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위기의 아시아 | 타이완

정치 불안·中國 고성장에 멍든 경제모범생

  • 왕창웨이(王長偉) < 타이완(臺灣) 중앙일보 서울특파원 >

정치 불안·中國 고성장에 멍든 경제모범생

2/8
세계 경기침체와 미국 테러사건으로 인해 지난해 타이완의 무역수지는 큰 영향을 받았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수출액은 1126억3000만달러로 2000년에 비해 17.3% 감소했다. 수입도 987억5000만달러로 23.8% 감소했다. 수입감소폭이 수출감소폭보다 크고 누계로 138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2000년 동기 대비 109.8% 증가한 것이다. 타이완 경제부 국제무역국은 지난해 타이완 대외무역은 연초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고 그 감소폭도 점차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무역수지는 갈수록 심하게 악화됐는데 주원인 중 하나는 대만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전자·정보통신 분야의 세계적 불경기였다. 미국·일본·유럽 등 3대 경제체의 경기가 급격히 하강했고 타이완 국내 경기 역시 자금 및 공장의 중국 이전 등으로 생산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컸다. 수입액 역시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타이완의 국내소비·투자가 약화되고 공장들이 사라졌음을 증명하고 있다.

타이완은 중국과의 무역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1~11월 타이완의 대(對) 중국 무역액은 245억7100만달러로 2000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 대 중국 수출은 지난해 4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이 수치는 타이완과 다른 10대 주요 교역국가 간 무역수지 악화 정도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이는 타이완 경제에서 대중국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타이완 경제부 연구발전위원회는 올해 경제를 전망하며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유럽을 주 거래대상으로 하는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는 경제의 대미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올해 경기회복 여부는 미국경제와 깊이 연관돼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중국이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더불어 중국에 대한 외국의 직접투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며 수출액도 늘어날 것이다. 중국의 고속성장은 아시아 4소룡 및 동아시아국가들의 경제발전과 상충한다. 이로 인해 향후 동아시아 각국은 산업면에서 상호보완보다는 더욱 치열한 경쟁에 휘말릴 것이다.



미국 테러사태 후에도 중국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타이완 경제 회복에 매우 유용하다. 중국과 타이완이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것은 타이완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양안간의 원료, 완제품, 자금 및 인력 교류가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 기회를 놓칠 경우 세계무역기구 가입은 오히려 타이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타이완은 중국 투자의 관문이다. 타이완에는 외국어 구사력과 인문적 소양을 갖춘 우수인력이 있고, 중국 투자 경험이 많으며, 기술력도 뛰어나다. 만약 양안이 삼통(三通 : 通航·通商·通郵)에 합의한다면, 예를 들어 상하이로 운송할 화물이 있을 경우 중국 쿤밍(昆明)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타이완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가깝다.

이런 이점을 잘 활용할 경우 타이완 기업은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필요가 없으며, 외국인투자가들도 무조건 중국으로 몰려갈 필요 없이 타이완에 투자본부를 두고 충분한 경험을 쌓은 후 대륙으로 진입할 수 있다. 현 정권 들어 양안간 경제전쟁의 전반전은 중국의 승리였다. 후반전에서는 경제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우세를 적극 장악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2002년 타이완의 수출전망은 어떤가. 타이완 경제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평가는 보수적이다. 이들이 예상한 타이완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0.7%. 그 외 외국기관들 역시 1~2%의 성장률을 예측하고 있다. 타이완 국내 기관들은 대체로 2~3% 성장하리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01년보다는 나아지리라는 것이다. 경제부 관계자는 “국제경기는 올 상반기 바닥에 달한 후 점차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양안의 세계무역기구 가입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재고가 처리됐고 새해 들어 주문이 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타이완 국내 정치까지 안정세를 찾는다면 소비심리도 회복될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지난해 타이완의 정치 상황은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원자력 제4발전소 사태에서 작업시간입법안 사태에 이르기까지, 타이완의 정치적 불안정은 경제의 지속적 침체를 초래했다. 적지 않은 기업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했고 실업률도 치솟았다. 재계는 생존을 위해 결사적으로 정부에 여러 제안을 했으나 정부는 듣기만 하고 실제적 행동은 하지 않았다. 결국 천수이볜이 직접 나서 경제발전자문위원회를 소집하고 나서야 비로소 방향이 잡히기 시작했다. 재계는 “말해야 할 것은 이미 다 했고 제안도 다 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총선에서 집권 민진당이 비로소 국회 다수당이 됨으로써 천수이볜 정부가 올해에는 경제 문제에 전념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재계의 희망 섞인 전망이다.

2/8
왕창웨이(王長偉) < 타이완(臺灣) 중앙일보 서울특파원 >
목록 닫기

정치 불안·中國 고성장에 멍든 경제모범생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