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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로 홧병 다스리고, 발라서 주름살 없앤다

新의술 향기요법

  • 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ojong@donga.com

냄새로 홧병 다스리고, 발라서 주름살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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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아로마 오일은 어떻게 인체에 작용하는 것일까. 아로마 전문가들은 오일이 인체에 작용하는 면을 대체로 3가지로 분류해 설명한다. 오일이 인체에 흡수돼 호르몬 또는 효소계통 등과 반응해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약리학적 작용, 오일이 인체에 작용해 진정 또는 상승을 일으키는 생리학적 작용, 그리고 오일을 후각적으로 흡입했을 경우 그 향에 반응을 나타내는 심리학적 작용이 그것이다.

또 아로마요법에 사용되는 오일은 증류법을 거친 정유 즉, 에센셜 오일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고 한다. ▲입자가 매우 미세해 체내 화학계통과 직접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방에 잘 용해되므로 각종 지방질을 통해 체내에 잘 흡수돼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때때로 중추신경계와 같은 지방이 풍부한 조직으로 쉽게 도달, 뇌의 특정영역을 자극해 치료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풀이하자면 아로마 오일은 향취라는 후각적 자극이나 마사지처럼 피부에 바르면 바로 침투해 인체 전체나 특정 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아로마요법 연구가인 영국의 존 스틸 박사는 흥미로운 실험을 한 바 있다. 뇌파를 이용하여 아로마 향기 치료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오렌지·재스민·장미 등의 향은 뇌를 진정시키는 작용을 하며, 로즈메리·후추 등의 향은 뇌를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아로마 에센셜 오일은 일반 화학약품에 비해 몸에 축적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정상인의 경우 평균 3∼6시간, 비만한 사람이나 환자의 경우 14시간 정도면 오일이 배출되므로 매우 안정성이 있다는 것이다. 트레시 윌슨 교수의 말.

“오일의 이런 특성 때문에 아로마요법은 꾸준히 장기적으로 사용할 때 목적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사실 몸에 통증이 있을 때 아로마 오일보다 병원에서 처방하는 항생제를 한 알 먹는 게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는 더 빠르다. 그러나 항생제는 몸의 통증을 없애주는 효과는 있으나 인체 면역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반면 아로마요법에서는 특정 부위의 통증이라 하더라도 인체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고 몸의 균형 상태를 바로잡아 면역력을 강화시켜줌으로써 인체 스스로가 통증 등 질환을 물리칠 수 있도록 해주는 데 치료 목표를 두고 있다. 따라서 이 요법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몸의 면역력이 강화돼 질병을 막을 수 있으므로 예방의학적 측면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ACNM 출신의 아로마테라피스트로서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박진희씨 역시 비슷한 얘기를 펼친다.

“아로마요법은 본격적인 질병 치료 개념보다는 질병 치료의 보조적 요법 혹은 예방의학적 요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아로마요법을 병행할 경우 한쪽만 받는 것보다 그 치료 효과가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또 지속적으로 아로마 오일을 사용하다보면 질병 예방 효과가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뉴질랜드에서도 아로마테라피를 가르치는 대학이 몇 군데 있는데, 이곳 사람들도 아로마요법 등 자연의학에 매우 관심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아로마요법을 병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안정성 있고 부드러운 치료법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박진희씨는 아로마요법이 아직도 발전 단계에 있는 자연의학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질병에 따라 아로마 오일 처방을 다룬 교과서들이 많지만 교과서에 기재한 대로 처방해 보면 30% 정도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는 것. 그만큼 아로마 오일 치료법은 아직도 많은 임상자료를 축적해야 하는 단계에 있다는 뜻이다.

원산지마다 오일 효능 차이 있다

또 같은 질환이라도 사람에 따라 처방을 달리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아로마테라피스트의 전문적 지식과 자질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참고로 박씨는 자신의 임상경험을 한국인들과 나눠갖기 위해 인터넷(www.xpert.co.kr) 동영상 강의를 하고 있다 한다.

내친김에 기자는 브리즈번에서 자동차로 3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바이런베이(Byron Bay)의 아로마 오일 제조공장을 들러보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바이런베이 해변을 중심으로 서너곳의 오일제조 회사들이 있었다. 이중 호주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로 아로마 오일을 수출한다는 선스피리트(Sunspirit)사를 방문했다. 마치 단독주택처럼 꾸며진 아담한 공장 내부로 들어섰더니 아로마 오일 향이 코를 찔러왔다. 공장을 안내한 회사 관계자는 아로마요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에센셜 오일의 질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아로마 오일 재료의 원산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라벤더(Laven-der)는 호주 남동부의 섬 태즈메이니아산(産)이나 프랑스산을 제일로 치고, 로즈(Rose)는 불가리아산이 제일 좋아 값도 무척 비싸다. 샌달우드(Sandalwood)는 인도산을 우선으로 꼽는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국내산보다 품질이 좋은 아로마의 경우 그 원액을 수입해 이곳에서 증류해 오일을 생산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는 또 호주에 아로마제조 공장이 많은 것은 질좋은 아로마 오일이 호주에 많기 때문이라고 나라 자랑도 덧붙였다. 이를테면 라벤더뿐 아니라 2차세계대전 때 군용 소독약으로 널리 쓰인 티트리(Tea Tree),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코알라의 주식인 유칼립투스(Eucalyptus)는 오직 호주에서만 생산되는 대표적인 아로마 오일이라는 것이다.

아로마 오일은 원산지뿐만 아니라 순수성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아로마 오일 업계에서는 오일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경제적 이익만을 노린 사람들이 순수하지 않은 오일을 판매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문제는 순수하지 못한 오일을 사용할 경우 그 치료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에센셜 오일 시장은 식품업계와 화장품업계, 향료업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계의 경우 오로지 맛, 성분, 냄새가 주목적이므로 이 요건만 충족되면 오일의 순도를 따지지 않고 값싼 오일을 찾게 마련. 따라서 이들 업계에 오일을 공급하는 회사들 중 일부는 비싼 오일에다 비슷한 냄새와 색깔을 가진 싸구려 오일을 첨가하거나 오일 속에 잔류성분을 일부러 많이 남겨 부피를 늘리는 방법으로 값싼 오일을 납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당연히 이들 제품이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아로마테라피 쪽으로 유입될 경우 사용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각광받는 국내 향기산업

이 부분은 비단 먼나라의 얘기만은 아닌 것 같았다. 이미 한국에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아로마 오일을 파는 숍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고, 검증되지 않은 오일들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화장품 등 미용개념으로 접근한 아로마 오일 제품들에 이어 아파트에 천연 향기발생시스템을 설치한 ‘향기나는 아파트’와 ‘향기나는 금속’까지 선보일 정도로 향기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의학적 치료개념으로서의 아로마요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

대신 몇몇 의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아로마학회가 치료면에서의 아로마요법 대중화를 이끌고 있고, 영국 캐나다 일본 등 해외의 아로마요법 단체들과 연계한 국내 사설단체들이 소규모로 이 요법을 보급하고 있는 중이다.

의료권 의사들이 이끄는 학회로는 한국아로마테라피협회(회장 오홍근), 한국아로마협회(회장 김삼), 바이오벨아로마테라피학회(회장 손영호), 대한향기의학회(회장 조성준) 등을 꼽을 수 있고 한의사들의 모임인 한의자연요법학회(회장 손숙영)도 아로마테라피를 보급하고 있다.

이들 학회에서는 아로마요법을 통한 임상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 치료개념으로서의 아로마요법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다. 가장 최근의 논문으로는 김삼 박사(김삼성형외과 원장·한국아로마협회장)가 지난 11월 중순 일본에서 열린 국제아로마대체요법 학술세미나에서 발표한 임상실험 논문을 꼽을 수 있다.

김박사는 경희대 의대 생화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실험한 결과 사이프러스(Cypress), 파인(Pine), 로즈메리(Rosem ary), 제라늄(Geranium), 오렌지(Orange) 같은 에센셜 오일이 과산화수소수로 인한 산화스트레스(활성산소, 유해산소)를 감소, 억제하는 기능이 있음이 밝혀졌다고 말한다.

산화스트레스는 인체내 세포를 파괴해 다양한 피부질환 및 노화의 원인이 되었다는 게 최신 현대의학의 이론이고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물질들을 찾기 위해 의사들이 부심하고 있다. 그러니 아로마 오일이 그것을 방지하는, 항산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밝혀냄으로써 김박사는 일본 학술세미나에 참석한 세계 아로마테라피스트들로부터 커다란 주목을 받을 수박에 없었다.

김박사는 아로마 오일이 21세기 신산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 ‘아베쎄나(Avecena)’라는 아로마테라피 화장품을 이미 개발, 바이오 벤처기업인 샘즈바이오(대표 이계웅)를 통해 국내 및 선진국으로 수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한다(www.koreaaroma.org).

이외에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팀은 최근 초산모 100명을 대상으로 아로마 ‘향 분만법’을 시도한 결과 평균 분만시간을 6시간으로, 일반분만에 비해 1시간30분 정도 줄였다고 밝혔다. 또 44%의 산모가 “진통 경감효과가 있다”고 답했으며 83%가 “다음 출산에도 향 분만을 하겠다”고 답해 그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로마요법에 대한 활발한 임상연구와 함께 여러 종류의 아로마 오일을 독특한 비법으로 제조해 환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의사도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 손영호 박사(바이오벨아로마테라피학회장, 02-720-5409)가 그 주인공.

“전세계적으로 아로마 오일의 성분 분석 결과 질병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교과서대로 처방한 아로마테라피 제품들이 엄청나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환자 임상치료에서는 만족스러운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이 때문에 아로마요법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적잖다.

그래서 지난 5년간 이런 단점들을 연구하고 분석해본 결과 각종의 오일에 대한 배합비율이 관건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 학회에서는 나름대로 독특한 처방법을 연구해 환자 치료에 적용해본 결과 뛰어난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었고, 현재 완제품까지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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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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