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닌 누가 대통령 했어도 탄핵됐을 것…참담하다
李 당선하면 악법들이 거침없이 탄생하는 나라 될 것
헌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 지켜내는 것이 목표
국민 지갑은 든든하게, 국가 성장 엔진은 활기차게

나경원 의원은 4월 14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대한민국과 국민을 반드시 지키고 반드시 살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뉴스1
나 의원은 지난해 4월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당선해 보수 진영 유일의 5선 여성 의원이 됐다.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 법학과 졸업 후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통령 후보의 법률자문 여성특보로 정치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국회에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입성한 후 18·19대·20·22대 총선에서 당선했다. 20년 넘게 보수정당에 몸담으며 당대변인, 최고위원, 원내대표 등 중책을 맡았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을 때는 외교부 기후환경대사 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다음은 4월 15일 그와 주고받은 일문일답.
좌파 사법 카르텔 심각, 반드시 손봐야
대선 출마 동기는 무엇인가.“이번 대선은 체제 전쟁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 권리, 우리가 지켜온 자유의 토대를 침해하는 이 흐름 앞에서, 누군가는 ‘마지막 방어선’이 돼야 한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자유는 한 세대 만에 멸망할 수 있다. 우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하며, 자녀들에게 이를 넘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이야말로 그 유산을 다시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 시간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출마를 결심했다.”
공수처 폐지, 영장 쇼핑 근절을 언급한 출마의 변이 눈에 띈다. 탄핵심판 과정에서 사무친 게 많은 것 같다.
“지난 탄핵 정국 동안 내란죄 빠진 꼼수 탄핵, 공수처의 위법 수사부터 헌법재판소가 보여준 편향적 판결까지 그 가치들이 무너지는 것을 국민들이 지켜봤다. 2019년 원내대표 시절 패스트트랙 투쟁할 때,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토록 처절하게 공수처 반대를 외쳤던 것이다. 이번 탄핵심판 과정에서 국민들이 ‘좌파 사법 카르텔’의 실체를 확인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끊어내야 한다. 이 나경원이 그 일을 하겠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참담하다.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결정인지 묻고 싶다. 이재명 민주당 일당독재 의회 파탄으로 무너지는 적법절차, 의회민주주의, 민생과 국익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이재명 민주당의 독재가 입법권을 넘어 행정권까지 장악한다면 대통령의 거부권마저 무력화하고, 그들이 밀어붙이는 악법들이 거침없이 탄생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다수결민주주의, 합의민주주의에 대한 헌법재판관의 이해가 깊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대통령 후보로서 자신만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이런 체제 전쟁 속에서, 만약 이번 대선에서 우리 국민의힘이 재집권하더라도 여전히 소수 여당으로서 무도한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한다. 의회를 알지 못하고 정치를 모르는 사람은 절대 할 수 없다. 하지만 저는 5선 국회의원으로 여야, 공수 경험을 모두 갖췄다. 거대 야당과 맞설 땐 맞서고, 얻을 것은 제대로 얻어낼 자신이 있다. 정치 복원 반드시 해내겠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데 늘 앞장서 왔던 이 나경원만이 분열된 대한민국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이재명을 넘기 전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야 한다. 어떤 전략으로 경선에 임할 것인가.
“이번 경선은 단순한 경쟁을 넘어 국민을 위한 건강한 경쟁, 보수 진영 전체의 총의와 역량을 모으는 과정이 돼야 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최종 후보가 모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통합의 경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재명 체제를 결사적으로 막으려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뭔가.
“이재명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두고 ‘너무 착한 게 문제’라며, ‘권력은 잔인하게 사용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발언이 이 전 대표 자신을 가장 정확히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그 누구보다 권력을 잔인하게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이재명 전 대표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내내 178회 퇴진 집회를 하며, 국정을 마비시켰다. 더 나아가,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 정당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 진보당을 국회에 부활시키는 일까지 벌였다. 비례대표 당선권 3석을 배정해 원내 진입을 도왔고, 이는 북한 간첩의 지령문 속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이는 단순한 정당 전략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우리는 관용과 포용의 정신을 가져야 하지만, 그것이 체제를 허무는 시도까지 포용하라는 뜻은 아니다. 국가의 헌법 질서를 부정하고, 안보를 위협하며, 헌법과 자유민주주의를 도구로 삼으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이 임기를 다하지 못한 원인을 분석한다면.
“여러 복합적 이유가 있다. 중요한 건, 이재명 민주당이 있는 한 보수에서 어떤 대통령이 나왔어도 탄핵됐을 거라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 이후부터 이재명 민주당은 178회의 탄핵 퇴진 집회를 열고, 30번의 줄탄핵 시도, 23번의 특검법 발의를 강행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으로, 행정부의 예산편성권도 무력화했다. 아무리 다수 의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세상 어디에도, 이런 야당은 없다.”
제왕적 의회 폭주 시스템 반드시 바꿔야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필요하다면 본인이 판단하기에 어떤 개헌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이 ‘탄핵 공화국’에서 ‘헌법 공화국’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87년 체제 헌법은 군사독재를 종식하고 대통령 직선제와 5년 단임제를 도입하는 역사적 전환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는 데만 집중한 나머지, 국회를 견제할 장치는 충분히 마련되지 못했다. 그 결과, 지금처럼 국회가 다수 의석을 무기로 행정부와 사법부까지 마비시키는 상황에서도 이를 제도적으로 제어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탄핵은 헌정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정쟁의 도구처럼 남용되고, 국정 마비가 일상화하고 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174일 동안, 감사원장은 98일 동안 직무에서 배제됐고, 이재명 전 대표 수사를 담당하던 검사는 270일 만에 복귀했다. 헌법 제65조 제3항 개정, 즉 탄핵소추만으로 직무가 정지되는 현행 제도를 바꾸고, 일정한 요건하에 의회해산권과 ‘사기 탄핵 방지법’을 통해 제왕적 의회의 폭주를 견제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정책 비전으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계획인가.
“지금 대한민국은 성장 엔진이 멈춰 서고 있다. 고물가·고금리에 민생은 벼랑 끝에 몰렸고, 국민 지갑은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는 ‘G5 경제 강국 1·4·5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 2045년까지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5대 경제 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되,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민생 회복과 미래 준비에 초점을 맞추겠다. 소상공인을 살리고, 샐러리맨의 세금 부담을 줄이겠다. 에너지·통신비·주거비 같은 가계 고정비도 확실히 낮추겠다. 동시에 AI, 반도체, 우주, 바이오 같은 초격차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규제 개혁과 노동개혁으로 기업과 일자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파격적 권한과 자율을 부여할 계획이다. 결국 국민 지갑을 든든하게 만들고, 나라 성장 엔진을 활기차게 돌리는 나라, 그게 나경원이 꿈꾸는 미래 청사진이다.”