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정가 안테나

정권-국회-지자체 야합 비효율 국책사업 열전

선심, 야심, 흑심 앞에 춤추는 세금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정권-국회-지자체 야합 비효율 국책사업 열전

2/4
지자체의 경우에도 민선 단체장은 과거의 임명직 단체장보다 주민들의 이익을 더 적극적으로 대변해야 하므로 국비예산 확보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모 광역단체는 이번 예산국회 내내 국회 주변에 캠프를 차려놓고 부지사와 기획관리실장, 예산 담당관들이 번갈아 상주하면서 정부와 해당 지역 출신 의원들을 상대로 꼭 반영돼야 할 예산 내역을 설명하고 귀찮을 정도로 매달렸다. 덕분에 정부안보다 수천억원이 많은 예산을 추가로 배정받아 다른 지자체의 부러움을 샀다.

“청와대가 하라면 해야지…”

정권-국회-지자체 야합 비효율 국책사업 열전

공사 중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세종시. 사진은 정부청사 경제 부처가 주로 들어설 공사 현장이다.

안상수 대표와 윤증현 장관의 언쟁에서 보듯, 정부는 정치인들의 부탁을 받으면 재정건전성이나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방패막이로 삼는다. 그러나 정권 차원에선 재정건전성이나 형평성이 무시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 출신지역이나 집권세력의 텃밭에 막대한 개발사업비가 투입된다. 대통령이 관심을 갖거나 여권 실세들이 요청하는 사업들이 정부안에 담겨 국회 심사과정을 무사통과하는 일이 다반사다.

여기에다 예산안 편성과 심의 때마다 국회의원과 지자체들의 로비가 벌어지면서 당초 정부가 마련한 예산이 누더기로 변하기도 한다. 로비전은 국회 예산안 심사의 마지막 단계인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서 정점에 달한다. 이번에 국회가 난장판으로 변한 와중에도 여야 실세들은 지역구 예산을 챙기느라 계수조정소위 회의장에 ‘쪽지’를 넣기에 바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책정된 예산의 대부분은 투입된 자금규모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는 ‘낭비성’이다.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는 2008년 2월, ‘국민세금 1원도 중요하다-예산낭비 사례 분석을 통한 예산절감지침’을 펴냈다. 최근 5년간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8004건의 예산낭비 지적 사례를 모아 유형별 10대 예산낭비 유형을 예시했다. 10대 유형은 ▲사업타당성 검토 잘못 ▲중복 또는 과잉 투자 ▲계약 및 공사관리 잘못 ▲예산의 목적 외 사용 및 불요불급한 집행 ▲국고보조금 및 출연금 관리 잘못 ▲기금 관리 잘못 ▲선심성·과시성 행사 ▲불합리한 제도 ▲국·공유재산 등의 소극적 관리로 인한 수입증대 기회 일실(逸失)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 및 부정 등으로 정리됐다.



인수위는 이들 10대 유형별 주요 관련 사례 200여 건을 함께 제시했는데, 이 사례만으로도 예산낭비 등의 액수가 9조4081억원에 달했다. 낭비 또는 비효율 2조9516억원, 예산편성 목적 외 사용 1029억원, 횡령 44억원, 향후 예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대효과 6조3492억원을 합친 금액이다. 200여 개 사례의 대다수는 청와대의 막무가내식 압력이나 정치권, 지자체의 로비에 의해 예산이 편성된 사업이다.

소규모 SOC사업은 차치하더라도 대형 국책사업은 국고 낭비가 심각한 수준이다. 국책사업은 정권에 따라서 집권세력의 입맛대로 예산이 편성됐다. 대통령의 고향이나 정치적 텃밭에 대형 사업을 유치하는 것이 마치 대선 승리의 ‘전리품’처럼 인식되는 까닭이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기 10년 사이에 확정된 대형 국책사업만 봐도 그렇다. 이 기간에 ▲인천 국제공항과 경제자유구역 ▲아산만 평택항과 첨단산업도시 ▲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새만금 최첨단 물류·관광도시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와 광산업 ▲무안 국제공항과 기업도시 ▲영암·해남의 J프로젝트 ▲광양의 광양항과 경제자유구역 ▲여수 엑스포(2012년), 부산APEC(2005년) 등이 확정됐다. 호남 지역에 많은 국책사업이 몰려 있다.

경제부처의 예산 담당 고위직으로 근무했던 한 여당 의원은 “과거에는 집권층이 지시한 대형 국책사업에 대해 관계부처장관회의 등을 열어 심의를 하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지만 모두 형식적이었다. 청와대가 하라면 하는 분위기였다”고 털어놨다.

2/4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목록 닫기

정권-국회-지자체 야합 비효율 국책사업 열전

댓글 창 닫기

2021/08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