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호

민주 신당파의 가슴앓이

“노무현당 만들겠다는데 언질을 주지 않으니…”

  • 글: 이승헌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ddr@donga.com

    입력2003-07-28 14: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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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에서 출발한 신당행 열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주류의 반발로 브레이크가 걸리고, 가세할 줄 알았던 의원들이 발을 뺐다. 타이밍도 놓쳤다.
    • 그런데도 청와대는 아무 말도 없으니….
    민주 신당파의 가슴앓이

    5월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신당관련 워크숍에 참석한 김원기 고문(왼쪽)과 정대철 대표가 목이 탄 듯 물을 마시고 있다.

    개혁 신당→통합적 개혁 신당→개혁적 통합신당→통합 신당→리모델링 또는 분당(?).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새천년민주당 신당 논의 과정이다. 4월28일 23명의 친노 개혁파 의원들의 전격적인 선언으로 시작된 신당 논의는 갈수록 흐지부지되면서 민생 현안을 도외시한 ‘집권 여당 실종론’으로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신당 하겠다는 주류측과 구당파인 비주류측은 만났다 하면 고성과 삿대질이다. 급기야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주류측은 “만나봤자 싸우기만 한다”(이상수 사무총장)며 늘상 있던 회의도 열지 않는다. 이에 비주류측은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천안 등지에서 ‘당 사수결의대회’를 열며 맞서고 있다.

    주류측은 7월 초에 들어서야 신당추진모임의 기구와 업무를 분장하며 본격 활동에 나섰지만 아직 구체화된 계획은 없다. 일부 신당파 중에서는 “우리 신당 다음에 하면 안 되겠냐?”고 할 정도다. 설상가상으로 비주류와의 중재역을 자임해왔던 정대철 대표가 굿모닝 시티 전 대표인 윤창열씨로부터 4억2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신당 논의의 동력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왜 이 지경까지 됐을까?

    민주당이 국회의원 3석은 물론, 호남의 본거지인 전남 진도에서도 기초 의원 자리를 내준 4·23 재보선 다음날인 4월24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관광호텔. 민주당 내 개혁파 의원들의 연대 모임인 열린개혁포럼(총간사 장영달 의원)의 조찬 회동이 끝난 후 임종석 의원 등 386세대 의원들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줄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끝난 거 아니야? 어제 선거 결과는 당에 대한 사망 선고라고.” “선고는 무슨…. 사형 집행된 것 아닌가. 이 당으로 뭐를 할 수 있겠나”. 지난 대선 때도 불거졌던 이른바 신당론이었다.



    그런데 포럼의 대표격이자 지금은 신당추진모임의 핵심인 장영달 의원은 기자들에게 전혀 다른 말을 했다. “신당은 좀 그렇고, 우선 당 개혁안을 조속히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봐.” 대선 직후 불거진 당 해체론의 대안으로 출범한 당 개혁특위에서 마련한 개혁안을 ‘형질 변경’ 없이 그대로 통과시키면 신당은 필요없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지금 비주류로 불리는 많은 호남 출신 의원들은 “당에서 선거 잘못 치러놓고 왜 당 타령이냐”는 반응이었다. ‘민주당 정통성을 지키는 모임’의 대표 박상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기자가 젊은 의원들의 ‘사형 집행론’을 전하자 오른 손가락에 끼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짓이기며 특유의 속사포를 쏘아댔다.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에 당운을 걸고 뛰고 지도부가 지역구에 돌아가며 내려가고 했는데 우리는 유시민(고양 덕양 갑) 같은 친구들에게 연합공천 준답시고 팔짱끼고 있었잖아. 거기는 원래 우리 의석이었어. 그 따위로 한가하게 선거 치러놓고 무슨 당 타령이야!”

    박 최고위원의 지적은 일리가 있었다. 지난해 대선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에 대해 “의원 입각은 없다”며 분명한 선을 긋기 시작한 뒤 민주당은 재보선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재보선을 총지휘한 이상수 사무총장은 재보선 며칠 전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이런 말도 했다.

    “사실 우리 당은 이번 재보선을 지역선거라고 생각했는데 한나라당이 저렇게 나오니까 이제라도 제대로 해야겠습니다. 그러니까 거리도 가까운 서울 양천 을(한나라당 오경훈 의원 당선)에는 하루에 두 분 정도 지원 가주시고….”

    “아니, 무슨 짓을 한 거야!”

    아무튼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친노 의원들은 재보선 패배를 오히려 지렛대 삼아 급속하게 신당론을 공론화시켰고 마침내 4월28일 신기남 천정배 정동영 이호웅 이종걸 의원 등 23명은 서울 여의도 W 중국음식점에서 신당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2시간반이 넘는 토론 끝에 성명서를 발표한 이들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고 목소리의 톤은 높았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거침없었다. “당 내 신당추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최고위원회의나 당무회의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게 가능합니까?”(기자)라고 하자 “가능한 정도가 아니라 임시지도부를 만든다니까 그러네”(이호웅 의원) 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신당을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엔 “늦어도 8월말까지는 신당 구성에 관한 요건을 갖춰야겠지. 9월에는 정기국회도 있고 국정감사도 있으니까.”(김성호 의원)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모든 이가 전적으로 찬성하기에는 ‘너무 나가는’ 항목이 많았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해체를 전제로 한 신당 창당이었다. 이들 중 초선의원 대부분은 새정치국민회의가 새천년민주당으로 간판을 바꾸면서 영입된 이들이었다. 그만큼 ‘자기 부정’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모임 해산 1시간 후부터 참석했던 의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속출했다. 민주당 대변인 문석호 의원은 “새로운 정치를 하는 것은 좋지만 지도부를 이런 식으로 부정하면 누가 좋아하겠냐”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지금은 중도소장파로 분류되는 함승희 의원의 반발은 강력했다. 함의원은 이날 회동 중간에 신기남 의원 등을 향해 “신당을 하겠다면 우선 나를 설득해라. 당신들이 다른 사람보다 더 개혁적이라는 증거를 보여달라”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그런데도 이날 성명에는 함의원이 서명한 것으로 돼 있었다. 그날 밤 11시반이 다 돼서 강남 단골 술집에서 폭탄주를 들이키고 있던 그를 전화로 찾았다.

    “성명을 보니까 의원님 이름이 있던데 승낙하신 거예요?”(기자) “무슨 소리야. 아까 봤지만 난 그러고 그냥 나왔어요.”(함의원) “그렇다면 허락도 없이?”(기자) “아니, 이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한 거야!”(함의원)

    결국 세 과시를 위해 참석했던 사람들은 모두 성명에 서명한 것으로 처리한 것이다. 이후 함의원은 조순형 의원 등과 함께 신당추진파와는 거리를 두며 ‘신당 공간’에서 정치적 입지를 굳히고 있다.

    움직일 줄 알았던 의원 안 움직여

    4·28 선언 이후 신당파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신당 선언 전까지만 해도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던 장영달 이해찬 의원 등은 어느덧 신당파의 핵심으로 부상했고 김원기 고문과 정대철 대표 등 친노파의 핵심 중진들도 초재선 의원들과 접촉을 강화하며 신당파에 합류했다.

    그러나 신당파에 대한 독설로 일찌감치 반 신당으로 노선을 정한 추미애 의원은 논외로 하더라도 신당파에 이내 가담할 것 같았던 의원들이 이상하게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 중 한 명이 지난해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정몽준 의원과의 후보단일화를 주도했고 당선자 시절 비서실장까지 지낸 신계륜 의원이다. 그는 최근에도 청와대로 노대통령을 찾아가 노동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 그런 그가 신당파 내부에서 공공연히 ‘노무현당’으로 명명한 신당 논의를 위한 회의에는 거의 참석하지 않았던 것이다.

    기자는 5월초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그를 찾아갔다. 신의원은 “요즘 지역구(서울 성북 갑)에서 주민들과 배드민턴 치는 게 가장 중요한 일과”라고 운을 뗀 뒤 이런 말을 했다. 길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정곡을 찌르는 말이라 소개한다.

    “내가 나서면 주변에서 대통령의 결심이 신당에 반영됐다고 입방아를 찧을 것 아니겠소. 물론 나도 신당에 대한 생각은 있어. 오히려 개혁신당보다 한발 더 나간 것인데 아직은 말할 단계는 아니고. 그런데 말이지, 신당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될 것 같나.

    내가 두 번 신당 창당에 관여해봤어. 1990년대 초 민주당에서 새정치국민회의로, 다시 국민회의에서 민주당으로. 그런데 당시 신당 창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는 뚜렷한 중심이 있었고 조직과 자금이 그대로 신당으로 넘어가는 상황이었어. 즉 간판을 바꾸는 작업이었지. 기존 지도부 교체나 인적청산은 크게 논의되지도 않았어. 그래도 잔류파가 생기고 지분 문제 등으로 갈등이 있었는데 지금 논의되는 신당은 아무런 준비가 없잖아. 무슨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실체도 불분명하고…. 두고 보라고, 신당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게 아니야.”

    움직이지 않는 인물 중에는 민주당 내 재야그룹의 핵심인 김근태 의원도 있다. 사실 신당 논의 직후 재야그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노대통령과 일정 거리를 유지했던 김의원이 모종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물론 당내 재야그룹의 입지 향상을 위한 욕심도 깔려 있었다. 오죽하면 신당 논의와 거리를 뒀던 신계륜 의원도 “(김)근태 형이 좀 잘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대선에서의 실수도 만회할 수 있을 텐데”라고 말했을까.

    그래서 임채정 이창복 이재정 심재권 이호웅 의원 등은 신당 선언 직후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여의도 K한정식집에서 오찬 회동을 하며 ‘김근태 멍석 깔아주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김의원은 개혁 신당론이 한창 대세를 형성할 5월 초에도 줄곧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당 내 모든 세력을 안고 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재야그룹 회동은 때 되면 밥 먹는 친목 모임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다.

    김의원은 왜 그랬을까.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김의원 캠프에 있었던 H씨의 분석이 그럴싸하다. “김근태(GT)는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자신이 노무현 후보에게 사실상 양보했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아직까지 승복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는 ‘노무현 신당’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워크숍

    일부 의원들의 예상 밖의 ‘느슨한 참여’에도 신당파는 거의 매일 조찬 회동을 하며 세를 유지했고 급기야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행사 이틀 전 워크숍을 갖고 신당추진모임을 발족하기로 했다. 워크숍 1주일 전 신기남 의원의 이른바 “선혈낭자하게 투쟁해서라도 신당하겠다”는 발언이 나왔고 천정배 의원은 “개혁에 동참하겠다는 생각이 없는 의원들은 워크숍에 올 자격이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드디어 5월16일 오후 4시. 신당파들은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위한 신당추진모임’을 위한 워크숍을 열었다. 전날 “50명은 넘지 않겠느냐”고 호언장담했던 천정배 의원은 위임한 의원들까지 포함해 60명이 넘어서자 “이 정도면 대박 아니냐”고 좋아했다.

    사실 워크숍 전까지만 해도 참석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의원들은 “워크숍이 사실상 신당행 막차”라는 신당파들의 은근한 압력에 몸을 움직였다. 지난해 대선 당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에서 활동하며 반노파에 속했던 설송웅 의원은 이날 워크숍에서 ‘개혁 신당’이 아닌 ‘개혁적 통합신당’으로 추진할 것을 공식화하자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후단협 멤버들에게도 워크숍에 올 것을 권유할 걸 그랬다. 이 정도면 참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때가 신당의 세가 가장 절정에 오른 시점이었다. 막판까지 워크숍에 참가하지 않은 의원들은 신당파 의원들에게 전화로 상황을 묻기도 했다. 한 의원은 부산에 있다가 이호웅 의원에게 전화로 사정을 물은 뒤 급히 비행기로 상경해 막판에 합류하기도 했다. 장태완 박주선 의원 등은 워크숍이 끝난 이날 밤 10시 5분 전에 급히 보좌진들을 통해 ‘워크숍 결정에 따르겠다’는 요지의 위임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당파는 이날 최고조로 달한 세를 신당 창당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신당추진모임 의장을 맡고 있는 김원기 고문의 한 측근의 전언.

    “사실 개혁신당이든 뭐든 이탈세력을 최소화해 신당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신기남 천정배 의원 등은 개혁 신당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중도파에 가까운 의원들은 개혁 신당은 안 된다고 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구체적인 신당 플랜을 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여기에는 김대중 정부 때 노사정위원장을 맡으면서 타협과 조절의 명수로 불리는 김원기 고문 특유의 ‘지둘러’(‘기다려’의 전라도 사투리) 스타일이 반영되기도 했다. “갈등은 있겠지만 무조건 대화해야 한다. 이야기하다 보면 다 풀린다”는 게 김고문의 지론이다.

    하지만 신당파 의원들이 여기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신당파의 핵심 L의원은 6월 말경 기자와 쓴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날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신당추진모임의 인선까지 발표하고 그냥 저질렀어야 했다. 그 정도면 모든 것이 갖춰져 있었다. 신기남 천정배 의원 등은 좀 아쉬웠겠지만 신당 안하겠다던 사람들도 많이 돌아섰고, 그 자리에 기자들만 100명이 넘었다. 이 정도의 여건이 다시 마련될 수 있겠는가. 지금처럼 꼬일 줄 알았다면….”

    발족식만 마친 신당추진모임은 구체적인 활동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여기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은 워크숍 1주일 후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키는 모임’을 결성, 본격적으로 대립전선을 형성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은 ‘최후의 저항’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들은 잇따른 당무회의에서 강성 발언과 몸싸움을 불사하며 신당추진위원회의 당무회의 상정을 저지했다. 최근까지 ‘왜 민주당을 지켜야 하는가’를 주제로 전국 순회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점차 신당론에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호남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신기남 의원 지역구의 호남 향우회에서는 “어디 내년 총선 때 두고보자”며 이를 갈고 있다는 후문이다.

    워크숍 직후까지만 해도 신당행 막차를 타겠다고 호언했던 호남 출신 K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호된 질책을 받은 뒤 “분당을 초래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을 외면하는 신당론은 안 된다”며 돌아섰다.

    이와 반대로 호남에서는 비주류 의원들의 몸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당파의 L의원은 7월초 통음하며 이런 말을 했다.

    “사실 호남에서도 박상천 김옥두 의원 등의 인기가 이전 같지 않았는데 신당파에 저항하면서 호남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니까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주변에서는 ‘이게 말이 되느냐, 완전히 반사이익 아니냐’고 주장하지만 신당을 통해 타파하려는 지역구도 안에서 그리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간과한 아마추어리즘적 분석에 불과하다.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민주당 신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화룡점정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주류 비주류 가릴 것 없이 노대통령이 신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길 원하고 있다. 주류측은 “노대통령을 만나보니 우리와 신당에 대한 뜻이 같더라”(정대철 대표, 김원기 고문)며 대통령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려 하고, 비주류는 “노대통령이 사실상 신당의 배후라는 것을 밝히라”며 취임 초에 비해 인기가 크게 하락한 노대통령을 겨냥하며 신당론에 ‘물타기’를 해왔다.

    하지만 노대통령은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5월 국민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 TV토론에서 “내 생각은 뻔하다”고 말해 다당제 구상을 하는가 싶더니, 6월 중순에는 부산 지역 참모들을 청와대로 부른 자리에서 “10석으로라도 전국 정당화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분명한 것은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신당파 의원 중에서는 “까놓고 말해서 노무현 신당 만들어주겠다는 것인데 도대체 왜 대통령이 입을 다물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노골화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신당파의 한 의원은 어느 날 기자와의 저녁 식사에서 노골적으로 노대통령을 비판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많은 정치인들이 동의하는 것 같아 마지막으로 이 발언을 소개한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주변에서 지켜봤지만 노대통령은 인간적인 매력은 좀 떨어지는 것 같아. 물론 강직하고 영혼이 맑기는 하지.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베푼다는 개념은 부족해. 대선 끝나고 정몽준 후보 밑에 있던 사람들은 무슨 죄가 있나. 그런데 하나도 거둬들인 이가 없잖아…(중략)…우리가 이렇게 고생하면 대통령이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을 통해 무슨 언질을 줘야 할 것 아닌가,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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