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개다리 기동을 견디는 구조를 찾는 것이었다. 우주에서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비행 방향을 바꾸기 위해 날개를 이용할 수 없다. 방향 전환은 배기되는 화염의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추력방향 제어 노즐을 사용해야 한다. 3000도가 넘는 고온 고압의 연소가스에 60초 이상 노출돼 있던 노즐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이 기술은 선진국만 보유한 핵심기술인데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는 이 기술의 국가 간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를 비롯한 국내 기업은 많은 노력으로 이 노즐을 개발해냈다. 이 노즐의 성능이 나로호 1차에서 증명됐다. 나로호는 마지막 단계에서 한쪽 페어링이 떨어져 나가지 않아 무게중심이 기울어졌다. 자세를 바로 하기 위해서는 노즐을 틀어야 했다. 2단의 노즐은 방향을 튼 상태에서 설계치 이상으로 엔진을 가동했는데도 끝까지 견뎌냈다. 나로호 1차 발사는 우리 고체로켓을 우주에서 성공적으로 점화시킨 최초의 사례다.
1차 발사가 끝난 후 분석해보니 킥 모터의 성능은 예측했던 것과 0.6% 오차밖에 보이지 않았다. 2% 편차의 오차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보다 작은 오차를 보였다. 그러나 2차 발사 때는 킥 모터가 작동하기 전에 나로호가 폭발해 킥 모터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우리는 우주 개발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이뤄야 한다. 오는 가을 나로호 3차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는 본격적인 한국형 발사체 KSLV-2 개발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서는 추력 75t의 액체로켓을 자력으로 개발해야 한다. 이미 고체로켓을 자력으로 개발해냈으니 액체로켓 개발도 성공시킬 것으로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