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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물’들과 국어사전이 우리말 망쳤다

‘먹물’들과 국어사전이 우리말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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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감승제(加減乘除) 더덜곱난. 덧셈뺄셈곱셈나눗셈.

가건물(假建物) 까대기. .

임시로 지은 집은 가게가 맞다는 의견도 있다.

▲가(假)는 ‘거짓’을 나타내는 한자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를 어떤 말 앞에 붙여서 그 말의 내용이 임시로 이루어짐을 나타낸다. ‘가건물’ ‘가계약’ ‘가사용’ ‘가매장’ ‘가접수’ 따위가 보기다. 가(假)자를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우리말용법이 아니므로, ‘가’ 대신 ‘임시’를 붙여 써야 한다. ‘임시건물’ ‘임시계약’ ‘임시사용’ ‘임시매장’ ‘임시접수’ 따위로 쓰자는 것이다. (한국교열기자회, 1996)

가격(價格) 값. 값어치. 금. 금새.



▲언론이 즐겨 쓰는 말 중에는 진짜 일본 유행어도 있다. ‘○○파괴’가 바로 그것이다. 이 표현은 일본에서 ‘기존의 방식이나 수준을 크게 벗어났다’는 뜻으로 쓰기 시작해 유행어가 되자 우리 언론이 받아들여 쓴 것이다. ‘파괴’라는 표현이 지닌 감성적 호소력은 잘 알겠지만 본래의 뜻이 ‘부수거나 무너뜨림’이니만큼 아무데나 붙일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파괴’라는 말을 붙이지 않은 데가 없다. “不況 극복 가격파괴 확산”(1997년 7월19일, 중앙일간지), “대우自 ‘상식파괴’ 美서 성공할까”(1997년 8월4일, 중앙일간지) 등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아예 성(性)까지 파괴했다는 표현도 눈에 뜨인다. 이렇게 모든 것을 부수고 나면 무엇이 남게 될지 궁금하다.

‘파괴’의 원조는 영어 ‘demolition’이다. 미국에서 대형 할인매장이 생겨나면서 ‘Price de-molition’을 구호로 내걸기 시작했고, 이 가격파괴란 말이 곧 일본에 상륙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한술 더 떠서 ‘파괴’란 말을 여기저기에 갖다붙이기 시작했고 그것을 우리가 배워 유행어처럼 쓰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무명씨)

가계(家計) 집안살림. 살림살이. 살림.

가계(家系) 집안내림. 내림. 집안의 내력을 죽 적어둔 것을 ‘가승(家乘)’이라고 한다.

가계부(家計簿) 살림장부.

가계비(家計費) 살림씀씀이. 집안씀씀이. 살림옴니암니. 씀씀이(비용은 왜말임)를 가리키는 우리말이 ‘비발’이니 ‘살림비발’또는 ‘집안비발’로 써도 좋을 듯.

가고(籠子·魚籠) 바구니. 다래끼. ‘가고에 담아주세요’ ‘장보러 나온 사람이 가고도 없이 나왔네’같은 말들을 많이 썼음.

가곡(歌曲) 노래. 소리.

가공(加工) 손질. 만들기.

가공(架空) 꾸밈. 거짓. 공중매기.

가공(可恐) 두려움. 무섬. 놀람. 겁남.

가공삭도(架空索道) 소리개찻길.

가공인물(架空人物) 거짓사람. 지어낸 사람. 뜬사람. 허깨비.

가교(架橋) 다리놓기.

가교(假橋) 임시다리. 한때다리.

가구(家具) 살림. 살림살이. 세간. 세간붙이.

가금(假金) 개금.

가급금(加給金) 웃돈.

가급적(可及的) 되도록. 될수록. 모쪼록. 아무쪼록. 될 수 있는 대로.

가내(家內) 집안. 집안사람. 살붙이. 집속. 집구석.

가네고데 흙손. 쇠흙손.

가다(かた:型) 골. 틀. 거푸집. 본. 판. 망나니, 깡패를 가리키기도 함. 이는 깡패가 힘을 믿고 어깨를 으쓱거리는 데서 ‘角(かた)’라고 표기하고 속되게 ‘어깨’라고 사용하고 있으나 일본어의 ‘角’에는 실제로 그런 뜻이 없다고 함.

가다마리 덩어리.

가다마에(片前) 홑자락. 홑여밈. 홑자락옷. 홑여밈옷. 홑자락양복. ‘가다마이’라 한다. 중고등학생들까지 제대로 갖춰진 정장 윗도리를 가리켜 ‘마이’라고 하는 것을 들을 때면 깜짝깜짝 놀라다 못해 다만 기가 막힐 뿐이다.

가다밥(型~) 틀밥. 찍은밥. 주먹밥. 교도소에서 일매지게 기계로 찍어주는 밥을 ‘가다밥’이라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가다와꾸 틀. 거푸집.

가담(加擔)하다 들다. 들어가다. 편들다. 함께하다. 어울리다.

가도(角) 모서리. 모퉁이. 길모퉁이.

가도집 모퉁이집. 길모퉁이집.

가도(街道) 길. 길거리. 한길. 큰길. 거리.

거리(距離) 이 말도 왜말이니 ‘비오는 거리에 서서’는 ‘비오는 한길에 서서’가 우리말이고 ‘네거리의 순이’는 ‘네갈랫길의 순이’가 우리말임.

가도(假道) 임시길. 임진왜란 때 왜군의 조선침공 명분이 ‘가도입명(假道入明)’이었다. 명(明)을 치러가기 위하여 조선의 길을 빌린다는, 이 말이 안되는 말 속에는 당제국의 후예인 명제국을 쳐 백강(白江)전투의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역사적 복수의지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다.

가동(可動) 움직임.

가동(稼動)하다 돌리다.

가두(街頭) 길바닥. 길거리.

가두투쟁(街頭鬪爭) 난장싸움.

가두판매(街頭販賣) 난장팔기

가라(納) 무늬. 바탕.

가령(假令) 일테면. 이를테면. 설사. 설혹. 설령.

가로(街路) 길. 길거리. 거리.

가로등(街路燈) 길등. 거리등. 거리등불.

신동아 200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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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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