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호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 담당·송화선 기자

    입력2012-08-21 16: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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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_ 생각의힘, 264쪽, 1만5000원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천사 질문(angel question)’이라는 게 있다. 이 순간에 천사가 나타나서 딱 한 가지 질문에 답을 해주겠다고 한다면 묻고 싶은 게 바로 천사 질문이다. 물론 천사가 있는지 확실치 않으니까 그런 질문이 있다한들 답을 얻을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그래도 그런 식으로 나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 뭘까 한번 생각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내가 몇 살까지 살지도 궁금하지만, 솔직히 나는 천국과 지옥이 있는지 묻고 싶다. 천국은 몰라도 지옥이 있다면 지옥에 가는 것은 피하고 싶으니 말이다. 다음 주 로또 당첨 번호가 궁금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가장 많이 나오는 ‘천사 질문’ 중 하나는 외계에도 생명체가 있는가라고 한다. 우주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위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에 달려 있다. 100억 개에 달하는 은하 중 우리 은하에만, 또 우리 은하에 있는 1000억 개 별 중 하나인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지구에만 생명체가 있다면 우리는 상당히 특별한 존재가 된다. 어떻게 보면 그보다 더 궁극적인 것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일 것이다. 놀랍게도 100년 전까지만 해도 하나의 철학적 질문에 그쳤던 그 물음이 20세기 과학의 성과 덕분에 합리적으로 묻고 답할 수 있는 과학적 질문이 됐다. 그리고 21세기를 살고 있는 오늘의 인간은 그러한 근원적 질문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을 갖게 됐다.

    나는 어릴 때부터 기본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대학 갈 때도 공대가 아닌 (당시의) 문리대를 택했고, 평생 ‘올인’은 못하면서도 종교를 갖고 산다. 그러다 보니 1973년에 미국 시카고로 유학을 가면서부터 거의 40년을 만물의 근원, 우주의 기원, 생명의 기원 등 근본적인(fundamental) 문제에 관심을 갖고, 강연을 듣고 책을 찾아 읽으며 공부해왔다. 40년 동안 하루 한 시간이면 대략 1만 시간이니, 나도 그동안 1만 시간쯤을 투자한 셈이다.



    2011년부터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는 ‘우주와 생명의 진화’라는 스토리 라인에 따라 과학을 가르친다. 세계를 선도하는 과학교육 방식이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교과과정의 혜택을 받지 못한 기성세대에게 과학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암기 과목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렇다고 젊은 세대처럼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찾아 공부하는 데도 익숙하지 못하다. 이 책은 우주와 생명에 관한 지식에 목말라하는 우리나라의 기성 지식인에게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관한 현대 과학의 대답을 차근차근 이야기 식으로 들려주고자 한다. 아울러 새 과정에 따라 과학을 배우면서 교과서보다 한 단계 깊이 있는 설명을 원하는 고등학생에게도 시원한 생수가 될 것을 기대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137억 년 전 빅뱅 우주까지, 또 무한히 팽창하는 우주에서 우리의 장래까지 여행해보자. 1만 시간의 훈련을 거친 나는 여러분의 친절하고 유능한 가이드가 되기를 약속한다.

    김희준 │서울대 화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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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워 _ 찰스 아서 지음, 전용범 옮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정보통신(IT) 업계의 글로벌 기업들이 검색, 음원, 스마트폰, 태블릿 PC시장을 놓고 어떻게 싸워왔는지 기록한 책. 영국 가디언지의 IT 전문기자인 저자는 그동안 기술산업 분야를 취재하며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속살을 깊숙이 들여다봤다. 그리고 이들이 그동안 해온 것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전쟁’이었다고 평가한다. 검색 시장을 놓고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음원을 놓고는 애플과 역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마트폰을 놓고는 3사가 다 함께 싸웠다. 저자는 IT업계의 ‘전사(戰士)’들이 이 과정에서 어떤 작전을 펼쳤으며 언제 어떻게 이기고 졌는지를 ‘전사(戰史)’처럼 치밀하게 정리했다. 애플 CEO 팀쿡은 “만약 당신이 전쟁에서 패했다면, 승리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새로운 전쟁터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는 동안 광활하게 늘어난 IT의 전쟁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콘, 464쪽, 1만7000원

    굿모닝 예루살렘 _ 기 들릴 지음, 서수민·맹슬기·이하규 옮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2012년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최고작품상 수상작. 4000년 역사를 간직한 세계 3대 종교 성지 중 하나면서도 늘 테러 위협과 공포에 억눌려 있는 예루살렘의 실상을 만화를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캐나다 퀘벡에서 태어난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근무하는 아내를 따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정착해 1년을 살았다. 처음엔 아이를 돌보고 이웃을 만나며 때때로 여행도 하는 평범한 생활을 한다. 하지만 이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자살 폭탄 공격에 대비해 바로 옆 동네를 갈 때도 몇 개의 검문소를 지나야 하고, 그때마다 통제된 도로와 분리장벽 등을 만나야 하는 예루살렘의 실상에 눈뜨게 된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예루살렘을 둘러싼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동시에 희망을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길찾기, 336쪽, 1만6000원

    항우강의 _ 왕리췬 지음, 홍순도·홍광훈 옮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웅으로 손꼽히는 항우는 누구보다도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인물. 스물네 살에 반진(反秦) 깃발을 들고 거병한 뒤 3년 만에 패권을 장악했으나, 이후 겨우 4년 만에 ‘사면초가’에 빠지며 전투에서 패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중국 학계의 대표적인 ‘사기’ 연구자인 저자는 중국 국영방송 CCTV에서 항우의 흥망성쇠를 다룬 대중 강의를 했다. 그 내용을 정리한 책. 저자는 8척이 넘는 키로 ‘역발산 기개세(力拔山 氣蓋世)’라는 말을 들었던 항우가 특별할 것 없던 유방에게 패한 이유를 상황 변화의 수를 전혀 읽지 못한 정치적 유치함, 40만 대군을 이끌고도 군사를 수동적으로 활용한 전략의 부재,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데다 남의 말을 들을 줄 모른 성격적 결함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더불어 지도자가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을 제시한다. 김영사, 380쪽, 1만5000원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김부식과 일연은 왜 _ 한겨레출판, 295쪽, 1만3000원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나는 고전서사를 전공한 문학 연구자다. 역사에는 문외한인 셈이다. 하지만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고대사 전공자들에게 경전과도 같은 역사고전이다. 그런 역사서를 ‘자유롭게’ 엮어 읽는 작업은 역사학계에서 자못 불경스러운 일로 여겨질 수 있겠다. 실제로 그런 경험이 있었다. 몇 년 전, 사학계의 유수한 학회가 공동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삼국사기, 열전’을 발표한 적이 있다. 그때의 그 싸늘한 반응, 그리고 발표문을 다듬어 투고한 논문에 대한 게재불가 판정. 역사와 서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게 이유였다.

    역사와 서사, 그건 사실과 허구의 관계로 이해되곤 한다. 그런데 사실의 기록인 역사를 허구적 서사의 관점에서 읽으려 했으니, 심사 결과가 당연할 법도 하다. 전근대 한자문화권에서 역사가들은 거사직필(擧事直筆), 곧 사실에 근거해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태도를 금과옥조로 여겼다. 허무맹랑한 서사적 허구가 비집고 들어올 여지를 두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오늘날의 연구자도 그걸 굳게 믿고 있다. 역사를 잘 모르는 내가 봐도 김부식과 일연은 없는 사실을 멋대로 꾸며내 기록하지 않았다. 보고 들은 사실을 근거로 해 삼국의 역사를 썼던 게 분명하다. 하지만 자신이 견문한 사실을 모두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도 분명하다. 방대한 사실을 빠짐없이 수습하기란 애당초 불가능하다. 대신 사실을 선별하고 선택된 사실을 역사적 시간 위에 정연하게 배치하는 방식으로 삼국의 역사를 재구성했던 것이다.

    선별과 배치는 역사가에게 주어진 특권이다. 그걸 역사관이라 한다. 1000년 넘게 지속된 삼국시대의 면모를 거의 알 수 없는 현재로선 김부식과 일연이 무얼 빠뜨렸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하지만 불교국가였던 삼국의 역사를 기술하면서 불교와 관련된 사건과 인물을 누락한 역사서를 온전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삼국사기’에는 그 유명한 원효나 의상 같은 고승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연 또한 다르지 않다. 그는 ‘삼국유사’에 최치원과 같은 인물을 거두지 않았다. 자신의 의도에 부합하는 사실과 인물만으로 역사를 재구성했고, 나머지는 철저하게 배제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는 역사가와 그가 살던 시대가 공모해 만든 ‘거대한 허구’나 다름없다. 나는 그들이 기록한 역사를 꼼꼼하게 읽으며 그 점을 밝혀내고 싶었다. 김부식은 문벌귀족의 정점에 서서 유가적 정치이념을 역설하려 한 고려 중기의 대표자이고, 일연은 불교계의 정점에 서서 불교적 정치이념을 역설하려던 고려 후기의 대표자라는 데 유의하면서.

    하지만 그들은 대척적 위치에만 있지 않았다. 여성을 바라보는 자리에서는 한뜻을 드러내기도 했으니, 그들 모두는 남성이었던 것이다. 이런 다름과 같음이야말로 이들을 견주며 읽어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 굳이 비슷한 내용의 여성 일화 일곱 장면을 뽑아 엮어 읽은 까닭이다.

    정출헌│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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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 _ 서경식 지음, 형진의 옮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존재, 그것이 재일조선인이다.”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지금껏 일본에 살아온 재일조선인 2세,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 국적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어를 ‘모어’로 사용하면서 모든 것을 ‘일본어로 생각하고, 일본어로 표현한다.’ 모국어와 모어가 다른 삶은 스스로를 ‘언어의 벽에 갇힌 수인(囚人)’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고통스럽다. 도쿄 게이자이대 교수로 지난 20년간 ‘인권과 마이너리티’를 강의해온 그는 이러한 자신의 체험에 바탕을 두고 일제강점기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분석하며 ‘인권과 마이너리티’ 문제를 조망한다. 재일조선인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차별 없는 사회로 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반비, 272쪽, 1만4000원

    우리는 왜 비벼먹고 쌈 싸먹고 말아먹는가 _ 동아일보사 한식문화연구팀 지음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2010년 발간된 영문판 한식 책 ‘Korean Food, the Originality · The Impression’의 우리말 정본. 한국 음식문화의 아름다움과 가치에 대해 설명한다. 대표 집필자인 한국문화연구가 한경심에 따르면 우리 조상은 음식을 단순한 먹을거리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 안에 우주의 기운과 철학을 담으려 했다. 비빔밥의 경우 다양한 재료에 고추장이나 간장을 더해 각각의 본래 맛과 새로운 맛이 조화를 이루도록 조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류가 비주류를 종속시키는 대신 크든 작든 서로 소통하며 하나로 어우러지는 ‘회통(會通)’의 가치가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궁중음식연구가 한복려, 반가요리연구가 김숙년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만든 우리 음식 조리법을 함께 담았다. 부제는 ‘한식의 철학, 회통의 정신부터 맛내기 비법까지’다. 동아일보사, 359쪽, 1만9000원

    최후의 일구 _ 시마다 소지 지음, 현정수 옮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영국에 셜록 홈스가 있다면 일본에는 미타라이 기요시가 있다. IQ 300, 취미는 점성술. 지구상의 거의 모든 언어를 구사하며, 재즈와 클래식음악 듣기를 즐기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커피는 마시지 않는 이 사나이의 직업은 탐정. 그를 주인공으로 한 추리소설이 일본에서 잇따라 출간되면서 ‘미타라이 탐정 시리즈’ 열풍을 일으켰다. 이번 작품에서 미타라이가 맡은 사건은 한 대부업체 빌딩 옥상에서 발생한 의문의 화재. 명탐정이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서민의 삶을 파괴하는 악덕 대부업체의 횡포가 드러나고, 천재 야구 선수와 2류 투수의 남다른 우정, 그리고 이들의 엇갈린 운명도 공개된다. 승부조작 등 야구계의 어두운 뒷이야기도 읽는 재미를 준다. 일본에서 ‘피가 통하는 미스터리’라는 평을 들었다. 블루엘리펀트, 280쪽, 1만2000원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순원왕후 독재와 19세기 조선사회의 동요 _ 일지사, 402쪽, 2만4000원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이 책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른 19세기 조선의 모습을 전한다. 필자는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원인을 알고 싶어 19세기 조선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오늘날 알려진 18~19세기 한국사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갖게 됐다. 현존하는 역사책에는 19세기 조선에서 김 씨와 조 씨가 정권투쟁을 했다고 쓰여 있다. 그러나 순원왕후의 언문편지를 보면, 기존의 학설과는 전혀 다르게, 순원왕후가 헌종과 갈등을 일으킨 것만 보인다. 그는 익종비 조 씨나 조인영, 권돈인 등과는 매우 친한 관계를 유지했다. 관찬사료와 개인문집까지 세밀히 조사했으나, 어느 곳에서도 김 씨와 조 씨가 싸움을 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사료를 찾을 수 없었다. 이러한 학설이 어떻게 한국사학계를 지배하게 됐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지를 추적한 결과, 19세기 말에 근거 없는 뜬소문에 자신의 상상을 더해 쓴 소설 같은 책의 내용을 역사가들이 100년 넘도록 답습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사의 허구성은 이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순원왕후가 집권하기 직전인 18세기 영·정조 치세는 조선의 중흥기로 일컬어지며, 이때 조선인은 풍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17세기 말부터 지구 북반부에 소빙기(小氷期)가 도래해 곡식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영조와 정조 치세에 조선은 경제난에 허덕였다. 오늘날 학자들은 이 시기 조선에 상업이 발달해, 조선인의 생활이 풍요롭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상업이 기상재난으로 인한 농산물 생산량 감소를 상쇄할 만큼 발달하지는 않았다.

    순원왕후는 기후 문제로 인한 경제난이 100년 이상 지속돼 사회 불안이 절정에 달한 시기에 파산 상태의 국가를 물려받아, 헌종과 철종 치세인 1834년부터 1857년까지 23년간 실권자로서 국가를 운영했다. 그가 집권한 뒤 사회 불안이 더욱 가중된 것은 순원왕후가 관직을 자신의 가족과 친척들로 채웠기 때문이다. 관리로 출세할 길이 막힌 양반들은 지방으로 내려가 그곳을 장악하고, 불만을 품은 백성을 선동하고, 기상재해를 만나 떼 지어 몰려다니는 유랑민을 모아 반란군을 형성했다. 그 과정에서 조선은 와해돼갔다.

    필자는 순원왕후의 말과 행동이 상반되는 구체적인 사건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하여 겉으로는 백성을 위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만을 채우는 기만적인 정치가가 한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혔다.

    순원왕후의 언문편지를 읽던 중에 그가 김좌근에게 김 씨의 조상을 위해 왕을 몰아내라고 설득하는 비밀편지 한 쪽을 발견했다. 이 편지가 쓰인 상황을 추적하며,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긴박감을 느꼈다. 필자의 책이 독자에게 역사 연구가 추리소설을 읽는 것보다 더 흥미진진하다는 것을 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변원림│ 재독 역사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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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의 가을 _ 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중세는 정말 암흑기였을까. 네덜란드 출신의 역사학자인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 시기에 ‘화려한 인본주의’의 싹이 텄다고 믿는 저자는 기사도와 기독교 정신, 금욕 등 그 시기의 문화의 이상을 ‘놀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해석하면서, 문화가 놀이로 표현되던 당대의 삶에 주목한다. “세상이 지금보다 500년 더 젊었을 때, 모든 사건은 지금보다 훨씬 더 선명한 윤곽을 갖고 있었다…여름과 겨울의 대비가 지금보다 훨씬 더 선명했던 것처럼, 빛과 어둠, 정적과 소음의 차이도 아주 확연했다. 현대의 도시는 그와 같은 순수한 어둠과 진정한 정적을 더 이상 알지 못하며, 단 하나의 자그마한 불빛이나 먼 곳에서 들려오는 외로운 고함소리의 위력을 알지 못한다”와 같은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신비와 낭만으로 가득 찬 중세의 삶으로 들어가보고 싶어진다. 연암서가, 776쪽, 3만 원

    머크 웨이 _ 박용·이방실·김선우·신수정 지음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머크(Merck)는 344년 된 글로벌 의약·화학 기업 이름이다.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 가족기업으로 출발해 12세대 동안 이어져 내려오면서 지금은 세계 67개국에 거점을 둘 만큼 성공했다. 우리나라에도 ‘한국머크’가 있다. ‘머크 웨이’는 ‘지속, 변화, 성장’으로 집약되는 이 기업의 오랜 철학을 가리키는 말. 현직 기자인 저자들은 “100대 그룹의 평균 역사가 49.2년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머크는 기업 경영의 교과서 같은 회사”라고 말한다. 저자들은 이에 따라 리스크를 분산한 사업 포트폴리오, 후계자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소유와 경영의 분리,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 등 머크의 성공을 가져온 구체적인 경영 원칙을 공개하고, ‘용기·성취·책임감·존중·온전함·투명성’ 등 머크가 강조하는 여섯 가지 가치의 힘을 분석한다. 동아일보사, 224쪽, 1만3800원

    호모러너스 _ 스콧 주렉·스티브 프리드먼 지음, 양병찬 옮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저자 스콧 주렉은 채식주의자이자 울트라마라톤 챔피언으로, ‘달리는 구도자’로 불린다. 어린 시절 마르고 허약해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다는 저자는 자신이 울트라 마라토너가 된 힘을 채식에서 찾는다. “잘 달리기 위해 몸과 마음을 점검하면서 자연스럽게 동물성 지방을 멀리하게 됐고, 그 결과 건강해졌다”는 것이다. 평소 현미와 보리 등의 통곡물을 조리해 먹고, 콩과 팥을 통해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그는 ‘고기를 안 먹으면 힘을 못 쓴다’는 속설의 오류를 직접 증명한다. 그가 전문 저술가 스티브 프리드먼과 함께 쓴 이 책에는 장마다 달리기 훈련법과 더불어 체력 증진을 위한 채식 요리법이 소개돼 있다. 채식 햄버거, 야채 피자, 팬케이크 등 다채로운 메뉴를 보면 ‘채식주의자는 먹는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편견이 사라진다. 페이퍼로드, 352쪽, 1만4800원

    역자가 말하는 ‘내 책은…’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죽는가 _ 슈테판 크로이츠베르거·발렌틴 투른 지음, 에코리브르, 368쪽, 1만8000원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통계에 따르면 매년 세계에서 1500만t의 식량이 폐기되고 있다. 이는 식량 총생산량의 절반에 달한다. 10%나 20%가 아니라 50%이다!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죽는가’를 펴낸 두 명의 저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물 폐기 과정 등에 대한 매우 꼼꼼한 조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풀어내는 방식은 결코 딱딱하지 않다. 저자들은 슈퍼마켓 판매원, 슈퍼마켓 매니저, 제과공, 작은 규모로 농사를 짓는 농부, 장관, 심리학자 및 공무원 등과 인터뷰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들이 체험한 일화도 들려준다. 독자는 이런저런 개인사를 읽으며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해 먹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소개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에는 음식물 폐기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면서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재료만으로 요리를 해 먹는 이들이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무분별하게 음식물을 버리는 문화에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다. 대도시에서 작은 텃밭을 가꾸거나 양봉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 역시 식량이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이 생각 없이 식품을 마구 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면 우리도 쓰레기통을 뒤지고 텃밭을 만들어야 하나? 텃밭을 가꾸는 사람이야 우리 주위에도 적지 않지만, 쓰레기통을 뒤지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음식물 폐기를 줄이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소비 자세가 소개돼 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이용하고 계절 제품을 구입하는 것! 같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이용하면 운송비가 줄고, 운송 과정에서 폐기되는 식품의 양도 줄일 수 있어 좋다. 또 해당 계절에 생산되는 식품을 이용하면 에너지 손실을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드는 장점도 있다.

    주변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운동은 조용하게 펼쳐지고 있다. ‘재래시장 활성화’ 운동도 벌어진 지 오래다. 이런 캠페인은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장려해야 한다. 재래시장의 상인을 도우면서 동시에 식량을 덜 버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대형 슈퍼마켓은 약간 비뚤어진 오이나 크기가 작고 못생긴 호박을 내놓지 않지만, 재래시장에서는 얼마든지 이런 물건도 사고팔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옮긴 사람으로서 바라는 게 있다면, 사람들이 음식물 쓰레기의 문제점을 깨닫고, 스스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다. 굶어 죽는 사람을 줄이고, 지구와 인간이 상생(相生)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이미옥│출판기획자·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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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뮤니스트 _ 로버트 서비스 지음, 김남섭 옮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영국 옥스퍼드대 역사학과 교수로 러시아 혁명사 분야의 권위자인 저자는 19세기에 세상을 사로잡았던 공산주의가 왜 100년도 채 안 돼 몰락했는지를 연구했다. ‘가장 인간다운 세상을 추구한 숭고한 이상이 왜 처참한 독재로 추락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그는 공산주의 이념의 태동부터 발전, 성공과 몰락까지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조망한다. 그에 따르면 세상에는 공산주의자의 숫자만큼이나 많은 공산주의가 존재했다. 문제는 그 모든 것의 공통점이 ‘혁명적 목표를 위해 억압과 폭력을 용납하는 것’이었다는 점. 이 때문에 승리와 더불어 거의 모든 곳에서 분열이 일어났고, 이상을 지키기 위해 이상을 배반하는 자기모순이 이어졌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소련을 비롯해 헝가리, 쿠바, 인도, 영국, 미국 등 세계각지에서 벌어진 공산주의 운동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교양인, 824쪽, 3만6000원

    21세기 NPO경영, 이렇게 하라 _ 토마스 울프 지음, 강승구·한신범 옮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NPO는 비영리단체(Non-Profit Organization)를 가리키는 말로, 이윤 대신 공익을 추구하는 조직을 뜻한다. 유명 컨설턴트인 저자는 젊은 시절 ‘뮤직페스티벌의 비상근담당자’를 맡은 적이 있고, 이후에도 수많은 NPO에 참여해왔다. 브리티시 뮤지엄, 케네디센터 등 국제적인 비영리단체와 공익재단에 대한 컨설팅도 지속해왔다. 1980년대 초에는 미국 하버드대와 브라운대 등에서 비영리단체 운영법에 대한 강의도 했다. 이 책은 당시 교재를 시대 변화에 맞춰 업데이트한 것이다. “NPO가 성공하려면 조직원의 경영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저자가 이사회 운영·사업 기획·인사 관리·마케팅·재무 관리·후원금 조성 등 NPO 직원과 자원봉사자가 꼭 알아야 할 ‘경영 원칙’에 대한 꼼꼼한 조언을 내놓는다. 재단법인 행복세상, 472쪽, 1만8000원

    참요, 시대의 징후를 노래하다 _ 심경호 지음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백제는 둥근달(百濟同月輪)/ 신라는 초승달(新羅如月新)’. 백제 의자왕 20년인 660년 무렵, 사비성 등지에서 불리던 참요(讖謠)다. 요(謠)는 짧고 간결한 음악적 언어로 이루어진 문학의 장르를 가리키는 말. 참요는 그중에서도 참언(讖言)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을 일컫는다. 시대 변화와 정치적 격변 등에 대한 예언을 담고 있어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말, 고려 말, 구한말 등 왕조의 교체기와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의 전란 때면 어김없이 민간에 나돌았다.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런 참요를 ‘당대의 SNS’로 평가하며 “공적 언론과 대치되는 대항적 언론으로서, 대개 현실 정치의 잘못을 명확하게 지적해왔다”고 설명한다. 이 책에서 그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동사강목’ 등 옛 문헌에 등장하는 참요 120여 편을 통해 당대의 시대상을 소개한다. 한얼미디어, 648쪽, 2만5000원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레드·블랙-중국과 아프리카, 신 자원로드 열다 _ 배수강·김동환 지음, 나남출판, 296쪽, 1만5000원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중국이 경제적으로 급부상하면서 학계에서는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 보고서가 대거 발표됐다. 최근에는 언론사들도 중국과 아프리카에 관한 출판물을 쏟아내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자원외교 등 고(高)수요 에너지 분야의 성공을 조명한 연구와 출판물이 2000년대 이후의 사건만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정치 및 경제적인 교류는 이미 19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이 시기에 대한 연구가 없다보니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확대된 것이 마치 2000년대 이후부터 부각되기 시작한 중국 수뇌부의 집중적인 자원외교, 개발협력 및 원조 등의 결과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는 것이다. ‘냉전(Cold War)’ 기간에 이념적인 목적으로 시작된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가 어떤 과정을 통해 현재 경제 분야로까지 파급됐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논의가 필요했다. ‘레드 앤 블랙: 중국과 아프리카 신 자원로드 열다’는 국내에서 쉬이 다루지 않던, 냉전 기간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를 프리즘을 통해 들여다보듯 다각도에서 접근한 책이다.

    1955년부터 2000년대까지의 시대 상황을 세분화해 중국과 아프리카가 맺은 근대적인 관계의 기원을 추적하고, 이를 통해 중국의 아프리카 원조 정책의 초기단계를 이해하는 데 주력했다. 또 양국의 현재 관계는 결코 단기간의 ‘에너지 확보를 위한 원조 정책(aid-for-energy strategy)’ 및 경제협력의 결과로 맺어진 것이 아니며, 수십 년간 어떤 국가도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인 결과라는 사실을 밝혔다.

    현재 중국과 아프리카의 결속은 1955년 중국이 ‘순수한 이념적인 목적(purely ideological purpose)’으로 교류를 시작한 뒤 반세기(半世紀) 이상 관계를 지속하면서 아프리카 식민지 각국의 무장독립운동 지원, ‘이념적 경제관계(ideological economic relation)’를 기반으로 한 전무후무한 경제적 희생, ‘인적 네트워크(human network)’의 축적 등을 통해 일궈낸 냉전의 산물이다.

    끝으로 본서는 중국과 아프리카의 정치·경제 관계를 냉전 기간과 탈냉전 기간으로 구분하고 양자의 명확한 차이점을 분석함으로써, 중국의 변화된 대(對)아프리카 정치·경제 정책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로써 중국이 선점한 아프리카라는 신흥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천연자원 획득과 수급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이 자원외교정책을 입안할 때 도움이 될 통찰력과 시사점을 제공한다. 투자와 수출입을 포함하는 통상 관계 전반에 걸쳐 한국의 국가적 영향력을 확대시키고 국가 안보 차원에서 원활한 자원 획득을 계획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동환│국제전략자원연구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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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체제와 북한의 개혁개방 _ 구해우 지음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저자는 젊은 시절 주사파였으나, 이후 북한의 개혁·개방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고 SK텔레콤 상무 등을 거친 인물이다. 현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중앙대 북한개발협력학과 겸임교수 등으로 활동하는 그가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을 조망했다. 사회주의권 국가 가운데 개혁·개방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의 사례와 비교해 북한의 특성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통일을 위한 과제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한반도 통일을 막는 가장 중대한 장애는 북한 경제다. 그는 한국이 주도해 북한의 개혁·개방을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지 않으면 북한은 중국의 위성국가로 전락하고, 한반도 분단은 고착될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부록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 전문을 수록했다. 나남, 400쪽, 2만 원

    불멸 _ 기영노 지음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2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한화 투수 류현진, 56경기 연속 안타를 쳐낸 메이저리그의 전설 조 디마지오, 생애 통산 1281골을 기록한 브라질의 축구 영웅 펠레, 한 경기에서 5골을 성공시킨 FC 바르셀로나의 메시, 마라톤 풀코스를 41번이나 완주한 이봉주, 올림픽 한 대회에서 혼자 8개의 금메달을 따낸 미국의 수영 천재 마이클 펠프스…. 스포츠 세계에는 이처럼 인간의 한계를 넘어 ‘불멸의 역사’를 만든 스타들이 있다. 스포츠 평론가인 저자가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만든 이들의 ‘불멸의 장면’ 54가지를 모아 기록했다. 저자는 “스포츠에서 달성한 불멸의 기록은 도인들의 기록”이라고 말한다. 끝없는 노력과 자기 수양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뜻에서다. 인간의 몸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경지에 도달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감동을 준다.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336쪽, 1만2700원

    알기 쉽게 풀어쓴 황제내경 _ 마오싱 니 지음, 조성만 옮김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도가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법을 제시한 ‘황제내경’은 중국 전국시대에 저술된 한의학의 고전. 미국에서 오랫동안 한의사로 활동했고, 캘리포니아에 요산중의대학을 설립하며 한의학 교육자로도 나선 저자가 이 책을 풀이했다. 동양철학과 한의학을 전혀 모르는 서양인을 위해 쓴 풀이서의 원제는 ‘THE YELLOW EMPEROR‘S CLASSIC OF MEDICINE’. 한국어판은 이 책을 다시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음양오행이나 천간지지 같은 철학적인 단어부터 기, 혈, 경락, 경맥 등 한의학 용어까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현대적인 표현으로 설명했다. 서양식 사고에 익숙한 젊은이도 사람의 몸을 대자연과 연결시키는 동양의학의 정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듯하다. 청홍, 672쪽, 4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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