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특별기획|좌익인가, 우익인가

한나라당 색깔론은 新나치스를 닮았다

격돌논쟁

  • 황태연 <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한나라당 색깔론은 新나치스를 닮았다

2/3
국민의 정부가 추구하는 민주주의 이념은 오늘날 세 가지 방향을 요구한다. 민주화운동에서 추구되어 온 기존 민주이념의 완전한 구현과 새로운 민주제도인 참여민주주의의 도입 그리고 민주주의의 근원적 평화지향성에서 요청되는 인권·평화·세계주의(cosmopolitanism) 등 인류보편적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참여민주주의의 과제는 한층 명확한 설명을 요한다. 근대 민주국가의 원리인 대의민주주의는 그 간접성으로 인해 국민과 정부의 거리를 넓혀 국민을 정치적으로 소외하는 원리적 폐단을 안고 있다. 이 위기에 대처하는 바른 길은 국민이 권력에 좀더 가까이 가게 만들고 정부를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참여민주주의 원칙의 도입이다.

참여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과제는 말단 행정과 고위 정책결정 과정을 포함하는 전부문에서 ‘시민사회를 국정의 동반자’로 설정하고 민관협력의 새 틀을 모색하여 민주적 정통성을 추가로 강화한 ‘새로운 민주국가(new democratic state)’의 발전이다. 따라서 시민사회의 합리적 요구를 국정에 반영하는 것은 참여민주주의를 통해 민주주의의 내용을 확장하려는 현정부의 국정철학에 정확히 부합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두고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이니 “시민단체를 정권의 홍위병으로 활용한다”는 식의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이는 아마도 과거 군사정권의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시민사회의 국정참여를 원천적으로 부인하고 민간단체는 단지 정부정책의 홍보나 담당하는 관변단체로 활용하는 데 너무도 익숙해 있었던 탓인 듯하다.

또 국민의 정부의 민주주의는 인권·평화·세계주의를 한반도 전체와 세계를 향해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것의 제1과제는 바로 대북(對北) 포용정책이다. 대북 포용정책은 북한을 ‘적이면서 동포’라는 이중적 본성을 가진 실체로 보는 관점을 전제로 깔고 있다. 그러나 포용정책은 화해·협력정책을 통해 점진적으로 적대관계를 완화하여 북한의 이중적 본성 가운데 ‘적성(敵性; enemy character)’을 약화해 나가는 기본지향을 함축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단지 ‘적국’일 뿐이라면 그들과의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은 무의미하며 이것은 일반적인 남한 내 극우 냉전주의자들이 취해온 태도다. 반대로 북한이 순수히 ‘동포’로서의 성격만 가지고 있다면, 튼튼한 안보와 전쟁방지 노력마저 포기하고 우리는 북한에 대해 희생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인 남한 내 감상적 통일론자들이 취하는 또 다른 극단의 태도다. 그러나 ‘적’과 ‘동포’의 이중적 속성을 가진 북한에 대해 양극단의 어느 쪽으로 치우치든 이는 현실적으로 올바른 자세가 아니며, 오히려 햇볕정책이야말로 ‘적대적 형제’에 대한 가장 현실적 접근자세다.

이러한 햇볕정책을 한나라당은 시종일관 ‘대북 퍼주기’와 ‘안보 내주기’로 왜곡하면서 소모적인 대북대결주의를 고집하고 있다. 이는 적이면서 동포라는 북한의 이중적 실체성에 대한 바른 인식이 결여된 채 과거 냉전시대의 대적(對敵)관점에만 집착한 전쟁편집증에 불과하다.

한나라당의 극단적 사고

최근 논란의 핵심에는 정부가 추구하는 시장경제 이념에 대한 공방도 자리잡고 있다. 정부의 시장경제 노선을 일각에서는 ‘신(新)관치경제’로 비판하고 다른 일각에서는 정반대로 ‘신자유주의’로 몰아 붙여 왔다.

이런 상반된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철학에 대한 철저한 탐구가 필요하다. 한국적 상황에서 실천적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시장철학은 우리의 시각에서 창조적으로 재구성된 한국 특유의 시장철학이어야 할 것이다. 세계의 경험과 한국적 현실을 동시에 중시하는 올바른 한국적 시장철학은 무엇보다 먼저 헌법을 고려해야 한다. 헌법에 명시된 시장경제 원리는 우리에 가장 합당한 노선을 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정책과 관련된 모든 정치적·이론적 논란을 초월하는 권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은 제119조 1항에서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자유시장 이념을 기본원리로 선언하는 조항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바로 이어지는 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경제구조의 변화무쌍한 변동과 왜곡에 대하여 1항의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기” 위해 자유시장질서를 수호하려는 국가의 규제 및 조정권한, 그리고 국가개입의 목적과 범위를 명문화한 것이다.

독일헌법과 친화적인 이 일련의 헌법조항에 명시된 경제질서 및 운영과 관련된 내용들은 국가가 시장을 대체하는 사회주의도 아니고, 국가의 모든 간섭과 규제의 철폐를 주장하며 독과점의 형성과 경제력 남용을 방관하는 신자유주의도 아니다. 경제적 자유의 보장을 원칙으로 하여 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국가의 규제와 조정, 즉 ‘질서정책’을 중시하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학파의 질서자유주의(Ordo-Liberalismus)에 가깝다.

2/3
황태연 <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목록 닫기

한나라당 색깔론은 新나치스를 닮았다

댓글 창 닫기

2021/05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