소가 없다는 점이다. 만 18세 이상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2년부터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시험이 시행됐다. 88올림픽 이후 관광통역안내원 수요가 늘고 유망직종으로 부상하면서 연간 200∼500명의 자격증 취득자가 배출됐는데, IMF 외환위기 이후 응시자와 합격자 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1998년에는 695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이듬해인 1999년에는 두 배에 가까운 1255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2000년과 2001년에도 각각 1211명과 1162명의 자격증 취득자가 배출됐다.
여행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가이드 자격증에 따라 난이도와 대우가 다르다. 국내여행안내원보다 어학능력이 요구되는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 취득이 어렵고 업무 난이도도 높아 상대적으로 대우도 낫다. 국외여행인솔자는 투어컨덕터(TC, Tour Conductor) 혹은 투어리더(Tour Leader)로 불리며 가이드 직종 중에서도 특히 각광받고 있다. 유망직종으로 떠오르면서 해외 어학연수나 유학 경험자들이 대거 진출하고 있는 추세다.
투어컨덕터 자격은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을 갖춘 사람이면 소양교육 과정을 거쳐 취득할 수 있다. 또 여행업 2년 이상 경력자는 TC 실무, 여행사 실무업무, 관광영어, 사진, 비디오촬영, 인터넷 교육 등으로 짜여진 소양교육을 통해 TC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관광통역안내원 합격률 50%
국내여행안내원 시험은 1차 면접시험과 2차 필기시험으로 나뉘어 시행된다. 면접시험에서는 가이드로 활동할 만한 적성, 정신을 갖추고 있는가, 관광안내 관련 기본소양을 갖추고 있는가를 평가한다. 주로 국가관, 가이드로서의 사명감, 전문지식과 응용능력, 의사 발표의 정확성과 논리성 등을 평가한다.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득점하면 통과할 수 있고 면접 통과자에 한해 2차 필기시험 응시 기회가 주어진다.
2차시험은 국사, 한국지리, 관광법규, 관광자원론 등 4과목에 걸친 객관식 필기시험이다. 100점을 만점으로 하여 과목당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얻어야 합격한다.
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전문대학 이상의 학교에서 관광분야를 전공한 졸업자는 자동적으로 자격을 취득한다. 고등학교 또는 고등기술학교 이상의 학교에서 관광분야를 전공한 졸업자에게는 필기시험이 면제된다. 관광업소에서 관광안내와 관련된 업무에 3년 이상 종사한 경력자도 필기 시험을 면제받을 수 있다.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시험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기타 외국어(불어, 독어, 노어, 서반아어)로 나누어 해당 언어별로 연 1회 실시한다. 언어별로 다른 시기에 실시하는데 대개 일본어는 4월, 영어는 5월, 기타 외국어는 6월에 실시한다.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원은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01년에는 3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했다.
시험 일정은 매년 1월경 일간 신문에 공고된다. 또 시험 시행처인 한국관광공사 산하 관광인력개발원에서 운영하는 관광통역안내원정보센터 홈페이지(www.tourguide.or.kr)에서도 시험일정을 조회할 수 있다.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시험은 국내여행안내원 시험에 어학능력이 추가된 형태라고 보면 된다. 1차 면접시험에 합격한 사람에 한해 2차 필기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주는데 면접시험은 외국어와 일반과목으로 나뉜다. 외국어는 실제 외국어 구사능력을 테스트하는 과정으로 면접관과 1대1로 묻고 대답한다. 일반과목 면접은 필기시험 과목인 국사, 한국지리, 관광법규, 관광사업개론과 그밖의 시사상식 등에 관해 우리말로 묻고 대답한다. 외국어와 일반과목 모두 60점 이상 취득해야 통과할 수 있다.
2차 필기시험 과목은 국사, 한국지리, 관광법규, 관광사업개론, 외국어 등 5과목이다. 국내여행안내원 자격시험과 마찬가지로 각 과목별 40점 이상, 전체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해야 한다.
국사나 한국지리는 고등학교 교과과정 수준으로 출제된다. 관광법규나 관광사업개론 등 비전공자에게 생소할 수 있는 부문에서도 40점 이상을 취득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보통 응시자들은 관광법규나 관광사업개론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하더라도 국사나 한국지리에서 60점 이상을 취득해 필기 시험을 통과한다. 면접 시험이 오히려 까다로운 편이다. 객관식 문항으로 출제되는 필기시험과는 달리 면접에서는 각 시험과목 별로 심도 있는 이해를 요구하는 편.
지원하는 분야 언어만 제대로 습득하고 있으면 시험 통과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사람마다 편차는 있지만 보통 2개월에서 6개월 정도 공부를 하면 합격할 수 있다고 한다. 시험 시행 실무를 맡고 있는 관광인력개발원에 따르면 평균 50% 정도의 합격률을 보인다고 한다.
외국어 능력자 우대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시험도 면제 대상이 있다. 전문대학 이상의 학교에서 3년 이상 계속하여 해당 외국어를 가르친 경력이 있는 전임강사 이상이면 탁월한 언어능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 시험 없이 자격을 부여한다.
전문대학 이상의 학교를 졸업한 후 10년 이상 해당 언어권의 외국에 거주한 경력이 있는 자는 필기시험을 면제받고, 전문대학 이상의 학교에서 관광분야 학과를 전공한 졸업자에게는 일반과목의 필기시험이 면제된다. 또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을 취득하고 다른 언어의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은 해당 외국어 시험만 치르면 된다.
1차 면접시험에 합격하고 2차 필기시험에 응시하지 않았거나 불합격한 경우에는 다음번 시험에 한해 면접시험이 면제된다.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시험은 나이나 학력, 전공 내용에 따라 응시자격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졸업을 앞둔 고등학생으로부터 정년퇴직 후 새로운 일을 찾는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 직종의 사람들이 도전하고 있다. 시중에 시험 가이드북, 과목별 수험서가 여럿 나와 있기 때문에 독학으로 시험준비를 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관광법규처럼 비전공자에게 생소할 수도 있는 과목을 공부하려면 자격증 취득과 관련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편이 시험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필기시험이 모두 객관식으로 치러지는 데다 국가자격시험의 성격상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전문강사들의 ‘족집게’ 강의가 효력을 발휘한다.
실직자는 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실업자 재취직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자비를 들이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 대학이나 직업학교, 통역학원에서 개설하는 실업자 재취직 교육과정은 보통 6개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4월과 5월에 실시되는 일본어, 영어 자격시험에 대비해 11월경 교육과정이 개설된다. 노동부 직업훈련정보망(www.job-training.go.kr)에서 개설된 교육과정을 검색할 수 있다.
서울지역에는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 시험을 대비할 수 있는 학원도 많다. 관광통역 전문학원뿐 아니라 일반 통역·번역 학원에서도 관광분야 과목을 추가해 자격증 대비반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을 찾기가 마땅치 않은 지방 거주자라면 인터넷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터디클릭(www.studyclick. co.kr)은 관광종사자 국가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학습사이트다. 관광통역안내원과 호텔지배인 자격시험 준비 코너가 마련돼 있다. 스터디클릭의 진현동 사장은 조선호텔 총무부에서 8년간 근무한 후 지난 연말 퇴사,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동영상 강의와 학습자료, 전화를 이용한 강의가 주요 콘텐츠.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 취득자들의 모임인 TGA(Tour Guide Association)도 학습사이트(www.tga3355.co.kr)를 운영하고 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국사, 한국지리, 관광법규, 관광사업개론 등 시험과목별 강의를 유료와 무료 자료로 구분해 제공한다.
인터넷 사이트 다음에 개설한 카페 ‘관광통역안내원이 되는 그날까지...!!!(cafe. daum.net/guidelove)’에도 시험에 대비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주고받는다. 일본어·중국어 자료실, 질문답변, 회원게시판, 취업정보 등의 메뉴로 구성돼 있고 카페 안에 관광통역안내원 시험과 호텔지배인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소모임 두 개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올 8월 개설된 이 카페에는 260여 명의 회원이 가입했다.
학원이나 사이트들 중에는 응시생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하는 곳들도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노동부가 지원하는 실업자 재취직 교육과정 중에는 부실한 교육내용 때문에 수강자들로부터 원성을 사는 경우도 허다하다. 직업전문학교나 대학의 사회교육원에서 관련 과정을 개설,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지만 강의 커리큘럼이나 강사의 질 모두 수강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8월 인천소재 모 직업학교에서 개설한 교육과정을 수강한 강인철씨(가명)는 “너무나 형편없는 교육내용에 놀랐다. 아무리 공짜라지만 너무하다”고 말했다. 한여름인데 에어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강의실에 개강 후 2주일이 넘도록 체계가 잡히지 않는 교과과정, 처음 일주일 동안은 수업도 안 하고 교재도 안 주었다는 것이 강씨의 지적이다.
물론 관광통역 전문학원에 다니면서 좋은 성과를 거둔 사례도 있다. 직장인 이희섭(32)씨는 1999년 1월부터 일어 관광통역 전문학원에 다니면서 시험을 준비했다. 이씨는 “무역회사에 근무하면서 일본 관련 업무를 많이 해본 터라 일어 실력은 어느 정도 자신하고 있었다. 정치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관광분야는 생소했는데 학원에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충했다”고 합격 배경을 설명했다.
자격시험 정보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채 학원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악용한 학원들도 있다. 지난 1999년까지 문화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 관광교육원(현 관광인력개발원)을 통해 관광통역안내원 양성과정을 운영했다. 동시에 문화관광부 지정 양성기관에서 해당 과정을 이수하면 필기시험을 면제해줬다.
하지만 시험을 시행하는 관광인력개발원에서 양성과정을 운영하면서 시험문제가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1년간의 양성과정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1999년 말 관광인력개발원의 양성과정과 지정 양성기관을 모두 폐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문광부 지정 학원을 사칭, 수강생을 끌어모으는 학원들이 있다.
현재 관광인력개발원은 자격증 취득자와 관광업계 종사자에 대한 재교육만을 실시하고 있다. 자격시험 합격자는 관광인력개발원에서 실시하는 기초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합격자를 대상으로 업무수행에 필요한 전문능력과 정신교육을 실시해 관광종사원으로서의 사명감과 자긍심을 제고한다는 것이 교육 목적. 합격자 발표 후 교육 날짜를 공고하고 하루 동안 통역안내실무, 여행업계 현황, 통역안내원의 자세 등 세 과목에 대해 두 시간씩 총 여섯 시간 교육을 실시한다.
기초교육과 별도로 실시하는 시범교육은 현업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기초교육보다 심화된 내용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이다. 총 60시간 중 38시간은 문화재 해설, 국사, 관광안내 실무 등 전문과목에 대한 강의이고 4시간은 교양과목 및 기타, 나머지 18시간은 현장실습이다. 현장실습은 관광지에 나가 실제로 가이드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으로, 당일 과정과 1박2일 과정으로 나뉜다. 2001년까지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합격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시범교육 수료자에게는 관광인력개발원에서 취업 추천의 특전을 제공한다. 관광인력개발원 교무부의 강남규 과장은 “수료 후 1개월 이내에 취업할 수 있도록 추천하며 보통 전체 수료자의 70% 정도가 교육과정 이수 후 취업에 성공한다”고 말했다.
가이드를 고용하는 쪽에서는 자격시험이 그리 어렵지 않은 데다가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라 해도 실무 경험이 없는 초보자라면 채용을 꺼리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관광인력개발원의 교육을 이수했다면 그래도 믿고 채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 강남규 과장은 “1999년까지 관광인력개발원에서 가이드 양성과정을 운영했을 때는 여행업계에서 양성과정을 이수한 후 자격을 취득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에 2∼3년 경력 수준의 업무능력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양성과정이 없어진 만큼 시범교육이라도 받으면 취업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기본급 월 20만∼30만원
자격증을 취득하면 쉽게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2001년 현재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 취득자는 1만2000여 명이다. 그런데 이중 가이드로서 현업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10%가 채 안되는 형편이다.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 취득자의 진로는 여행사, 호텔, 면세점, 항공사, 통역사, 무역회사 등이다. 하지만 자격증 취득자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가이드 업무를 하고 싶어한다. 관광객을 인솔해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유적과 유물을 설명하고 우리 나라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근사한 업무를 상상한다.
하지만 실제로 관광통역안내원은 여행에 따르는 모든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 사전에 예약된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에 나가 대기해야 하며 여행비를 산출하고 일정표를 작성해야 한다. 환전, 숙박업소 예약, 택시 이용 등 입국에서 출국에 이르는 모든 여행과정에서 여행객의 편의를 돕는 일을 해야 한다.
또 가이드라 하더라도 관광안내를 하는 대신, 면세점이나 관광안내소 등 외국인이 주로 찾는 장소에서 안내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여행사에 취직하더라도 관광안내원의 업무뿐 아니라 여행사에서 여는 이벤트 담당직원 노릇도 해야 하고 심지어 여행사 상품 안내 전단을 뿌리는 경우도 있다.
취직이라도 되면 다행이다. 국내에는 대략 3800개 이상의 여행사가 난립해 있다. 직원수 3∼5인의 소규모 여행사가 대부분이다. 소규모 여행사에서는 정식직원으로 가이드를 채용하기가 어렵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경우 프리랜서 가이드를 동원한다. 정직원을 채용하더라도 자격증 취득자가 아니라 회화가 가능한 수준의 어학능력을 갖춘 사람을 가이드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업 관련법에는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은 사람이 가이드로 활동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또 전체 직원의 일정 비율은 자격증 취득자로 채용해야 한다. 하지만 법을 지키지 않는 소규모 여행사가 태반이다. 일반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권유해 법망을 비켜가기도 한다.
더군다나 1999년 1월, 관광진흥법이 관광종사원 자격증 소지자 의무 고용을 권고사항으로 바꾸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즉 관광종사원 자격증 소지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법안은 2002년 12월 31일까지만 적용되고 이후 여행업계는 자격증 소지자 고용을 더욱 기피하게 될 전망이다. 관광진흥법 개정에 대해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관광종사원 자격증 소지자가 1만명이 넘어서면서 업계가 자율적으로 종사원 고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결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격증 소지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조항에 대해 그동안 여행업계의 반발이 컸고 관련 부처에서 이러한 반발을 수용한 결과일 것”이라며 “법률 개정이 여행업계의 인력 수준을 더욱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과당경쟁이 문제
시장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업체가 경쟁하면서 상품을 조금이라도 더 팔기 위해 덤핑 사태까지 불사하는 것이 여행업계의 고질적 병폐다. 여행업계의 상황이 열악하다보니 직원을 채용하더라도 계약직이 대부분이고 가이드의 경우 기본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다.
직원 5명 안팎의 소규모 여행업체에 근무하는 가이드의 기본급은 월 20만∼30만원 정도다. 수십명 직원을 거느린 중대형 업체쯤 돼야 70만∼80만원 수준. 업무가 힘들 뿐 아니라 직장인으로서 받아야 할 기본급조차 제대로 받기 힘든 것이 가이드들의 현실이다.
여행사에 고용된 가이드들은 턱없이 적은 기본급 때문에 ‘수당’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관광객의 쇼핑을 유도하고 옵션 관광을 많이 끌어낼수록 수당이 늘어난다. 보통 쇼핑 금액의 5% 정도를 가이드가 수수료로 받는다. 관광객이 ‘예의로’ 주는 ‘팁’도 가이드의 주요 수입원이다.
1999년에 노동부가 간행한 직업안정서에 따르면 여행업체에 소속돼 근무하는 가이드들의 수입은 1998년 현재 기본급 20만∼30만원을 포함해 월평균 150만원 대라고 한다. 하지만 1998년의 기본급 수준은 2001년에도 마찬가지며 부수입을 더해 150만원쯤 벌 수 있으면 수입이 괜찮은 가이드에 속한다.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마르코폴로여행사의 장명동 사장은 “소규모 여행사의 경우 한 달에 많이 벌어야 몇천만원 번다. 그런데 비행기표 팔아봤자 얼마나 남겠나. 사무실 운영비 하고 직원 몇 명 월급 주고 나면 적자다. 고정 가이드는 채용하지도 못하고 가이드들은 월수입 100만원이 채 안되는 상태를 견디다 못해 여행업계를 떠난다”고 말했다.
‘한국 방문의 해’ 캠페인이니 2002년 월드컵이니 해서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여행사의 난립에 따른 과당경쟁은 여행사들의 경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어 실력 있는 가이드들이 지금도 업계를 떠나고 있다. 남아 있는 가이드조차 쇼핑과 옵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업계 내부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가이드 학습사이트 스터디클릭의 진현동 사장은 “여행업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자본 있고 어느 정도 규모도 있는 중대형 여행사 중심으로 통폐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르코폴로여행사의 장명동 사장은 “해마다 적자를 면치 못해 폐업하는 여행사가 100개라면 105개의 여행사가 새로 생긴다”며 “여행사 난립을 제도적으로 막는 정책이 필요하며 가이드 자격도 엄격히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가이드로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일할 방법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월급생활자보다 오히려 프리랜서 가이드로 나설 것을 권한다. 여행사에 소속돼 근무하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봉급생활자보다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2년차 프리랜서 소득 150만∼200만원
프리랜서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는 음예경씨는 영어통역 가이드와 동시통역사로 일하며 자리를 잡은 사례다. 20여 년간 쌓은 경험과 경력으로 영어통역 분야에서는 가장 선배 세대에 속한다. 1972년부터 2년 가까이 잡지사 기자로 일하던 중 세방여행사 오세중 회장을 인터뷰한 후 조선호텔 내 여행사와 연을 맺게 돼 가이드로 전직했다. 음예경씨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각종 국제행사에서 활동했고 현재 외무부 산하기관인 국제협력단의 책임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 각종 프로젝트로 초청한 제3국의 고위공무원들을 위한 산업시찰을 매주 3∼4일간 진행하는 일을 6년간 해오고 있다.
“가이드로서 맡은 일들을 하면서 문화적 충격을 받았고, 무지하고 고루한 제 자신을 변화시키는 인생의 전환점이었어요.”
음예경씨는 통역사로, 가이드로서 자리잡은 자신의 삶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고정적이지는 않지만 생활하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수입이 있고 무엇보다 전세계인과의 만남이 늘 자신을 설레게 한다는 것이다.
40대 이후에 직장에서 퇴사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정규직에 취직하기는 더욱 힘들다. 정직원을 채용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젊은 지원자를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규직 가이드를 채용하기가 쉽지 않은 여행업계 상황에서는 프리랜서로 성공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에는 소득이 적더라도 여행사에 취직하는 것이 좋다. 일단 일을 시작해서 조금이라도 경력을 쌓으면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하기가 수월하다. 소규모 여행사들은 고정직 가이드를 고용하지 못하는 만큼 가이드에게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알선해 주기도 한다.
관광인력개발원에서 운영하는 관광통역안내원정보센터 홈페이지(www.tourguide.or.kr)에는 광고·홍보·취업 게시판이 개설돼 있다. 이 게시판에는 하루 평균 한두 건의 구인광고가 등록된다. 여행 업체나 관련 업체의 정규직, 임시직, 계약직 채용공고 외에 일반업체에서 외국인 접대를 대비해 한시적으로 가이드를 찾는 광고가 종종 게재된다.
프리랜서 가이드의 수입은 안내수당, 쇼핑 및 옵션 수수료, 팁 등이다. 계약 내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영어통역가이드의 일당은 10만∼15만원, 일어는 5만원 정도다. 프리랜서 통역안내원으로 2∼3년 정도 일하면 한달 150만∼200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여행업계의 현실상 가이드에게는 쇼핑 유도 능력이 필수로 요구된다. 일본어 가이드의 경우 쇼핑 수수료로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관광통역안내원 중 국내 전체 관광객의 45%를 차지하는 일본인을 안내하는 일본어 관광통역안내원의 경우에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가이드에 비해 일할 기회가 많으며 소득도 높은 편이다. 영어 가이드는 쇼핑과는 거의 무관하다고 한다.
인터넷을 이용해 일인 여행사를 운영하는 가이드들도 있다.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경우다.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지 않고 저렴하게 여행하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숙박과 교통편 예약, 여행 일정 설계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사진을 찍어 뒀다가 홈페이지에 올리고 방문객이 귀국한 후 이메일로 사진파일을 보내주는 등 애프터서비스에 만전을 기할 정도가 되면 웬만한 봉급생활자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인터넷에 광고를 올리고 관광객을 유치해 해외에서 여행경비 계약금을 송금 받으려면 일반여행업 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국내여행업은 영업자산 5000만원만 증명되면 등록할 수 있고, 국외여행업(내국인 아웃바운드 영업)은 1억원, 일반여행업은 3억5000만원이 필요하다. 외국인을 상대로 국내에서 여행업을 하기 위해서는 일반여행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즉 일반여행업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외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것은 불법이다. 불법이라도 적발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적발되면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돼 푼돈 벌려다 목돈을 잃게 될 수도 있다.
프리랜서로 자리를 잡으려면 계속 거래처를 확보해야 한다는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 음예경씨는 “끊임없이 정보를 찾고 한번 맺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고비는 넘길 수 있고 그 성취감과 금전적 대가는 여느 직업에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관광통역안내원은 나이에 관계없이 자격을 취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활동도 할 수 있다. 미국, 일본 같은 국가에서는 노년층 관광통역안내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중장년층의 활동이 적지 않다.
정규직원으로 취직하기는 쉽지 않지만 임시직이나 계약직으로 일할 기회는 중장년층에게도 충분히 열려 있다. 단 가이드는 어학실력과 관광안내에 필요한 지식 외에 4∼5일 이상의 여행일정을 거뜬히 소화해낼 수 있는 체력을 갖춰야 한다. 관광객보다 먼저 일어나고 늦게 잠들어야 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길 수만은 없는 ‘안내자’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가이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상현씨는 올해 54세다. 1996년 명예퇴직하기까지 은행에서 30년간 근무했다. 광주은행 지점장을 끝으로 퇴직한 이씨는 올 6월 영어가이드 시험에 합격했다. 영어는 평생 취미 삼아 공부하여 토익 성적 880점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관광지 소개와 국사 등을 6개월간 공부했다.
자격증 취득 후 일주일에 며칠은 제주도 민속자연사 박물관에 설치되어 있는 안내소에서 근무하고 근무하지 않는 날은 프리랜서로 활동한다. 일주일에 한번은 항몽유적지에서 문화해설사로 자원 봉사도 한다. 작은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으나 실적은 미미하고 프리랜서로 얻는 소득도 생활비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보람은 크다.
이상현씨는 “소득보다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고 영어로 우리의 문화와 자연을 설명하여 알리는 일이 즐겁다. 관광객이 만족한 기분으로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퇴직 전까지 직장에서 벌어둔 돈이 있고 먹고 사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사람 중에는 퇴직 후의 인생을 보람있게 보내기 위해 가이드로 자원봉사에 나서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자원봉사를 하는 관광통역안내원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연결해 주기 위해 명예통역안내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통역도우미로 봉사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명예통역안내원 회원으로 가입하면 한국관광공사가 자료를 관리하고 있다가 통역도우미를 필요로 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소개한다.
회원 가입 및 통역도우미 요청은 명예통역안내원 사이트(www.goodwillguide. com)에서 할 수 있다. 명예통역안내원 가입자격은 해당 외국어 전공자, 해당국가 1년 이상 거주자,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 취득자, 공인 외국어 시험 일정점수 이상 획득자 등이다.
도우미를 요청할 때는 도움이 필요한 사유와 신청자 성명과 연락처를 적어 도우미 요청기간 1주일 전까지 신청하면 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12월 중순경에 일어와 중국어 홈페이지를 추가하고 당일통역코너를 신설할 예정이다. 지금은 관광공사가 신청을 받아 회원에게 연결해 주는 형태지만 당일 통역코너를 이용하면 외국인이 홈페이지에 접속해 봉사할 수 있는 회원과 직접 접촉할 수 있다.
명예통역안내원은 어디까지나 자원봉사 차원에서 운영되는 제도고, 회원은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 규정이다. 단 자원봉사활동에 수반되는 직접경비(교통비, 입장료, 식대 등)는 협의 후 도우미 요청자 부담으로 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는 경우에도 요청자에 따라서는 소정의 사례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 명예통역안내원 사이트에 있는 알림마당 코너의 통역도우미 게시판에는 자원봉사자 요청 게시물뿐 아니라 직원이나 임시직 가이드를 찾는 글이 올라온다. 많을 때는 하루에도 5∼6건의 구인공고가 등록돼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가 된다.
가이드 체질은 따로 있다
간혹 직접경비조차 도우미 부담으로 하는 야박한(?) 요청자도 있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영어 통역가이드 박석진씨(53·가명)는 설악산을 찾은 영국인 관광객 두 명의 가이드를 맡아 진행했다. 하지만 이 관광객들이 교통비만 부담하는 통에 식비는 자비를 들여야 했다. 박씨는 “도우미라고 나섰는데 몇 푼 안되는 식비를 내달라고 말하기도 뭣해서 내가 지불했다. 그래도 손님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섭섭한 마음을 달랬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막연히 생각하는 것처럼 가이드는 꿈 같은 직업이 아니다. 고용불안, 저임금, 저소득에 시달리기도 하며 여행에 수반되는 각종 잡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가이드를 천직으로 알고 사명감과 보람을 느끼며 매진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자신이 하기에 따라서는 봉급생활자보다 많은 수입을 얻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여러 여행지를 두루 다니며 자유롭고 활기찬 생활을 만끽할 수도 있다.
광양보건대학 관광과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김성환 교수는 3년 이상 영어를 가르친 경력을 인정받아 영어통역가이드 자격을 얻었다. 작년 7월 말에는 한 여행사에서 갑자기 의뢰가 들어와 여행객들을 인솔해 하와이에 다녀왔다. 김교수는 “직업이 있는 상태라 보수문제보다는 여행객들을 인솔하고 일정을 관리하고 현지 가이드를 만나는 등 신참 가이드로 활동해본 경험 자체가 매우 소중했다”고 말했다.
올해 한 대학의 영문과를 졸업한 민지선씨(25·여)는 영어 통역가이드 시험에 합격한 후 지난 9월 한 여행사에서 급히 사람을 찾는 통에 1박2일간의 가이드 업무를 한 것이 유일한 경력이다.
“여행사 입사시험에 몇 번 낙방하고 다른 길을 찾을까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어설픈 실력으로 한번 일을 하면서 느낀 보람이 컸어요. 운 좋게도 유쾌한 관광객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우리 문화재를 보고 감탄하는 외국인을 보면서 뿌듯함도 느꼈어요.”
가이드에게 일방적으로 애국심과 봉사정신을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현실문제를 기피하려는 무책임한 태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국심과 봉사정신, 뚜렷한 직업의식 없이는 버틸 수 없으며, 그런 조건들을 모두 갖춘다면 보람있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이 가이드라는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