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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 담당·송화선 기자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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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_ 생각의힘, 264쪽, 1만5000원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천사 질문(angel question)’이라는 게 있다. 이 순간에 천사가 나타나서 딱 한 가지 질문에 답을 해주겠다고 한다면 묻고 싶은 게 바로 천사 질문이다. 물론 천사가 있는지 확실치 않으니까 그런 질문이 있다한들 답을 얻을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그래도 그런 식으로 나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 뭘까 한번 생각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내가 몇 살까지 살지도 궁금하지만, 솔직히 나는 천국과 지옥이 있는지 묻고 싶다. 천국은 몰라도 지옥이 있다면 지옥에 가는 것은 피하고 싶으니 말이다. 다음 주 로또 당첨 번호가 궁금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가장 많이 나오는 ‘천사 질문’ 중 하나는 외계에도 생명체가 있는가라고 한다. 우주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위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에 달려 있다. 100억 개에 달하는 은하 중 우리 은하에만, 또 우리 은하에 있는 1000억 개 별 중 하나인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지구에만 생명체가 있다면 우리는 상당히 특별한 존재가 된다. 어떻게 보면 그보다 더 궁극적인 것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일 것이다. 놀랍게도 100년 전까지만 해도 하나의 철학적 질문에 그쳤던 그 물음이 20세기 과학의 성과 덕분에 합리적으로 묻고 답할 수 있는 과학적 질문이 됐다. 그리고 21세기를 살고 있는 오늘의 인간은 그러한 근원적 질문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을 갖게 됐다.

나는 어릴 때부터 기본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대학 갈 때도 공대가 아닌 (당시의) 문리대를 택했고, 평생 ‘올인’은 못하면서도 종교를 갖고 산다. 그러다 보니 1973년에 미국 시카고로 유학을 가면서부터 거의 40년을 만물의 근원, 우주의 기원, 생명의 기원 등 근본적인(fundamental) 문제에 관심을 갖고, 강연을 듣고 책을 찾아 읽으며 공부해왔다. 40년 동안 하루 한 시간이면 대략 1만 시간이니, 나도 그동안 1만 시간쯤을 투자한 셈이다.



2011년부터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는 ‘우주와 생명의 진화’라는 스토리 라인에 따라 과학을 가르친다. 세계를 선도하는 과학교육 방식이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교과과정의 혜택을 받지 못한 기성세대에게 과학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암기 과목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렇다고 젊은 세대처럼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찾아 공부하는 데도 익숙하지 못하다. 이 책은 우주와 생명에 관한 지식에 목말라하는 우리나라의 기성 지식인에게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관한 현대 과학의 대답을 차근차근 이야기 식으로 들려주고자 한다. 아울러 새 과정에 따라 과학을 배우면서 교과서보다 한 단계 깊이 있는 설명을 원하는 고등학생에게도 시원한 생수가 될 것을 기대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137억 년 전 빅뱅 우주까지, 또 무한히 팽창하는 우주에서 우리의 장래까지 여행해보자. 1만 시간의 훈련을 거친 나는 여러분의 친절하고 유능한 가이드가 되기를 약속한다.

김희준 │서울대 화학부 교수│

New Books

디지털 워 _ 찰스 아서 지음, 전용범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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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IT) 업계의 글로벌 기업들이 검색, 음원, 스마트폰, 태블릿 PC시장을 놓고 어떻게 싸워왔는지 기록한 책. 영국 가디언지의 IT 전문기자인 저자는 그동안 기술산업 분야를 취재하며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속살을 깊숙이 들여다봤다. 그리고 이들이 그동안 해온 것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전쟁’이었다고 평가한다. 검색 시장을 놓고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음원을 놓고는 애플과 역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마트폰을 놓고는 3사가 다 함께 싸웠다. 저자는 IT업계의 ‘전사(戰士)’들이 이 과정에서 어떤 작전을 펼쳤으며 언제 어떻게 이기고 졌는지를 ‘전사(戰史)’처럼 치밀하게 정리했다. 애플 CEO 팀쿡은 “만약 당신이 전쟁에서 패했다면, 승리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새로운 전쟁터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는 동안 광활하게 늘어난 IT의 전쟁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콘, 464쪽, 1만7000원

굿모닝 예루살렘 _ 기 들릴 지음, 서수민·맹슬기·이하규 옮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2012년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최고작품상 수상작. 4000년 역사를 간직한 세계 3대 종교 성지 중 하나면서도 늘 테러 위협과 공포에 억눌려 있는 예루살렘의 실상을 만화를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캐나다 퀘벡에서 태어난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근무하는 아내를 따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정착해 1년을 살았다. 처음엔 아이를 돌보고 이웃을 만나며 때때로 여행도 하는 평범한 생활을 한다. 하지만 이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자살 폭탄 공격에 대비해 바로 옆 동네를 갈 때도 몇 개의 검문소를 지나야 하고, 그때마다 통제된 도로와 분리장벽 등을 만나야 하는 예루살렘의 실상에 눈뜨게 된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예루살렘을 둘러싼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동시에 희망을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길찾기, 336쪽, 1만6000원

항우강의 _ 왕리췬 지음, 홍순도·홍광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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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웅으로 손꼽히는 항우는 누구보다도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인물. 스물네 살에 반진(反秦) 깃발을 들고 거병한 뒤 3년 만에 패권을 장악했으나, 이후 겨우 4년 만에 ‘사면초가’에 빠지며 전투에서 패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중국 학계의 대표적인 ‘사기’ 연구자인 저자는 중국 국영방송 CCTV에서 항우의 흥망성쇠를 다룬 대중 강의를 했다. 그 내용을 정리한 책. 저자는 8척이 넘는 키로 ‘역발산 기개세(力拔山 氣蓋世)’라는 말을 들었던 항우가 특별할 것 없던 유방에게 패한 이유를 상황 변화의 수를 전혀 읽지 못한 정치적 유치함, 40만 대군을 이끌고도 군사를 수동적으로 활용한 전략의 부재,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데다 남의 말을 들을 줄 모른 성격적 결함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더불어 지도자가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을 제시한다. 김영사, 380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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