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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년을 유람하는 섬 강화도·석모도

갯벌로 돈대로 마니산으로 발길마다 스미는 역사의 薰氣

  • 글·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사진·김성남 차장 photo7@donga.com

4000년을 유람하는 섬 강화도·석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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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년을 유람하는 섬  강화도·석모도

강화도 외포리에서 석모도로 향하는 카페리를 따라 날아오른 갈매기떼.

희귀종인 저어새의 번식지로 2000년 천연기념물 419호로 지정된 강화 갯벌은 세계 5대 갯벌로 꼽힌다. 한강 임진강 한탄강 예성강의 하구에서 유입된 토사가 쌓여 한낮 썰물 때 갯벌은 300㎢의 거대한 면적을 이룬다. 수십 종의 생명체를 품에 안고 키워낸 갯벌은 따스하고 깊은 어머니의 자궁 같다.

강화 여행의 백미는 역시 ‘역사 기행.’ 한반도 서편의 오묘한 지점에 위치한 강화섬은 발길 닿는 곳마다 전설이 스며 있다. 그중에서도 강화도 서남편에 우뚝 솟은 마니산은 건국시조 단군이 임금이 되었다는 이름난 성지. 강화읍성으로 발길을 돌리면 청동기시대 조상들의 흔적과 만난다. ‘강화 지석묘’로 불리는 북방식 고인돌은 강화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상징물. 땅에서 2.6m 높이에 얹은 7.1m 길이의 개석(蓋石)은 영겁의 풍상에도 끄떡없이 위풍당당하다.

강화의 오랜 역사만큼 전통 있는 음식은 장어 요리다. 더리미 장어마을 앞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여울목은 예로부터 자연산 장어가 많이 잡히는 곳. 이 마을 어귀에 있는 ‘일미산장’(032-933-8585)은 유독 손님들로 붐빈다. 일본 손님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단다.

“우리집 양념맛은 아무도 흉내내지 못하거든요.”



강화도 토박이 처녀라는 종업원의 말투에 자부심이 묻어난다. 장어 1kg과 밑반찬을 한상 가득 내오는데, 한과까지 곁들인 정갈한 상차림이다.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양념이 고루 스며든 장어구이를 한입 베어물자 입안 가득 침이 고인다. 장어 꼬리는 숯불에 날로 구워 소금에 찍어먹는데 담백한 맛이 일품.

순무김치도 빼놓을 수 없다. 간기능 강화에 효과가 있다는 순무는 강화에서만 재배되는 특산품. 강화도의 해양성 기후와 적절한 온도가 순무 재배에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보랏빛 감도는 뭉툭한 모양의 순무는 매콤하고 시원한 것이 겨자맛과 인삼맛이다.

외포리에서 고요한 아침을 맞는다. 이곳에선 석모도가 손을 뻗으면 잡힐 듯 가깝다. 석모도로 건너가려면 카페리를 타야 한다. 10분간의 뱃길 여행이지만, 과자 한 봉지쯤 준비하는 것이 예의다. 높이 던져 올린 과자를 곡예하듯 받아먹는 갈매기의 날렵함엔 탄성이 절로 나온다.

4000년을 유람하는 섬  강화도·석모도

① 강화도는 돈대(墩臺)의 보고로 초지진은 조선 말기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로부터 이 땅을 지켜냈다. ②고구려 아도화상이 세웠다는 천년고찰 전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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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사진·김성남 차장 photo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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