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이야기에 대해 ‘잘 만들었다’고 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은데….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안 만들었으면 더 잘 만들 수 있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세계 어디를 가도 국가적 영웅의 기념관을 무덤에 들어가듯 높이가 1m90㎝ 정도로 낮고 공간도 협소한 지하에 두지는 않는다. ‘세종대왕동상’에다 ‘세종이야기’를 갖다 붙이면 홍보가 되겠다고 보고 즉흥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역사성이나 시민 편의성을 고려한 게 아니었다. 동상 설립에 맞춰 조급하게 세종이야기를 조성하다보니 공사비도 더 들었다고 본다.”
“반값이면 만들 수 있다”
▼ 관계기관에 따르면 128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는데 과다하다는 뜻인가.
“세종이야기 면적을 1000평이라고 봤을 때 공사비는 128억여 원이니 대충 잡아도 평당 1000만원이 넘었다는 얘기다. 그렇게 비싼 공사비가 들어간 건축물은 우리나라에서 잘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안다.”
▼ 세종이야기를 조성하는데 어느 정도 예산이면 가능했다고 보나.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공개경쟁입찰에 부쳐서 조성하면, 조달청 입찰로 할 경우에는 평당 500만원 이하로 조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종이야기는 설계변경 방식과 공개입찰 방식으로 조성됐다. 주변지역에서 공사를 하던 D사는 설계변경 방식으로 세종이야기 구조물 공사를 추가로 맡았다. C씨 측 컨소시엄은 일은 먼저 하면서 나중에 공개입찰에 참여해 낙찰받은 방식으로 콘텐츠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했다. J건축 사장은 C씨에 대해 “업계에선 ‘세종이야기 공사 한 건으로 일어섰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신동아’에 “세종이야기 공사비는 평당 654만원”이라고 알려왔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J건축 사장과 서울시 간에 차이가 발생한 주된 이유는, 서울시 측이 ‘세종이야기 사업비용’에 들어있는 비용 항목 중 일부(동상 기단부 공사비, 통로 구조물 공사비)를 뺐고 ‘사업면적’에선 세종문화회관의 면적을 더해 계산했기 때문이다.
세종문화회관과 광화문광장에 대한 내부고발이 서울시 감사부서에 전달된 뒤 서울시는 감사에 착수했다. 서울시는 내부고발자인 세종문화회관 경영본부장을 뒷조사하는 쪽으로 감사 방향을 틀었다. 이후 경영본부장에 대한 조사가 강도 높게 이어졌다. 당시 이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외부기관에 임의로 컨설팅을 의뢰했다’는 이유로 경영본부장 해임을 시도했다.
세종문화회관 측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의 측근인 모 간부가 감사 책임자에게 ‘경영본부장이 문제인 것 같다’고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서울시 감사의 표적이 내부고발자 쪽으로 향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 사장은 오 시장 측근이었다고 한다. 이는 이 사장이 2009년 6월12일 “내가 오 시장 재선을 위한 측근그룹의 좌장을 맡았다. 그 모임은 오 시장의 핵심 측근만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변에 말해 알려졌다.
실제로 오 시장은 서울시 감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사장에게 “계속 일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서울시도 오 시장에게 “이 사장에 대한 제보내용은 별문제가 안 된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엔 ‘CJ그룹 밀착’ 논란
이 전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최근 가진 ‘신동아’ 인터뷰에서 “오세훈 시장은 나를 좋아했고 내가 그만두는 것을 절대 바라지 않았다”고 했다. 다음은 이 전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오세훈 시장과는 친분이 있었나.
“채용 과정에서는 아니었지만 친분은 있는 것이고, 오 시장은 ‘이 사장이 하자는 대로 내버려둬라, 사심 없이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하곤 했다.”
▼ 부시장이 될 거라는 얘기가 있었나.
“그런 얘기 나돌긴 했다. 정무부시장으로…. 오 시장이 일하면서 나를 상당히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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