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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칼 뺐다는 박근혜 주변에 親재벌 즐비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경제민주화 칼 뺐다는 박근혜 주변에 親재벌 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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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되는 데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박근혜 캠프의 경제공약을 주도하는 캠프의 정책위원회가 대선 본선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정책위원회엔 현 전 회장 외에도 재벌과 이런저런 인연을 맺고 있는 위원이 많다. 김종인 위원장, 현명관 전 회장, 김광두 서강대 교수, 김장수 전 국방장관, 윤병세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 안종범 의원, 강석훈 의원 등 정책위원회 소속 위원 7명 중 김장수·윤병세를 제외한 5명이 일부 대기업과 직·간접적 인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장인 김종인 위원장은 1987년 개헌 당시 민정당 국회의원으로서 현행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찬종 전 의원은 “경제민주화는 이미 야당의 초안에 담겨 있었다. 여당인 민정당의 반대를 꺾고 관철시켰다. 여당 의원인 김종인이 한 일을 우리는 모른다”고 반박한다.

경제 싱크탱크와 사외이사

김 위원장은 역대 정권에 두루 참여하면서 대기업 사람들과 폭넓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KT의 이석채 회장과는 오랫동안 교분을 나눈 막역한 사이라고 한다. 김 위원장이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있던 시절, 이 회장은 청와대 1급 비서관으로서 김 위원장과 손발을 맞췄다. 김종인 수석과 이석채 비서관은 국가예산 편성 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해 노태우 대통령에게 개선을 건의했고, 결국 1991년 사회간접자본투자기획단이 발족됐다. 김종인 수석이 단장으로서 기획단을 이끌었고 김 수석의 추천으로 이석채 비서관이 부단장을 맡았다고 한다. 이 비서관은 이듬해 국가 예산을 총괄하는 경제기획원 예산실장으로 임명됐다.

박근혜 후보의 경제 분야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원장이기도 한 김광두 정책위원은 서강대학교 경상대학장에 취임한 직후인 1998년 3월 현대자동차서비스 사외이사와 금호석유화학 사외이사를 동시에 맡았다.



경제민주화 칼 뺐다는 박근혜 주변에 親재벌 즐비

3월 22일 대우 45주년 행사에 참석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박근혜 캠프 정책메시지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안종범 정책위원(국회의원)은 1991년 9월부터 1년가량 대우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임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안 의원은 박근혜 캠프 정책 생산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책위원들로 이뤄진 실무라인이 각종 정책을 생산하면 안종범 정책메시지본부장과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을 거쳐 공식 정책으로 확정된다는 것이다. 물론 발표되는 정책공약은 박 후보의 최종 결재를 받는다고 한다.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강석훈 정책위원(국회의원)도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이다. 그는 안종범 의원과 비슷한 시기인 1992년부터 약 2년 동안 대우경제연구소 금융팀장과 패널팀장으로 재직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멤버이기도 한 강 의원은 최근 들어 박 후보의 핵심 경제브레인으로 부상한 상태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이야기이지만 박 후보 주변엔 유난히 대우맨이 많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홍보기획단 단장을 지냈고 이번에 다시 합류한 백기승 박근혜 캠프 공보위원은 1982년 7월부터 2000년 8월까지 대우그룹 비서실 이사를 지냈다. 백 위원은 당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공보대변인도 맡았다. 백 위원은 2004년 7월부터 2005년 11월까지는 유진그룹의 대외협력 임원·전무·고문을 지냈다.

친박계 핵심이자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인 조원진 의원은 대우의 중국법인 기획조사부 부장 출신이다. 조 의원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조 의원은 지금도 김 전 회장을 자주 만난다고 한다. 박 후보가 자주 정책조언을 구한다는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도 대우경제연구소 지방산업경영센터 본부장을 지낸 바 있다.

박 후보 주변의 대우맨을 얘기할 때 이한구 원내대표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원내대표는 1984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 비서실에 상무로 입사한 뒤 2000년 1월까지 대우에 몸담았다. 대우가 해체될 때는 대우경제연구소의 마지막 대표였다. 이 원내대표는 러닝메이트인 진영 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국회 부결 사태로 퇴진하자 정책위의장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대우 출신인 그는 박 후보가 화두로 내건 경제민주화 정책의 최종 입법 책임자라고도 볼 수 있다.

같은 친박계인 김종인 위원장은 이 원내대표를 겨냥해 “재벌 기업에 오래 종사해 그쪽의 이해를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재벌을 해체하자는 말이냐”고 반격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가 생각하는 경제민주화에 회의를 품는 사람이 당내에도 많다.

대우 출신 친박 유난히 많아

이 원내대표는 8월 8일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측의 일련의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해 “당론과는 관계없다. 재벌 관련 문제는 함부로 할 게 아니다”고 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내용이 문제다. 특히 재벌과 관련된 건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나쁘고, 우리 경제도 활성화 대책이 필요한 때에 기분 내키는 대로, 함부로 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박근혜 후보 캠프에 대우 출신들이 대거 진입한 것에 대해 우연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박 후보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대우그룹의 끈끈한 인연의 끈이 지금의 박근혜-대우맨으로 다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견 기업 부장이었던 김우중 회장이 대우그룹의 모체인 대우실업을 창업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67년이다. 대우실업은 봉제품을 전문으로 수출하는 소규모 무역업체였으나 1970년대 수출 붐과 고도 경제성장의 영향으로 급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김우중 회장의 선친인 김용하 씨가 박정희 대통령의 은사(대구사범 교장)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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