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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관광가이드가 뜬다

  • 김문영 < 자유기고가 > noname01@freechal.com

프리랜서 관광가이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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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자는 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실업자 재취직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자비를 들이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 대학이나 직업학교, 통역학원에서 개설하는 실업자 재취직 교육과정은 보통 6개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4월과 5월에 실시되는 일본어, 영어 자격시험에 대비해 11월경 교육과정이 개설된다. 노동부 직업훈련정보망(www.job-training.go.kr)에서 개설된 교육과정을 검색할 수 있다.

서울지역에는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 시험을 대비할 수 있는 학원도 많다. 관광통역 전문학원뿐 아니라 일반 통역·번역 학원에서도 관광분야 과목을 추가해 자격증 대비반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을 찾기가 마땅치 않은 지방 거주자라면 인터넷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터디클릭(www.studyclick. co.kr)은 관광종사자 국가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학습사이트다. 관광통역안내원과 호텔지배인 자격시험 준비 코너가 마련돼 있다. 스터디클릭의 진현동 사장은 조선호텔 총무부에서 8년간 근무한 후 지난 연말 퇴사,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동영상 강의와 학습자료, 전화를 이용한 강의가 주요 콘텐츠.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 취득자들의 모임인 TGA(Tour Guide Association)도 학습사이트(www.tga3355.co.kr)를 운영하고 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국사, 한국지리, 관광법규, 관광사업개론 등 시험과목별 강의를 유료와 무료 자료로 구분해 제공한다.

인터넷 사이트 다음에 개설한 카페 ‘관광통역안내원이 되는 그날까지...!!!(cafe. daum.net/guidelove)’에도 시험에 대비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주고받는다. 일본어·중국어 자료실, 질문답변, 회원게시판, 취업정보 등의 메뉴로 구성돼 있고 카페 안에 관광통역안내원 시험과 호텔지배인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소모임 두 개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올 8월 개설된 이 카페에는 260여 명의 회원이 가입했다.



학원이나 사이트들 중에는 응시생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하는 곳들도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노동부가 지원하는 실업자 재취직 교육과정 중에는 부실한 교육내용 때문에 수강자들로부터 원성을 사는 경우도 허다하다. 직업전문학교나 대학의 사회교육원에서 관련 과정을 개설,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지만 강의 커리큘럼이나 강사의 질 모두 수강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8월 인천소재 모 직업학교에서 개설한 교육과정을 수강한 강인철씨(가명)는 “너무나 형편없는 교육내용에 놀랐다. 아무리 공짜라지만 너무하다”고 말했다. 한여름인데 에어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강의실에 개강 후 2주일이 넘도록 체계가 잡히지 않는 교과과정, 처음 일주일 동안은 수업도 안 하고 교재도 안 주었다는 것이 강씨의 지적이다.

물론 관광통역 전문학원에 다니면서 좋은 성과를 거둔 사례도 있다. 직장인 이희섭(32)씨는 1999년 1월부터 일어 관광통역 전문학원에 다니면서 시험을 준비했다. 이씨는 “무역회사에 근무하면서 일본 관련 업무를 많이 해본 터라 일어 실력은 어느 정도 자신하고 있었다. 정치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관광분야는 생소했는데 학원에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충했다”고 합격 배경을 설명했다.

자격시험 정보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채 학원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악용한 학원들도 있다. 지난 1999년까지 문화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 관광교육원(현 관광인력개발원)을 통해 관광통역안내원 양성과정을 운영했다. 동시에 문화관광부 지정 양성기관에서 해당 과정을 이수하면 필기시험을 면제해줬다.

하지만 시험을 시행하는 관광인력개발원에서 양성과정을 운영하면서 시험문제가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1년간의 양성과정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1999년 말 관광인력개발원의 양성과정과 지정 양성기관을 모두 폐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문광부 지정 학원을 사칭, 수강생을 끌어모으는 학원들이 있다.

현재 관광인력개발원은 자격증 취득자와 관광업계 종사자에 대한 재교육만을 실시하고 있다. 자격시험 합격자는 관광인력개발원에서 실시하는 기초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합격자를 대상으로 업무수행에 필요한 전문능력과 정신교육을 실시해 관광종사원으로서의 사명감과 자긍심을 제고한다는 것이 교육 목적. 합격자 발표 후 교육 날짜를 공고하고 하루 동안 통역안내실무, 여행업계 현황, 통역안내원의 자세 등 세 과목에 대해 두 시간씩 총 여섯 시간 교육을 실시한다.

기초교육과 별도로 실시하는 시범교육은 현업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기초교육보다 심화된 내용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이다. 총 60시간 중 38시간은 문화재 해설, 국사, 관광안내 실무 등 전문과목에 대한 강의이고 4시간은 교양과목 및 기타, 나머지 18시간은 현장실습이다. 현장실습은 관광지에 나가 실제로 가이드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으로, 당일 과정과 1박2일 과정으로 나뉜다. 2001년까지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합격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시범교육 수료자에게는 관광인력개발원에서 취업 추천의 특전을 제공한다. 관광인력개발원 교무부의 강남규 과장은 “수료 후 1개월 이내에 취업할 수 있도록 추천하며 보통 전체 수료자의 70% 정도가 교육과정 이수 후 취업에 성공한다”고 말했다.

가이드를 고용하는 쪽에서는 자격시험이 그리 어렵지 않은 데다가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라 해도 실무 경험이 없는 초보자라면 채용을 꺼리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관광인력개발원의 교육을 이수했다면 그래도 믿고 채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 강남규 과장은 “1999년까지 관광인력개발원에서 가이드 양성과정을 운영했을 때는 여행업계에서 양성과정을 이수한 후 자격을 취득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에 2∼3년 경력 수준의 업무능력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양성과정이 없어진 만큼 시범교육이라도 받으면 취업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기본급 월 20만∼30만원

자격증을 취득하면 쉽게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2001년 현재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 취득자는 1만2000여 명이다. 그런데 이중 가이드로서 현업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10%가 채 안되는 형편이다.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증 취득자의 진로는 여행사, 호텔, 면세점, 항공사, 통역사, 무역회사 등이다. 하지만 자격증 취득자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가이드 업무를 하고 싶어한다. 관광객을 인솔해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유적과 유물을 설명하고 우리 나라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근사한 업무를 상상한다.

하지만 실제로 관광통역안내원은 여행에 따르는 모든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 사전에 예약된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에 나가 대기해야 하며 여행비를 산출하고 일정표를 작성해야 한다. 환전, 숙박업소 예약, 택시 이용 등 입국에서 출국에 이르는 모든 여행과정에서 여행객의 편의를 돕는 일을 해야 한다.

또 가이드라 하더라도 관광안내를 하는 대신, 면세점이나 관광안내소 등 외국인이 주로 찾는 장소에서 안내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여행사에 취직하더라도 관광안내원의 업무뿐 아니라 여행사에서 여는 이벤트 담당직원 노릇도 해야 하고 심지어 여행사 상품 안내 전단을 뿌리는 경우도 있다.

취직이라도 되면 다행이다. 국내에는 대략 3800개 이상의 여행사가 난립해 있다. 직원수 3∼5인의 소규모 여행사가 대부분이다. 소규모 여행사에서는 정식직원으로 가이드를 채용하기가 어렵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경우 프리랜서 가이드를 동원한다. 정직원을 채용하더라도 자격증 취득자가 아니라 회화가 가능한 수준의 어학능력을 갖춘 사람을 가이드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업 관련법에는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은 사람이 가이드로 활동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또 전체 직원의 일정 비율은 자격증 취득자로 채용해야 한다. 하지만 법을 지키지 않는 소규모 여행사가 태반이다. 일반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권유해 법망을 비켜가기도 한다.

더군다나 1999년 1월, 관광진흥법이 관광종사원 자격증 소지자 의무 고용을 권고사항으로 바꾸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즉 관광종사원 자격증 소지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법안은 2002년 12월 31일까지만 적용되고 이후 여행업계는 자격증 소지자 고용을 더욱 기피하게 될 전망이다. 관광진흥법 개정에 대해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관광종사원 자격증 소지자가 1만명이 넘어서면서 업계가 자율적으로 종사원 고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결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격증 소지자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조항에 대해 그동안 여행업계의 반발이 컸고 관련 부처에서 이러한 반발을 수용한 결과일 것”이라며 “법률 개정이 여행업계의 인력 수준을 더욱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과당경쟁이 문제

시장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업체가 경쟁하면서 상품을 조금이라도 더 팔기 위해 덤핑 사태까지 불사하는 것이 여행업계의 고질적 병폐다. 여행업계의 상황이 열악하다보니 직원을 채용하더라도 계약직이 대부분이고 가이드의 경우 기본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다.

직원 5명 안팎의 소규모 여행업체에 근무하는 가이드의 기본급은 월 20만∼30만원 정도다. 수십명 직원을 거느린 중대형 업체쯤 돼야 70만∼80만원 수준. 업무가 힘들 뿐 아니라 직장인으로서 받아야 할 기본급조차 제대로 받기 힘든 것이 가이드들의 현실이다.

여행사에 고용된 가이드들은 턱없이 적은 기본급 때문에 ‘수당’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관광객의 쇼핑을 유도하고 옵션 관광을 많이 끌어낼수록 수당이 늘어난다. 보통 쇼핑 금액의 5% 정도를 가이드가 수수료로 받는다. 관광객이 ‘예의로’ 주는 ‘팁’도 가이드의 주요 수입원이다.

1999년에 노동부가 간행한 직업안정서에 따르면 여행업체에 소속돼 근무하는 가이드들의 수입은 1998년 현재 기본급 20만∼30만원을 포함해 월평균 150만원 대라고 한다. 하지만 1998년의 기본급 수준은 2001년에도 마찬가지며 부수입을 더해 150만원쯤 벌 수 있으면 수입이 괜찮은 가이드에 속한다.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마르코폴로여행사의 장명동 사장은 “소규모 여행사의 경우 한 달에 많이 벌어야 몇천만원 번다. 그런데 비행기표 팔아봤자 얼마나 남겠나. 사무실 운영비 하고 직원 몇 명 월급 주고 나면 적자다. 고정 가이드는 채용하지도 못하고 가이드들은 월수입 100만원이 채 안되는 상태를 견디다 못해 여행업계를 떠난다”고 말했다.

‘한국 방문의 해’ 캠페인이니 2002년 월드컵이니 해서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여행사의 난립에 따른 과당경쟁은 여행사들의 경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어 실력 있는 가이드들이 지금도 업계를 떠나고 있다. 남아 있는 가이드조차 쇼핑과 옵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업계 내부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가이드 학습사이트 스터디클릭의 진현동 사장은 “여행업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자본 있고 어느 정도 규모도 있는 중대형 여행사 중심으로 통폐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르코폴로여행사의 장명동 사장은 “해마다 적자를 면치 못해 폐업하는 여행사가 100개라면 105개의 여행사가 새로 생긴다”며 “여행사 난립을 제도적으로 막는 정책이 필요하며 가이드 자격도 엄격히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가이드로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일할 방법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월급생활자보다 오히려 프리랜서 가이드로 나설 것을 권한다. 여행사에 소속돼 근무하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봉급생활자보다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2년차 프리랜서 소득 150만∼200만원

프리랜서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는 음예경씨는 영어통역 가이드와 동시통역사로 일하며 자리를 잡은 사례다. 20여 년간 쌓은 경험과 경력으로 영어통역 분야에서는 가장 선배 세대에 속한다. 1972년부터 2년 가까이 잡지사 기자로 일하던 중 세방여행사 오세중 회장을 인터뷰한 후 조선호텔 내 여행사와 연을 맺게 돼 가이드로 전직했다. 음예경씨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각종 국제행사에서 활동했고 현재 외무부 산하기관인 국제협력단의 책임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 각종 프로젝트로 초청한 제3국의 고위공무원들을 위한 산업시찰을 매주 3∼4일간 진행하는 일을 6년간 해오고 있다.

“가이드로서 맡은 일들을 하면서 문화적 충격을 받았고, 무지하고 고루한 제 자신을 변화시키는 인생의 전환점이었어요.”

음예경씨는 통역사로, 가이드로서 자리잡은 자신의 삶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고정적이지는 않지만 생활하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수입이 있고 무엇보다 전세계인과의 만남이 늘 자신을 설레게 한다는 것이다.

40대 이후에 직장에서 퇴사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정규직에 취직하기는 더욱 힘들다. 정직원을 채용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젊은 지원자를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규직 가이드를 채용하기가 쉽지 않은 여행업계 상황에서는 프리랜서로 성공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에는 소득이 적더라도 여행사에 취직하는 것이 좋다. 일단 일을 시작해서 조금이라도 경력을 쌓으면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하기가 수월하다. 소규모 여행사들은 고정직 가이드를 고용하지 못하는 만큼 가이드에게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알선해 주기도 한다.

관광인력개발원에서 운영하는 관광통역안내원정보센터 홈페이지(www.tourguide.or.kr)에는 광고·홍보·취업 게시판이 개설돼 있다. 이 게시판에는 하루 평균 한두 건의 구인광고가 등록된다. 여행 업체나 관련 업체의 정규직, 임시직, 계약직 채용공고 외에 일반업체에서 외국인 접대를 대비해 한시적으로 가이드를 찾는 광고가 종종 게재된다.

프리랜서 가이드의 수입은 안내수당, 쇼핑 및 옵션 수수료, 팁 등이다. 계약 내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영어통역가이드의 일당은 10만∼15만원, 일어는 5만원 정도다. 프리랜서 통역안내원으로 2∼3년 정도 일하면 한달 150만∼200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여행업계의 현실상 가이드에게는 쇼핑 유도 능력이 필수로 요구된다. 일본어 가이드의 경우 쇼핑 수수료로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관광통역안내원 중 국내 전체 관광객의 45%를 차지하는 일본인을 안내하는 일본어 관광통역안내원의 경우에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가이드에 비해 일할 기회가 많으며 소득도 높은 편이다. 영어 가이드는 쇼핑과는 거의 무관하다고 한다.

인터넷을 이용해 일인 여행사를 운영하는 가이드들도 있다.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경우다.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지 않고 저렴하게 여행하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숙박과 교통편 예약, 여행 일정 설계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사진을 찍어 뒀다가 홈페이지에 올리고 방문객이 귀국한 후 이메일로 사진파일을 보내주는 등 애프터서비스에 만전을 기할 정도가 되면 웬만한 봉급생활자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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