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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아시아 | 타이완

정치 불안·中國 고성장에 멍든 경제모범생

  • 왕창웨이(王長偉) < 타이완(臺灣) 중앙일보 서울특파원 >

정치 불안·中國 고성장에 멍든 경제모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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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1일 세계무역기구의 일원이 된 타이완. 하지만 경제는 침체일로에 있고 국민들은 실업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계속되는 정치 불안과 중국의 초고속 성장은 타이완 경제에 짙은 그림자를 남기고 있는데. 2002년, 타이완 경제는 회생할 수 있을 것인가.
타이완은 국민당 집권 시기 동안 아시아 4소룡 중 1위를 차지하며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민진당(民進黨) 천수이볜(陳水扁)정부로의 정권 교체 후 대만 경제는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정권 교체시기, 7.94%였던 경제성장률은 -2.35%까지 하락했다. 마이너스 성장은 타이완으로서는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실업률은 상승일로에 있고 치안은 불안하며 양안(兩岸)관계마저 악화됐다. 자연재해와 인적재화까지 겹쳐 타이완 국민들은 지금 총체적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대만 경제, 왜 무너지고 있는가


경기악화의 주 요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국제경제의 불황이다. 9·11 테러사건 후 미국의 소비심리 하락으로 경기가 상당히 위축됐다. 유엔의 한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복구는 빨라야 올 9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IT산업의 경우는 1년 내지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타이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시련이다. 모건 스탠리 또한 최근의 한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가 회복된다 해도 타이완은 아시아 10개 경제체 중 가장 수익이 적고 복구가 늦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사회가 타이완 경제의 미래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두번째 요인은 중국의 세력 확장이다. 중국은 넓은 영토와 풍부한 자원, 방대한 소비시장을 무기 삼아 전세계의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만에 돌아오는 몫은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셋째, 천수이볜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다. 정세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불황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사실 과거의 경험에 비춰볼 때 미국 시장의 위축과 중국의 자기(磁氣)효과가 타이완 경제 불황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권교체 이전 15년간에도 최소 10억달러의 자금이 중국대륙으로 흘러들었으나 타이완의 실업률은 3%를 넘지 않았다. 수출실적도 40억 달러에서 1500억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거대 자금이 중국으로 흘러든다 해도 고성장 저실업률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타이완은 과거 두차례의 석유위기와 동아시아 금융위기를 겪었다. 1998년 동아시아 금융위기를 예로 든다면, 홍콩의 경제성장률이 -5.3%, 한국은 -5.8%, 싱가포르는 0.4%로 떨어진 시점에서도 타이완은 4.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국제통화기금이 발표한 성장률 예측보고서에 따르면 타이완은 지난 2년간 아시아 4소룡 중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보다 7.5%나 낮은 수치다. 결국 타이완 경제 침몰의 근본 원인은 천수이볜 정부의 무능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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