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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에 도전한다 2

버섯에서 추출한 면역강화물질의 놀라운 효능

현장취재·일본의 AHCC 면역요법

  • 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ojong@donga.com

버섯에서 추출한 면역강화물질의 놀라운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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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병원을 포함해 일본의 700개 병원에서 암치료 보조제로 채택한 AHCC 면역강화물질. AHCC 면역요법의 메카를 찾아 암치료 현장을 살펴보았다.
서구의학에서 암치료는 암세포를 동거할 수 없는 적으로 간주해 완전히 없애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외과수술로 암덩어리를 제거하고(cutting), 항암제로 암세포를 죽이고(killing), 방사선으로 태워버리는(burning) 방법을 채택한다. 현대의학의 발전에 따라 이들 3대 전통치료법은 놀랄 만한 성과를 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암을 완전 정복했다고 볼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최근 들어서는 암과의 전쟁에서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정공법(正攻法)이 아니라, 환자가 원래 갖고 있는 면역력을 활성화시켜줌으로써 스스로 암세포와 싸워 이겨내게끔 유도하는 우회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면역요법(免疫療法)’이 바로 그것. 우리 몸속에서는 백혈구 속의 T세포·NK세포(자연살해세포)·대식세포 등 면역세포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암세포를 파괴하는 일을 한다. 암환자의 경우 이 면역기능이 매우 약화돼 있다. 따라서 면역제를 투여해 이들 면역세포들을 활성화시키면서 암세포를 공격한다는 게 면역요법의 골자다.

면역요법은 서구의학의 전통적인 3대 치료법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특히 3대요법과 함께 사용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사들도 있다.

이를테면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한국위암센터의 김진복 교수는 ‘면역화학수술요법’이라는 복합적 치료법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한다. 위암 수술에서 세계 최다기록 보유자이기도 한 김교수는 위암절제 수술 후 항암제와 함께 면역증강물질인 크레스틴(Krestin, PSK), 피시바닐 등을 복합 투여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김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수술만 받은 그룹에 비해 면역화학수술요법을 받은 그룹의 생존율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암 전문의인 장석원 서울내과의원 원장 역시 독일, 일본 등에서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항암복합면역요법을 펼치고 있다. 장석원 원장은 면역요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암환자의 대부분은 면역력이 저하돼 있다. 그런 환자에게 수술 후 항암제를 먼저 투여하는 것은 허약해진 환자에게 더욱 심한 타격을 주는 행위다. 실제로 항암제 투여시 면역세포인 T세포와 NK세포의 수가 현저히 감소되고 나중에는 환자의 면역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다. 항암치료를 받는 중에 환자가 먼저 지쳐버려 결국 치료가 어렵게 되거나, 항암치료후 결과가 정상인에 가깝게 나왔어도 1∼2년 후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암환자들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항암제 투여도 암 종류와 병의 진행 정도, 개인의 상태에 따라 면역력을 강화시켜 가면서 치료해야 암을 이길 수 있다. 가장 좋은 암 치료약은 최첨단 항암제가 아니라 자기 몸속의 면역력이기 때문이다.”

장원장은 모든 병이 그러하듯 면역요법도 시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면역치료가 모든 단계에 있는 암환자에게 효과를 보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면역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말기보다는 초기가 더 좋다는 것.

“암의 크기가 1cm 정도인 초기암인 경우 수술로 암 덩어리를 제거한 후에 면역요법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이때는 수술 후 몸속에 남아 있는 미세 암세포가 10만 개 이하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암 크기가 2㎝ 정도일 때도 수술후 조직적 검사상 전이가 없는 경우는 면역요법만을 시도할 수 있다. 이 경우 외에는 수술후 항암제 투여와 함께 치료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수술 직후 되도록 빨리 면역요법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항암제 치료가 끝난 후에 별도로 면역요법을 받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거나 좋다는 치료법을 모두 해보고 최후의 수단으로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장원장의 부연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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