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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맞는 선생님’ 실태 보고

“말끝마다 ‘씨발’ ‘존나’ 애들이 무섭다”

  • 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매 맞는 선생님’ 실태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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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년 담임 기피 현상

‘학교 폭력’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교사의 체벌 혹은 학생들 사이의 폭력을 떠올린다. 그러나 교사들은 자신들을 향한 학생·학부모의 폭력·폭언을 먼저 떠올린다고 고백한다. 교총이 전국 교원 705명을 대상으로 교권침해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8.4%가 학생에게 심한 욕설을 듣거나 반항을 겪었다고 답했다. 동료 교원이 학생에게 폭행당하거나 욕설을 듣는 것을 봤다는 답변은 62.3%였다. D교사는 “사회 전반의 인권 의식이 향상되면서 학교에서도 과거와 같은 체벌은 거의 사라졌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교사가 학생을 일방적으로 폭행할 수 없는 분위기다. 반면 학생들이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교사에게 맞서는 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 과정에서 ‘인간 대 인간’으로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2010년 11월 강원도 춘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6학년 학생에게 주먹질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지도하다 일어난 일이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의 E교사(57)는 “얼마 전 옆 반에서 6학년 남학생이 급식 지도를 하는 교사를 향해 식판을 집어던진 일도 있다. 잔소리하지 말라는 경고의 표시였는데, 그 학생이 욕을 하며 교실을 나가버릴 때까지 아무도 제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초등학교 5~6학년이 되면 상당수 남학생이 육체적으로 여교사보다 우위에 선다. 하지만 분노 조절이나 감정 통제는 잘 하지 못해 생활 지도를 하다보면 수시로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했다.

‘지금 6학년 교실에서는’의 저자인 서울 서래초등학교 김영화(57) 교사는 “예전 아이들의 일탈 행위는 훈계나 체벌을 통해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었지만 현재 6학년 교실의 욕설과 폭력 수준은 통제불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선 초등학교에서는 담임 배정 시기 때마다 고학년 담임을 맡지 않으려는 교사들과 어떻게든 담임을 떠맡기려는 학교 사이에서 힘겨루기가 벌어진다. 서울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지난해 우리 학교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담임교사 희망원’을 받았는데 6학년 담임을 지망한 교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학교에서 6학년 담임은 ‘말발 약한’ 초임 교사나 새로 전근 온 교사들 몫으로 사실상 굳어졌다. 이 교사는 “경험 많고 학교 분위기를 잘 아는 교사가 고학년 담임을 피하다 보니 학생 생활 지도가 더 어려워지고 충돌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무서운 학부모



문제는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교사에 대한 폭력 사건을 막을 방법이 신통치 않다는 점. 교사들은 “예전에는 학부모들이 나서서 ‘어떻게 선생님께 그럴 수 있느냐’며 아이를 혼냈다. 그러나 요즘은 대부분의 학부모가 교사 탓을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앞선 사례의 A 교사는 학부모가 자녀의 말만 믿고 교사의 폭행을 기정사실화하며 항의하는 바람에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2008년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부모가 교사 얼굴에 뜨거운 녹차를 뿌리고 발로 머리를 걷어차며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사생대회에서 싸움을 벌인 두 학생의 학부모를 불러 화해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다. 피해 교사는 유리가 덮인 책상에 머리를 부딪혀 피를 흘리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경기도의 한 남녀공학 중학교에 재직 중인 F교사(28)는 “자녀가 조금만 불이익을 당해도 교사에게 따지고 직접 학교로 달려오는 학부모도 많다”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해 환경미화 심사를 앞두고 아이들에게 대청소를 시켰다가 “학원 가야 할 시간인데 집에 안 보내준다”며 항의하는 학부모와 충돌할 뻔했다.

“종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웬 아저씨가 교실로 들이닥쳤어요. 우리 반 학생의 아버지였는데, ‘학원 수업 시작할 때가 다 됐다’며 아이를 억지로 데리고 나가더군요. 심지어 교실 문밖에서 안에까지 다 들리도록 ‘개××’ ‘씨××’ 욕까지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다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데 하도 어이가 없어서 아무 대응도 못 했지요. 옆 반 교사가 달려 나와 학부모를 달랜 덕에 겨우 사건이 마무리됐는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매 맞는 선생님’ 실태 보고

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 서울본부 발족식 모습. 일선 교사들은 교육 당국이 학생 인권을 존중하는 만큼 교사의 고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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