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천과 팀최마존 지음, 더클래스, 208쪽, 1만8000원
국민이 대한민국 주권자인 민주주의 시대에 국민의 종 노릇을 해야 할 위정자 몇몇이 헌법과 법률을 거들먹거리며 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몰염치’하고 ‘몰상식’한 행태를 목도하게 된다.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인 ‘양심’을 기대하기 어려운 행태도 적지 않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와 유튜브 ‘최재천의 아마존’을 제작하는 ‘팀최마존’이 새 책 ‘양심’을 통해 ‘염치 없는 놈’과 ‘양심에 털 난 놈’들로 인해 퇴색한 양심의 의미를 다시 일깨운다.
최 교수는 ‘차마, 어차피, 차라리’라는 압축적 키워드를 통해 우리 사회가 복원해야 할 사회적 양심에 대해 통찰력 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법을 제시한다. ‘양심 불량’ 행태에 질린 사람이라면 책 ‘양심’을 통해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양심’ 덕분에 이만큼 좋아졌다는 것을 깨닫고 양심에 대한 시대적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사마천학회 김영수 편저, 창해, 312쪽, 2만 원
통치를 위한 가장 기본적 도구인 법(法)과 법을 시행하는 방법인 술(術)이 있어도 통치자가 세(勢), 즉 ‘힘’을 놓치거나 잃으면 법과 술은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된다. 인사권을 행사해 자신을 보좌할 세력을 구축하지 못한 지도자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통치술을 다루는 ‘한비자’는 리더뿐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며 살아가야 할 현대인에게도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혜와 영감을 준다. 누구든 인간관계 속에서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개인 관계의 속성과 그 이면에 담긴 본질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는 점에서다.

문정희 지음, 아침달, 132쪽, 1만2000원
이데올로기보다 격렬한 이것이 무엇일까/ 모든 땀방울의 근원? 황홀?/ 착각이 반일 수도 있는/ 폭풍 속을 흐르는 전류/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방아쇠 - ‘실연’ 中
시인 유희경은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생명의 운동”이라고 규정한다. 등단 후 65년 동안 언어를 신발 삼아 지구촌 곳곳을 누벼온 문정희 시인의 발자취는 촘촘한 등고선을 만들어 그만의 세밀한 세계지도를 그려냈다. 그가 시어로 그려낸 세계를 헤매다 보면 한동안 잊고 지냈던 ‘사랑’이란 감정이 문득 생명력을 얻어 불타오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안희경 지음, 김영사, 272쪽, 1만8000원
한국으로 이주해 온 외국인노동자는 130만 명. 주민등록 인구 4%가 외국인인 셈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은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관리 대상자’로 여겨진다. 정직원과 계약직을 출입증 색깔로 구분하듯, 그들의 국적과 비자는 여전히 ‘외국인’ ‘소수’를 상징하는 바코드다. 저자는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대한민국 일상이 멈춘다”고 경고한다. 서로의 존재가 중요함을 알고 함께 어우러져야 갈등도 줄고 사회가 한층 다채로워질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조언. 더불어 사는 삶의 시작은 ‘나’와 ‘너’를 구분 짓지 않고 ‘함께 사는 우리’로 인식하는 데서 시작된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지금’ ‘여기’ ‘우리’에게 필요한 콘텐츠가 무엇인지,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지혜를 나눠주세요. 제 이메일은 jhkoo@donga.com입니다. 세상이 필요로 하고, 세상에 도움 되는 콘텐츠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후변화는 인간 삶에 대한 문제다
“3‧1운동은 대한민국이 시작된 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