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호

“장동혁과 한동훈, 나와 조국의 간극 만큼 멀겠나”

[인터뷰┃‘호구여생(虎口餘生)’ 4인의 포효] 조국·김용남 꺾고 평택을에서 살아난 유의동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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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6-06-21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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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민심, 여론조사와 달라…당선 어느 정도 예상

    • 가장 많이 들은 쓴소리 “왜 보수는 분열하나”

    • 중도층 잡아 ‘캐치 올 파티’ 거듭나면 집권도 가능

    • 한동훈 복당? ‘수용’이라는 답 이미 나와 있다

    • 나라고 당에 할 말 없었겠나…싸움보다 힘 합칠 때

    • 수도권 4선 의원 상징성으로 지도부 도전할 것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6월 10일 ‘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홍태식 객원기자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6월 10일 ‘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홍태식 객원기자

    유의동(55) 국민의힘 의원을 처음 만난 곳은 민심 취재차 찾아간 경기 평택시 고덕지구의 한 초등학교 앞이었다. 5월 13일 오전, 당시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이던 유 의원은 등교시간 초등학교를 찾은 학부모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벌였다. 고덕지구는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가 비교적 낮은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인지 유 의원이 주는 명함을 받고 돌아서며 바닥에 버리는 유권자도 종종 있었다. 

    유 의원은 눈 한번 찌푸리지 않았다. 그날 유 의원은 기자에게 “그래도 (명함을) 받아주시는 게 어디냐”라며 “나도 당도 유권자에게 실망 시킨 부분이 있으니 저런 반응을 보이시는 것뿐이다. 당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나도 열심히 선거운동에 나선다면 (유권자들의 마음은)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운동의 일면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 평택을 재선거는 유 의원에게는 어려운 전장이었다. 출사표를 낸 사람만 유 의원을 포함해 다섯 명이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김용남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가 경쟁자였다. 4명의 경쟁자 중 당대표가 3명, 나머지 한 명은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었다.

    선거 판세도 유 의원에게 불리했다. 국민의힘이 텃밭이던 영남 지역까지 민주당에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을 정도로 당 지지율이 낮았다. 유 의원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그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최종 당선됐다. 당의 지원이 아닌 개인기로 거둔 성과이기에 유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보수정당 재편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보수 유권자의 쓴소리 “왜 힘을 합치지 못하느냐”

    6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다시 만난 유 의원은 “선거를 치르며 얼마나 더 살이 빠질는지 덜컥 겁이 날 정도로 체중이 줄었다. 체중계에 올라가기 무서울 지경”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선거운동의 부담감을 드러내면서도 유 의원은 “어느 순간부터 이길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선거 마지막 여론조사까지 전부 열세였는데, 결과를 희망적으로 바라본 이유는 무엇인가. 

    “현장에서 체감하는 민심과 여론조사 결과의 간극이 컸다. 평택은 지난 10년간 빠르게 성장한 도시다. 인구만 해도 수만이 늘었다. 다만 양적 성장 속도에 비해 질적 성장이 따라오지 못한 것이 평택이 가진 문제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평택을 잘 아는 사람이 필요했다. 유권자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 5명의 후보 중 나만 평택에서 오래 활동한 사람이었다. 거리에서 만난 민심은 나를 향하고 있었다. 물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며 불안하긴 했다. 하지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졌다. 그 추이를 보며 ‘나만 열심히 하면 당선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표를 지켜보며 의외라고 생각했던 지점도 있었나. 

    “그간 나는 팽성읍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았다. 이번에도 팽성읍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을 걸로 예상했다. 하지만 가장 열세일 것이라 예측되던 고덕읍에서도 5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 지역은 평균 유권자 연령이 33.4세로 다른 지역에 비해 젊은 유권자가 많은 지역이라 의외였다.”

    평택 유권자들이 여당과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전략적 투표에 나선 것일까.

    “나를 통해 정치권의 변화를 꿈꾼 유권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평택에 대해 잘 모르는 후보가 평택을 맡게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유권자는 있을 듯하다. 결국 유권자는 지역구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고, 그 결과가 나비효과처럼 정치권의 변화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원래 보수정당을 지지하던 유권자들의 민심은 어땠나.

    “선거운동 기간에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왜 하나로 힘을 합치지 못하느냐’라는 말이었다. 정부와 여당의 입법 독주를 막으려면 ‘힘 있는 야당’이 필요한데 왜 서로 싸우면서 있는 힘마저 내려놓느냐는 뼈아픈 지적이었다.”

    이 지점에서 5월 평택에서 유 의원을 만났을 때가 다시 떠올랐다. 당시만 해도 유 의원의 여론조사 결과가 김 전 의원이나 조 전 대표에 뒤지는 상황이었다. 평택 지역의 국민의힘 당원들도 “당에서 좀 덜 싸우고 도와줘야 선거 결과가 좋을 텐데”라며 “일부 유권자들은 왜 황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황 후보와의 단일화에는 결국 실패했는데 아쉬움은 없었나.

    “마지막까지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하기 위해 나부터 황 후보와의 단일화를 쉬지 않고 추진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월동주’조차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

    지난해 치러진 21대 대선과 이번 6·3지선 모두 여론조사에선 보수정당이 크게 불리했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그 격차가 좁혀졌는데, 어떻게 해석하나. 

    “정부와 여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보수정당이 이 유권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선거) 결과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보수정당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몇 정치 지도자 그리고 그들을 중심으로 한 정파에 있는 정치인들이 자신의 노선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당의 헤게모니를 쥐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와 여당을 확실하게 견제할 수 있는 야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나는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보수정당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 본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평택을을 비롯해 서울, 부산 북구갑 등) 지방선거에서 극적으로 승리한 곳이 몇 군데 있다. 이 극적 승리로 보수정당 지지자는 물론 잠재적 보수정당 지지자에게도 희망을 줬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싸우는 보수정당이 하나가 될 수 있다면 더 큰 승리도 이뤄낼 수 있다. 보수정당 지지자들도 이를 알고 있으니 보수정당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

    보수정당의 통합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월동주(吳越同舟)’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원수의 대명사인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도 배를 타고 강을 건널 때까지는 한편이 되는데, 현재 보수정당은 강을 건너는 배를 타기 전부터 분란이 일어나는 형국이다.” 

    보수정당은 왜 오월동주조차 하지 못하는 것일까.

    “내가 속한 정파만 이 배를 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당내 다양한 정파가 있고, 각자 정파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은 해당 정파에 속한 정치인의 자유다. 하지만 한국은 대통령제와 소선거구제를 운영하는 나라다. 이 체계에서 집권하려면 일단 모든 유권자의 요구를 듣는 ‘캐치 올 파티(catch all party)’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정견과 다르다고 해서 그 유권자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당의 궁극적 목표인 집권과 멀어지게 된다.”

    각 정파의 이견을 줄일 방법이 있을까.

    “포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각 정파가 원하는 정책이나 정견이 있더라도 다른 정파와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포기해야 한다. 당장의 포기가 아쉽겠지만 이를 딛고 하나가 돼야 집권할 수 있다.”

    흔히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보수정당이 분열하는 모양새다.

    “정당의 승리 공식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인데, 보수정당은 이기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사실 이는 비단 보수정당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여당에서도 각 정파가 다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 않나.”

    당파 간 정치적 이견, 여야 간 이견만큼은 아냐

    당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선거를 치르며 나도 당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참았다. 선거 국면에서 지도부 혹은 당의 방향을 흔드는 발언을 하는 것은 악수(惡手)이기 때문이다. 일단 (당 지도부가) 내 이야기를 듣고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없었다. 선거라는 중요한 국면에서도 다투는 모습을 보이면 유권자는 염증을 느낄 수 있다. 보수정당 지지자도 이 모습에 환멸을 느껴 투표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 그래서 최대한 참았다. 중요한 순간에는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앞으로 6개월간은 큰 선거가 없다. 이 기간에 우리 당이 어떻게 하나가 될지 생각해야 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지방선거 재선거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지방선거 재선거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하나가 되기에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복당 문제 등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내가 선거운동 말미에 기자회견에서 황 대표에게 단일화를 요청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5자 구도 선거에서도 이길 자신이 있다. 하지만 보수진영 후보가 단일화되고 진보정당을 완벽하게 이겨낸다면 보수정당 지지자들에게는 큰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물론 나와 황 대표가 가진 정견의 차이가 크다. 하지만 그 차이가 나와 조 전 대표, 나와 김 전 의원이 가진 정견의 차이만큼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 전 대표 사이의 정견 차이 및 인간적 호불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파 간 견해차가 정당 간 견해차보다 클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그러면 이미 답은 나왔다. (한 전 대표의 복당을) 수용해야 한다.”

    당선 직후에는 원내대표 출마 의사도 내비쳤는데, 결국 출마하지는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원내대표는 여당과 원 구성에 대한 협의를 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국회의장단 선출 및 상임위원회 배분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22대 국회에서 일한 경험이 필요하다. 내가 맡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추후 당 지도부에 도전할 계획은 있나.

    “있다. 당의 변화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영남 등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 아닌) 수도권에서 당선된 의원이며 이 지역(평택을)에서만 4선을 하게 됐다. 내가 당 지도부의 일원이 된다면 그만큼 유권자들에게 국민의힘이 ‘캐치 올 파티’로 방향을 바꿨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열심히 의정 활동을 하며 준비해서 꼭 도전할 생각이다.”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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